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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취재 강요에 차관 '황제의전' 논란까지…법무부의 헛발질



법조

    장관 취재 강요에 차관 '황제의전' 논란까지…법무부의 헛발질

    탈출로 지친 아프간인 붙잡고 박범계 장관 인형 전달식
    법무부가 취재기자들에게 장관 인형전달식 취재 강요
    법무부 차관 빗속 브리핑 과정서 직원이 무릎 꿇은채 우산 들고 있는 장면 노출, 비난확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공군의 '미라클 작전'을 통해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에게 인사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공군의 '미라클 작전'을 통해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에게 인사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탈레반을 피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아프가니스탄인 협력자들의 초기 정착을 지원하는 법무부가 본연의 역할보다 장·차관에 대한 과잉 의전을 더 중요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아프간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법무부 장관의 '인형 전달식'을 취재하지 않으면 취재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압박하고, 차관의 우중(雨中) 브리핑 과정에선 직원이 무릎을 꿇은 채 우산을 씌우는등 '황제 의전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보안구역에서 방송카메라와 사진기자들은 막 한국에 도착한 아프간인 협력자와 가족들을 촬영하고 있었다. 이 기자들은 외교부로부터 사전에 허가받은 '풀(Pool) 기자(취재 내용을 다른 기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대표로 선발) 형식'으로 보안구역에 들어갔다. 외교부는 좁은 공간에서 11시간을 넘게 비행한 아프간인들이 극도로 피곤하고 예민한데다 코로나19 방역을 고려해 정해진 구역에서 취재하고 무리한 근접 취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창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법무부 직원들이 다가와 입국심사대 앞에서 벌어지는 장관의 '인형 전달식'을 취재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자들은 기자단을 대표해 아프간인 입국 장면을 촬영하러 왔기 때문에 이동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법무부는 계속 장관 취재를 요구하며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 직원은 "공항 취재를 우리가 허가했는데 이렇게 협조를 안 해주면 허가를 안 해줄 수 있다"는 말까지 했고, 급기야는 "여기는 방호복을 입은 사람만 있을 수 있는데 기자들은 입지 않았으니 여기 있을 수 없다. 장관 행사장으로 이동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풀 기자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방호복 착용을 요청한 적이 없었다. 법무부 직원들도 방호복을 입지 않았다. 실랑이가 계속되자 외교부 직원들도 개입했고, 기자들은 입국심사대로 이동하는 아프간인 취재를 위해 자리를 이동하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인형 전달식도 함께 촬영했다. 박 장관은 지친 아프간인들을 앞에 두고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이다. 코로나 때문에 여러분과 악수하고 싶지만 그렇게 못 해서 미안하다. 대한민국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꼭 이래야만 하는지…     (진천=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도중 관계자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2021.8.27     kjhpress@yna.co.kr (끝)   연합뉴스꼭 이래야만 하는지… (진천=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도중 관계자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2021.8.27 kjhpress@yna.co.kr (끝) 연합뉴스
    이튿날인 27일에는 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황제 의전'이 논란이 됐다. 강 차관은 이날 오후 아프간 협력자들이 당분간 머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이들의 생활 지원 방안 등을 담은 브리핑을 진행했다. 브리핑은 당초 실내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방역수칙상 인원 수 제한으로 실내에서 브리핑이 불가능해 야외에서 열리게 됐다. 현장에선 시간당 10mm의 비가 쏟아졌다.

    강 차관이 약 10분 동안 발언을 하는 동안 법무부 직원은 그의 뒤에서 우산을 씌웠다. 이 직원은 생중계 화면에 자신의 모습이 나오지 않도록 젖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우산을 강 차관 머리 위로 높이 들고 자세를 유지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브리핑 초반에는 (우산을 든 직원이) 구부정하게 섰지만 키가 커서 화면에 잡히자 취재진이 앉아달라고 요청했고, 몸을 낮췄지만 불편한 자세를 오래 유지할 수가 없어 결국 후반부 1~2분 가량 무릎을 꿇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법무부의 해명에도 과잉 의전 논란이 들끓자 강 차관은 결국 사과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엄숙하고 효율적인 브리핑이 이뤄지도록 저희 직원이 몸을 사리지 않고 진력을 다하는 그 숨은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한 점,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며 "저 자신부터 제 주위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도록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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