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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서 아이 숨진 뒤 1년…"아동학대 사라져야"



대전

    여행가방서 아이 숨진 뒤 1년…"아동학대 사라져야"

    9살 A군 아버지 동거녀에 의해 7시간 동안 여행가방에 감금돼 숨져
    관계 기관장 등 "지켜주지 못한 마음 되새기고 아동학대 근절 다짐"

    여행용 가방 안에 7시간 동안 감금됐다 숨진 9살 A군을 추모하기 위해 관계 기관장들이 묵념하고 있다. 인상준 기자

     

    "A군이 하늘나라로 간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여행용 가방에 감금돼 끝내 숨을 거둔 9살 아동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식이 3일 충남 천안 서북구 환서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아버지의 동거녀에 의해 여행용 가방 안에 7시간 넘게 감금됐다 숨을 거둔 A군은 이 학교로 전학 왔지만 졸업하지 못했다. 지켜주지 못한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김지철 충남도교육감과 박상돈 천안시장, 송토영 천안교육장 등 관계자들이 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모였다.

    이날은 지난해 환서초 2학년에 재학 중이던 A군이 끝내 숨을 거둔 날이다. 지난해 6월 1일 아버지의 동거녀에 의해 여행용 가방 안에 7시간 넘도록 갇힌 A군은 의식불명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 하늘나라로 떠났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꼭 1년 전 A군이 부모에 의해 갇히고 끝내 그러지 않길 간절히 염원했지만 하늘나라로 떠난 날"이라며 "지켜주지 못한 어른으로서, 교육감으로서 참담했던 심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계속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뿐 아니라 충남 모든 어린이들이 부모나 어른들로부터 학대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1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충격이 국민들에게 잔영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어린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사랑을 베풀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정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시에서는 어린이보호전담기구를 설치하고 교육당국, 경찰서와 함께 24시간 보호관리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은 언제나 어디서든 존중받고,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하며 이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동거남의 9살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감금해 숨지게 한 여성이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인상준 기자

     

    40대 동거녀 B씨에게는 살인죄가 적용됐다. B씨는 A군을 여행용가방 안에 가둬놓고 숨을 쉴 수 없다며 손을 내민 아이에게 헤어드라이어기 바람을 불어 넣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와 변호인 측은 1심과 2심 재판 과정에서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과정에서는 B씨가 여행용 가방 위에 올라가 뛰고 A군만 집에 놔둔 채 여행을 가는 등 추가 범행 사실도 공개됐다.

    잔혹한 범죄에 해당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도 눈물을 보였다.

    살인죄가 인정된 B씨는 1심에서 징역 22년, 항소심에서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5월 B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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