제20회 전주세계소리축제 리허설 개막공연.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제공올해 20주년을 맞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오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5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14개 시군 찾아가는 소리축제를 통해 40여 회 공연을 치른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새롭고 참신한 창작을 지향하고, 예술의 가치와 본질에 천착함으로써 위축된 문화예술시장을 돌파한다.
20년의 지나온 길을 반추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고민도 담아낸다. 소리축제의 근간을 이뤄온 판소리에 대한 다각적이고 깊이 있는 재조명이 눈에 띈다.
지난 10여 년간 소리축제 대표 경쟁프로그램으로 이른바 '한국형 월드뮤직'팀을 발굴하고 해외진출을 모색해 온 '소리프론티어'의 변화가 해당한다.
실내 공연에 맞춘 작품성 강조올해 소리프론티어는 시즌2라는 이름으로 판소리를 확장한 장르의 변화를 실험한다. 올 초 공모를 통해 33개 작품이 응모한 가운데 모두 7개 작품을 선별, 소리축제 멘토링을 통해 초연되거나 각색될 예정이다.
메인 프로그램인 '판소리다섯바탕'은 스타 소리꾼 방수미‧박애리‧정상희의 연창으로 듣는 '춘향가'가 도드라진다.
'젊은판소리다섯바탕'은 4명의 젊은 소리꾼들의 릴레이 무대로 약 3시간에 걸쳐 개인 해설을 가미해 흥미와 집중도를 높일 계획이다.
소리프론티어 시즌2-민속악회 맴돌.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제공20주년 특집 개막공연 <RE:Origin> 역시 판소리다섯바탕 눈대목의 다채로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축제를 상징하는 스무 명의 패널들이 출연, 다양한 이야기와 공연 위로 20여 년 세월이 자료화면으로 오버랩되면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는 실내공연 중심 축제로서 작품성을 갖춘 프로그램에 공을 들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메인 프로그램인 <광대의노래>와 <산조의 밤>은 조금 더 예술성을 갖추는 데 공을 들였다. 농악단의 판놀음을 조율하고 이끌어가는 각각의 리더들이 '상쇠'라는 묵직한 이름을 어떻게 지켜오고 열정을 쏟아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 임광식, 류명철, 유지화, 손영만 명인이 출연해 각기 다른 풍경 속 하나의 어우러지며 대동의 판굿을 연출한다.
<산조의 밤>은 '가장 산조다운 산조' 정통 산조의 깊은 맛을 내는 데 집중한다. '산조이나 산조 같지 않은 산조'라는 비평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진짜 산조'를 제시하겠다는 계획으로, 가야금 지순자, 강정숙 명인의 순도높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수많은 명 공연 속에서 한국음악사에 기록될 두 명인의 공연을 소리축제에서 재현해낸다. 바람처럼 깃드는 지순자 명인, 물처럼 흐르는 강정숙 명인의 연주는 가히 국금(國琴)들의 열전이라 불리며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춤의 격조격조 있는 몸짓, 열정적인 춤의 세계로 안내할 <국립현대무용단 HIP合>과 <다크니스 품바> 가족공연 <SNAP meets Sori(미스터리 퍼포먼스 스냅)>은 올해 프로그램 중 가장 핫한 코드라고 할 수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HIP合>은 전국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안무가들이 의기투합한 무대다. 현대무용과 스트리트댄스, 그리고 국악을 접목한 공연. 김보람, 김설진, 이경은 등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세 안무가의 역동적인 몸짓과 국악 바탕의 사운드 디자인이 관객들을 쾌감의 정점으로 이끈다.
모던테이블의 <다크니스 품바>는 해외에서부터 인정받은 컨템퍼러리 작품. 한국인의 한(恨)을 전통소리 품바의 선율에 실어 한바탕 신명의 몸짓으로 재해석했다.
다크니스 품바.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제공가족공연 'SNAP meets Sori(미스터리 퍼포먼스 스냅)'은 동화적인 스토리텔링을 토대로 미디어아트, 그림자놀이, 마임 등과 결합한 무한한 마술의 세계를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소리축제와의 만남을 위해 특별히 국악과 소리 요소를 결합할 예정이어서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일 전북CBS 별빛콘서트에는 빅마마와 하동균이 참석하며 이밖에 선우정아, 강허달림, 하림 등 독특한 보이스를 가진 매력적인 싱어송라이터들이 소리축제를 찾아 축제의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
초청공연 하나하나에도 예술성과 작품성을 우선순위에 둔 만큼 소리축제는 올해를 '예술제'로서의 가능성을 점치고, 예술성 있는 작품들의 중요 관문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로컬문화멀리 아르헨티나에서 날아온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올해 유일한 해외공연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기념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소리축제를 선택했다.
폐막공연 자료사진.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제공축제의 대미는 폐막공연 <Fever Time-전북청년열전>을 통해 마무리된다. 지난해 <전북청년 음악열전>으로 지역 예술인들의 역량을 쏟아내며 파괴적인 무대를 선사했던 소리축제는 그 성원과 관심에 힘입어 '매혹적인 로컬문화'의 총화를 매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무용을 중심으로 다장르 음악들이 합을 맞춰 제목대로 '열정적인 시간'을 선사할 계획이다.
입장권 판매는 나루컬쳐와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으며, 객석의 30%만 열어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