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일호 (노일호특수목적견센터 소장)
얼마 전 분당에서 실종된 고3 학생 김휘성 군이 일주일 만에 산속에서 발견이 됐죠. 그때 김 군을 처음 발견한 건 사람이 아닌 수색견이었습니다. 이 사건만이 아니죠. 애타는 실종의 현장을 종횡무진하면서 물속이며 숲속이며 수색하는 충실한 행동대원이 바로 수색견들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주인공은 뉴스쇼 13년 역사상 처음으로 동물이 등장합니다. 수색견 제스퍼와 그 핸들러. 핸들러라는 표현은 여러분 낯서시죠? 마치 축구, 농구에 코치가 있듯이 이 분야에서는 핸들러라는 직함이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는 거예요. 제스퍼와 핸들러 노일호 소장 오늘 뉴스쇼 초대석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노일호>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제스퍼도 안녕.
◆ 노일호> 제스퍼야 '레비어' ('짖어' 라는 뜻의 훈련 지시어).
◇ 김현정> 인사한 겁니다', 여러분. 인사한 겁니다. 저희가 지금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레인보우 모니터로 제스퍼의 모습도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이게 애가 굉장히 똑똑한 애인데 말은 못하기 때문에 제가 인터뷰는 노 소장님과 나누도록 하죠. 제스퍼가 수색견으로 활동한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 노일호> 수색견 한 지 지금 1년 됐어요. 1년을 훈련을 시켜서 6년간을 현역으로 뛰었습니다.
◇ 김현정> 1년 훈련, 6년 현장 활동. 종류가 뭐예요? 개 종류가?
◆ 노일호> 우리 흔한 검은 셰퍼드는 알고 있는데.
◇ 김현정> 셰퍼트.
◆ 노일호> 이게 벨기에 셰퍼트라고 견종은 마리노이즈입니다.
◇ 김현정> 마리노이즈라는 셰퍼트 종류.
◆ 노일호> 벨기에 셰퍼트. 마리노이즈.
◇ 김현정> 지금 어떤 훈련 도구 때문에 우리 제스퍼 얼굴이 잘 안 보이는데 조금만 좀. 잘생겼어요. 얼굴이 그냥 시커멓게 생기고 몸은 갈색입니다. 진한 갈색에 한 1m 정도 되는 크기의 아주 멋진 개입니다. 제스퍼. 최근에 가장 크게 화제가 됐던 실종사건이 분당의 김휘성 군 사건이었는데 그때 휘성 군을 발견한 게 제스퍼였죠.
◆ 노일호> 네.
◇ 김현정> 일주일 동안 정말 수많은 사람들, 경찰, 군 병력, 또 드론까지 떴는데도 못 찾았던 휘성 군을 제스퍼는 30분 만에 찾아냈다는 게 사실인가요?
◆ 노일호> 네, 맞습니다. 이게 어떻게 찾았냐면 성남에 지인이 있는데 성남에 지인이 저희에게 분당 쪽에 실종자가 있는데 소장님이 한번 오셔서 찾아봐야 되는 거 아니냐라고 이렇게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그렇다면 제가 분당에 실종 팀 팀장님한테 전화 한번 해 봐서 공문 요청서를 이렇게 띄워달라.
◇ 김현정> '사람이 아무리 찾아도 못 찾습니다. 제스퍼 좀 출동시켜 주세요.' 이렇게 된 거예요?
◆ 노일호> 그래서 공문요청서를 받고 3시에 공문요청서를 받고 6시에 현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이제 도착해서 20분 정도를 훈련을, 수색을 했는데 그때 갑자기 비가 많이 와서 수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어요.
◇ 김현정> 비 오는 날은 냄새 맡는 데 조금 문제가 생기는 거죠?
◆ 노일호> 네, 개가 젖으니까요. 그래서 그날 8시부터 다시 재수색을 했어요. 밤에 일요일이죠. 그래서 10시까지 수색을 하고 난 다음에 정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성과는 어떻게 됐냐 하면 20분간 수색을 했을 때 자꾸 개가 3분의 1지점 산을 가고 있는데 거기에서 개가 이제 오른쪽으로 향하려고 하니까 이것은 냄새를 맡은거다라고 생각을 하고 왜 오른쪽으로 갈까 생각을 하고 연수원을 바라봤을 때 오른쪽 1번 산과 오른쪽 2번 산이 있습니다. 1번 산은 이미 수색을 한 상태고 저는 1번 산에는 없다. 2번 산에서 실종자가 있을 것이다 생각을 하고 저는 제스퍼의 능력을 봤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30분 만에, 투입된 지 30분 만에 휘성 군을 찾아낸.
◆ 노일호> 다음 날 6시에 의심이 가는 지역을 다시 재수색해서 아침 6시에 도착해서 30분 만에 찾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결국은 냄새를 맡는 건데 도대체 얼마나 떨어진 곳까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거예요, 제스퍼가?
