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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피로 얼룩진 역사 꼬집는 폭력 우화 '바쿠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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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리뷰]피로 얼룩진 역사 꼬집는 폭력 우화 '바쿠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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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화 '바쿠라우'(감독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줄리아누 도르넬리스)

    외화 '바쿠라우' 스틸컷. ㈜영화사 진진 제공외화 '바쿠라우' 스틸컷. ㈜영화사 진진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위계와 차별이 낳은 침략과 억압, 폭력의 역사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시간과 배경, 모습만 달리하며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조리한 역사를 향해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가 있다. '바쿠라우'는 마력적으로 관객들을 끌어당기며 현실을 향해 강경하게 메시지를 던진다.
     
    광활한 대지 속 작은 마을 바쿠라우의 족장 카르멜리타가 세상을 떠났다. 이에 자신의 할머니이자 족장인 카르멜리타의 장례식을 위해 테레사(바바라 콜린)는 고향 바쿠라우도 돌아온다. 여전히 평범하지만 평화로운 바쿠라우에서 테레사는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시장 후보 토니가 나타나 마을을 들쑤시고, 물 수송 차량은 총격으로 구멍이 뚫린 채 마을에 도착한다. 이어 오토바이를 탄 외지인 2명이 나타나더니 통신이 끊기고, 하늘에는 정체불명의 미확인 비행 물체(UFO)와 닮은 드론까지 나타난다. 이어 마을 곳곳에서 발견된 시신 등 이상한 일이 벌어지며 주민들은 혼란에 빠진다.
     
    외화 '바쿠라우' 스틸컷. ㈜영화사 진진 제공외화 '바쿠라우' 스틸컷. ㈜영화사 진진 제공
    '바쿠라우'는 기본적으로 서부극이라는 장르 안에서 B급 호러의 감성과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감성을 통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역사와 현대 사회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우화다.
     
    영화는 우주에서 본 지구 모습에서 시작해 줌인을 통해 가상 마을 바쿠라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이 기묘한 시작부터 영화는 알 수 없는 긴장감과 함께 조금씩 관객을 스크린 속으로 끌어들이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커지는 긴장감과 몰입 속에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 역시 목소리를 키워 간다.
     
    바쿠라우는 인종이나 성별, 직업 등 그 어떤 것으로도 구별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물은 물론 각종 자원도 부족하고, 여러모로 열악해 보이지만 바쿠라우 주민들은 연대를 통해 살아간다. 이 마을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은 바쿠라우가 추구하는 가치들과 반대편에 놓인 것들이다. 차별, 위계, 폭력 등이다.
     
    위계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드러내고, 권력 계승을 위해 바쿠라우 주민들의 표를 얻어보려는 시장 후보 토니 2세는 말 그대로 부패한 정치권력의 표상이다. 그에게 주민들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으며, 빛 좋은 개살구 같은, 복지 아닌 복지를 남발한다. 바쿠라우 주민들에게 토니 2세는 경계하고 배척해야 할 대상이다.
     
    토니 2세를 시작으로 바쿠라우에는 기이한 일들이 하나둘 벌어진다. 오토바이를 탄 외지인과 미확인 비행물체 형태의 드론, 총격의 흔적이 가득한 물 수송 차량, 갑작스럽게 지도에서 사라진 마을의 흔적, 두절된 통신, 시신으로 발견된 주민 등이 그것이다. 이 기이하고도 폭력적인 사건의 이면에는 미국인들의 사냥놀이가 있다. 미국 백인들은 존재감마저 희미한 작은 마을 원주민인 유색 인종들을 재미 삼아 사냥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리고 유희처럼 주민들을 사냥하며 즐거워한다.
     
    외화 '바쿠라우' 스틸컷. ㈜영화사 진진 제공외화 '바쿠라우' 스틸컷. ㈜영화사 진진 제공
    '바쿠라우'는 내외부로부터 기인한 오래된 억압과 침탈의 역사,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그것을 피와 폭력을 통해 강렬하게 비판한다. 서구 열강에 의한 식민지배와 제국주의, 그로부터 발생한 원주민 학살, 백인 우월주의를 바탕으로 한 인종차별 그리고 브라질 내 극심한 빈부 격차와 정치 상황에 대한 비판이 바쿠라우라는 작은 마을 안에 모두 녹아 있다.
     
    이러한 피로 얼룩진 침략과 억압의 역사, 그리고 시대의 불평등 앞에 바쿠라우 주민들은 적극적이고 격렬하게 저항한다. 이는 단순히 영화 속 시점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바쿠라우 역사박물관에는 오래된 피의 역사는 물론 그들의 저항 역사 역시 담겨 있다. 그리고 저항의 역사를 물려받아 현재의 바쿠라우 주민들 역시 내외부의 침략자를 물리치기 위해 뛰어드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바쿠라우'가 침탈의 역사와 사회정치적인 비판 메시지는 물론, 약자들의 저항을 그려낸 우화임이 드러난다. 동시에 시공간이 모호한 바쿠라우의 연대와 저항 정신을 통해 현대 사회에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던진다.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아 오롯이 존재하는 바쿠라우 주민을 통해서 말이다.
     
    외화 '바쿠라우' 스틸컷. ㈜영화사 진진 제공외화 '바쿠라우' 스틸컷. ㈜영화사 진진 제공
    이러한 메시지를 던지는 과정을 '바쿠라우'는 다양한 장르의 조합은 물론, 현대적인 면과 고전적인 면의 조화를 통해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고전 서부극 느낌의 화면과 질감은 물론 찰나의 클로즈업과 빠른 화면 전환은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여기에 느린 페이드아웃과 와이프 등 고전적인 화면 전환 방식은 세기말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전자음과 다양한 음악들과 어우러지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피와 폭력으로 그려낸 우화 '바쿠라우'는 제7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을 비롯해 유수 영화제 6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52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강렬하고도 매력적인 역사와 정치를 향한 비판을 반드시 스크린에서 마주하길 추천한다.
     
    131분 상영, 9월 2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외화 '바쿠라우' 포스터. ㈜영화사 진진 제공외화 '바쿠라우' 포스터. ㈜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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