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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던지는 심정으로 탈퇴합니다" 쿠팡, 제2의 남양 되나



생활경제

    "돌멩이 던지는 심정으로 탈퇴합니다" 쿠팡, 제2의 남양 되나

    '노동자 과로사-소방관 사망-대표 사퇴' 3박자에 #탈퇴인증 줄이어
    '일본 자본금으로 큰 회사' 소문에 일본 제품 불매 영향 받기도
    쿠팡 주춤하자 네이버·GS 이커머스 경쟁자들 '퀵커머스' 박차

    박종민 기자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편리함'의 아이콘이었던 쿠팡에 악재가 겹쳤다.

    근로자 과로사에 소방관 사망, 대표 사퇴가 이어지면서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소비자들의 탈퇴 '인증'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에서는 쿠팡이 불매운동 역풍을 맞았던 남양유업처럼 제2의 남양유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3살 딸을 키우고 있는 직장인 정모(41)씨는 월 2900원 회비를 내는 쿠팡 와우 멤버십을 최근 해지했다.

    정씨는 "아기 기저귀와 분유, 간식까지 오늘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편리함이 '중독' 수준이었지만, 다른 새벽 배송 업체도 많고 잡음이 있어 멤버십 환불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쿠팡 와우 멤버십을 해지하거나 아예 쿠팡 어플리케이션을 지웠다는 글이 지역 맘카페와 SNS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의 모습. 이한형 기자

     

    경기도 동탄에 거주중이라는 회원은 "노동자 처우가 안 좋은 건 알았지만 화재 사건을 보니 저런 기업을 애용하면 안 될 것 같다"며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게 불매운동 뿐이라 돌멩이라도 던지는 마음으로 저도 동참한다"고 탈퇴 인증글을 올렸다.

    또 다른 회원도 "돈 더 주고 오프라인에서 사거나 다른 쇼핑몰에서 사고 기다리면서 불편하게 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쿠팡 불매운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쿠팡이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주도하는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일본 자본금으로 성장한 회사라는 이유로 지난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후 쿠팡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으로 100조원 가까운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불매운동의 영향력은 사실상 타격감 제로에 가까웠다.

    하지만 덕평 물류센터 소방관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5시간만에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자잉 한국 쿠팡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측은 "김범석 전 의장의 국내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일자는 지난 5월 31일"이라고 해명했다. 화재 발생 17일 전 이미 사임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김범석 쿠팡 전 의장. 연합뉴스

     

    하지만 대형 물류센터 중 한 곳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시점에서 사임 발표를 하는 게 창업자로서 옳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무책임 경영'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일부에서는 김 의장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위해 '꼼수' 사퇴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집단감염 발생 후 인권침해실태 조사를 진행해 온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측은 "쿠팡 측 주장대로 김범석 의장의 직책 변화가 예정된 일이라고 하더라도 인명피해가 난 상황에서 미뤄야하는 게 마땅했다"며 "꼼수로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피하는 방식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쿠팡이 불매운동으로 주춤하자 이커머스 주자들은 '속도' 경쟁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스마트스토어 등 자사의 커머스 상품을 대상으로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익일배송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오늘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익일배송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네이버는 대한통운과 함께 경기도 군포에 축구장 5개를 합친 크기의 전체면적 3만 8400㎡ 규모의 e-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했다. 8월에는 경기도 용인에 면적 1만 9174㎡ 규모의 냉장과 냉동 등 저온 보관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물류 센터도 열 계획이다.

    GS리테일도 22일부터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의 배달 전용 주문 모바일 앱인 '우딜-주문하기'(우딜앱)를 운영한다.

    기존에는 고객이 GS25 상품을 배달 주문할 때 '요기요' 앱이나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가능했으나, 이번에 GS리테일이 자체 배달 주문 전용 앱을 선보인 것이다.

    GS리테일은 우동마트라는 네이밍을 통해 퀵커머스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친근함을 제공하고, 향후 배달 주문 서비스 범위도 GS수퍼마켓 외 제3의 업체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GS리테일이 전국 1만 5천여 오프라인 소매점과 7만 5천여 명의 도보 배달자를 결합해 유통사 자체 배달 주문앱과 배달 수행앱을 동시에 운영하게 됐다"며 "우딜앱과 우친앱이 변화하는 퀵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기반을 갖추고 온오프 커머스를 연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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