◆ 노일호> 냄새는 바람을 타고 오는 냄새라고 한다면 수십 km가 되어도 이것을 제스퍼가 인지를 하고.
◇ 김현정> 수십 km라도 바람만 불면?
◆ 노일호> 네.
◇ 김현정> 그러면 여러분, 모든 수색견이 다 제스퍼처럼 뛰어난 건 아니고요. 이 제스퍼가 굉장히 뛰어난 수색견입니다. 경기남부지방청 시민경찰견 1호고 화성경찰서, 의왕경찰서, 평택 송탄 소방서가 다 MOU 맺고 활동하고 있는 애거든요. 그래서 제스퍼와 제가 인터뷰는 불가능하지만 좀 수색 시범을 보여주실 수 있겠느냐. 사전에 문의를 드렸더니 가능하다. 오늘 처음, 오늘 제스퍼 처음 왔잖아요.
◆ 노일호> 이 현장은 처음이고.
◇ 김현정> 처음 오는 곳이지만 여기에서 수색을 한 번 보여주실 수 있다 해서 저는 지금 ( 종이컵에) 어디 있는지 모르는데 굉장히 작은 물체 하나(훈련용 시료)를 스튜디오에 숨겨놨습니다. 저희 제작진이. 저도 모릅니다. 제스퍼도 모르고 소장님도 모릅니다. 과연 제스퍼가 얼마 만에 찾을 수 있는가. 못 찾으면 망신스러울 수 있는데, 제스퍼가. 제스퍼야, 할 수 있겠니? 한번 해 볼까요?
◆ 노일호> 네.
◇ 김현정> 그러면 지금부터 시간을 한번 재주십시오. 우리 스텝께서. 찾아보죠. 뭔지도 얘기 안 합니다. 제스퍼한테. 그냥 찾으라고 해보겠습니다. 스튜디오가 꽤 넓어요. 꽤 넓고 (종이컵에 든) 그 물건은 굉장히 작습니다. 여기서 굉장히 저희가 (스튜디오) 구석에 (종이컵 중 하나에) 넣어놨다 그래요. 저희 스텝들이. 과연 얘가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유튜브와 레인보우를 통해서 중계해 드리고 있고요. 지금 제스퍼가 냄새를 맡고 있습니다.
◆ 노일호> 현재 이 종이컵에는 제스퍼의 유혹취가 있습니다. 멸치를 넣는다든가 닭고기를 넣는다든가 여러 가지의 냄새를 이렇게 (훈련용 시료와 함께) 유혹취를 뒀는데.
◇ 김현정> 유혹하는 것들을 막 뒀는데. (훈련용 시료를) 찾아내야 된다, 제스퍼야.
◆ 노일호> 표시를 해놨는데 여기에 표시 보입니까? 이거를 찾는 겁니다.
◇ 김현정> 이거를 찾아라라고 이제부터 명령을 내렸고요. 지금부터 찾으면 됩니다, 제스퍼가. 저희도 이런 수색 시범은 처음 해 보는 거라 이게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여기에 기계 냄새며 뭔가 다양한 냄새들이 있는 곳이거든요. 제스퍼가 과연 찾아낼 수 있을지, 못 찾으면 이대로 방송 끝날 수도 있어요. 시간이 한 5분밖에 안 남았는데.
◆ 노일호> 지금 저희가 (목표물을 넣은 게) 컵 2번이지 않습니까? 한번 보겠습니다. 가자. 정확히 찾았습니다. 2번.
◇ 김현정> 제스퍼가.
◆ 노일호> 찾은 게 이거였습니다. 이거를 찾는 거거든요.
◇ 김현정> 와, 눈 깜짝할 사이에 이거 무슨 이만한 2cm짜리 포(처럼 생긴 물건)예요. 포? 얼마 만에 찾은 거예요? 5초? 이거다라고 보여주고 이거를 (종이컵 안에) 숨겨놨거든요. 보이세요, 여러분? 이거 2cm짜리. 여러분, 뭐가 뭔지도 모르시겠죠? 이거 지금 5초 만에 이걸 찾아낸 거예요. (스튜디오) 구석 (종이컵 안)에 숨겨 놓은 걸. 제스퍼 잘했어. 아니, 이런 훈련을 어떻게, 얼마나 시키신 거예요?
◆ 노일호> 태어나서 어렸을 때부터 1년간을 하고 난 다음에 1년 뒤부터는 현장에 나가서 많은 사람들을 찾고 실종자를 찾는 일에 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런 걸 찾는 것과 실종자를 찾는 것, 사람을 찾는 건 또 다른 문제일 텐데 살아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시신일 수도 있고 물속일 수도 있고 어떤 식으로 훈련이 가능하죠?
◆ 노일호> 우리 많은 구조견은 인명구조견은 수중과 재난과 야지, 여러 가지의 구조견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살아 있는 사람을 찾는 건데 이것을 구조견인데 이 구조견을 하기 위해서 저희들은 그 환경을 만들고 산에서 실종자처럼 숨어서 그런 (구조 훈련을 합니다).
