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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만 1년 2개월'…여신도 길들이기 성폭력 30대 목사 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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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만 1년 2개월'…여신도 길들이기 성폭력 30대 목사 중형

    법원 "교회 내 자신의 영향력을 범행 수단으로 사용"
    피해자 동행 목사들 "재판 결과가 한국 사회와 교회에 큰 울림 주길"

    목사 A씨. 사진 연합뉴스목사 A씨. 연합뉴스
    교회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길들이기(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목사가 1년 2개월에 걸친 재판 끝에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그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지위를 범행 수단으로 활용해 나이 어린 신도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온 점 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법원 "교회 담임목사 아들이자 학생 사역 전도사…자신의 영향력을 범행 수단으로 사용"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9일 선고 공판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및 유사성행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인천 모 교회 소속 목사 A(37)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이자 학생들의 사역을 담당하는 전도사"라며 "신도들에 대한 상당한 영향력을 건강한 신앙생활의 책무가 아닌 범행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성적 학대를 하거나 위력으로 추행하면서 (범행을) 인지하지 못 하게 했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자발적 동의 행위로 본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8년여간 어린 여성 신도 '그루밍' 성폭력 혐의

    A씨는 2010~2018년 인천 모 교회 중·고등부와 청년부 여성 신도 3명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A씨는 해당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로 청년부를 담당했다.
     
    이 교회 여성 신도들은 2018년 12월 변호인을 선임한 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10대 때 A씨가 '좋아한다, 사랑한다'며 신뢰를 쌓은 뒤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4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고, A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무죄' 주장 피고인…법원 "피고인과의 관계 단절 우려한 피해자들, 무고할 이유 없어"

    A씨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재판에서 "도덕적으로 잘못한 점은 인정하지만 위력을 행사해 스킨십을 하거나 성관계를 가진 적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어린시절부터 피고인 교회 신도로 활동하면서 종교 지도자인 피고인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의존해오면서 오히려 피고인과의 관계 단절을 두려워했다"며 "교회를 떠나는 것이 두려워 문제제기를 꺼려온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무고할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어린 시절 피해사실이 일부 일관되지 않거나 엇갈리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진술이 일관되고 모순되는 점이 없어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동행 목사들 "재판 결과가 한국 사회와 교회에 큰 울림 주길"

    이날 선고 공판이 끝난 뒤 피해자 측과 동행했던 목사들은 입장문을 내 "처음 이 사건을 공론화하고 재판이 시작됐을 때 '너희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는 말과 '그런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다'는 등의 비관적인 목소리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들은 "재판 결과가 앞으로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에 큰 울림을 주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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