◇ 김현정> 사람이 숨어 있어요.
◆ 노일호> 그런 역할을 하는 헬퍼가 따로 있습니다.
◇ 김현정> 게다가 상처 난 사람들의 경우에는 피를 흘린다는 것을 이용해서 또 훈련을 한다면서요?
◆ 노일호> 그래서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 김현정> 제가 이거 들은 게 맞는지 어쩐지 모르겠는데.
◆ 노일호> 죽어 있는 사람 같은 경우에는 수중 탐지견도 제스퍼는 수중에서도 찾는데 강이나 저수지, 바다에서도 찾았던 기록이 있습니다.
◇ 김현정> 실제로 피를 어디서 구할 수가 없으니까 우리 훈련사, 핸들러님들 피를 실제로 뽑아서 그거로도 훈련하고 이렇게까지도 하신다면서요?
◆ 노일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그게?
◆ 노일호> 네, 사체의 냄새가 나야 되기 때문에 이 온 몸속에는 피가 흐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피 냄새를 (훈련할 때)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모든 개가 훈련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죠?
◆ 노일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제스퍼처럼 뛰어난, 지능이 뛰어난 개들이 있습니까?
◆ 노일호> 네. 제스퍼를 기준으로 본다면 쉬울 텐데요. 현장에 갔을 때 조그마한 개를 사용해야 된다면 사람이 도와주게 되는 거고 그리고 너무 커버리면 커서 또 이동할 때도 불편하고 그래서 저희들은 훈련할 때 중형견 사이즈를 저희들이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훈련할 때 먹이를 절대 보상으로 주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잘하면 뭐 하나 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 노일호> 반려견들은 그렇게 하는데요. 어렸을 때 6개월 정도 됐을 때는 먹이로 훈련을 합니다. 그런데 그 6개월이 지나면 아이가 배부르거나 식사를 했거나 그러면 나태해지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제가 보여줬더니 장난감,
◇ 김현정> 장난감을 가지고 오셨네요?
◆ 노일호> 장난감을 이렇게 보여주면 벌써 눈빛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것을 보상으로 주는 겁니다. 먹이 대신에요.
◇ 김현정> 그렇군요. 가장 뿌듯했던 현장의 기억이 있다면?
◆ 노일호> 아무래도 오늘 밤을 넘겼다 한다면 살아 있지 못했을 텐데 오늘 밤 넘기기 전에 발견했을 때 그때 살아 있는. 그리고 밤에 실종자, 추석 날 전인데도 그때 발견하지 못했으면 이 추석날이 초상 치를 뻔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다행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참 대단한 일을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 우리 노 핸들러님은 호신견 훈련을 위주로 하시던 분인데 사회에 실종자가 많은 것을 보면서 내가 뭐라도 좀 재능기부 할 일이 없을까 해서 시작하신 분이고 이렇게 한다고 해서 보수를 받거나 그런 것도 아니시라면서요?
◆ 노일호> 맞습니다.
◇ 김현정> 대단하십니다. 대단하십니다. 정말 좋은 일 하십니다. 이렇게 실종 현장 갈 때마다, 현장 수색 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지는 각오가 있으시다면서요?
◆ 노일호> 현장에 실종자가 저희 부모님이라든가 또 저희 자녀라든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면 제가 찾지 않거나 제가 그 자리에서 현장에서 집으로 훈련소로 오게 되면 그 사람은 또 어떻게 될까? 그런 마음에 반드시라는, 찾아야겠다라는 그 마음으로 부모의 마음으로 이렇게 수색에 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스퍼한테도 그 얘기하세요? 제스퍼야, 우리 아버지야. 우리 어머니야. 우리 아들이야. 꼭 찾자, 이렇게 하고 가세요?
◆ 노일호>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스퍼랑 이렇게 말하면 좀 알아듣고 소통이 됩니까? 어떻습니까?
◆ 노일호> 지금 제스퍼는 다른 데를 시야를 두지 않고 오직 저만 바라보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요. 지금 계속해서 소장님, 핸들러만 바라보고 있어요. 아무데도 안 봐요, 주변을.
◆ 노일호> 제 입에서 나오는 명령어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손, 이러면 손도 줘요?
◆ 노일호> 저희는 그와 같은 훈련은 안 하고요.
◇ 김현정> 그런 건 안 해요?
◆ 노일호> 목적견이다 보니까 수색견은 수색, 탐지는 탐지, 그다음에 저를 보호하는 호신견.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목적견이다 보니까 이렇게 보여주기 위한 그런 훈련은 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스퍼. 진짜 잘 생겼어요. 정말 잘 생겼고. 나도 한번 봐 봐, 제스퍼야. 절대 안 봐요. 소장님. 오늘 귀한 시간 너무나 감사드리고요. 좋은 일 앞으로도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스퍼도 응원할게. 제스퍼야 고맙다. 오늘 고맙습니다.
◆ 노일호>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