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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오라, 사람이 곧 하늘인 세상"…'갑오년 만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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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농민혁명 127주년 기념 소리극
    5, 6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서

    소리극 '갑오년 만석씨' 스틸컷. 정읍시 제공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에 휘말린 백정 만석. 그렇게 혁명군으로 다시 태어난 만석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웃음과 감동을 품은 대서사시로 펼쳐진다.

    동학농민혁명 127주년을 맞아 소리극 '갑오년 만석씨'(사성구 작, 주호종 연출)가 다음달 5일과 6일 이틀 동안 전북 전주시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상연된다.

    이 소리극 대본을 쓴 사성구 작가는 녹두장군이라 불린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전봉준(1855~1895)이 교수형 당한 뒤 시신의 행방조차 묘연하다는 사실을 접했다. '갑오년 만석씨'는 그 의문에 관한 상상력의 답변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 주인공은 전봉준이 아니라 허구의 인물인 백정 만석이다. 동학농민혁명의 위대함이 신념을 위해 이름 없이 스러져간 민초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사성구 작가는 "만석씨라는 이름은 거친 혁명을 위해 죽어간 수많은 민초들의 대표명사"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비장미와 비극으로 일관하지 않는 데 특징이 있다. 만석을 중심으로 배꼽 빠지는 민중의 해학과 웃음이 오롯이 녹아든 덕이다. 그 웃음과 눈물의 장치는 아리랑고개처럼 끊임없이 굽이치면서 동학농민혁명의 감동을 증폭시킨다.

    한승석 음악감독이 빚어낸 소리와 음악도 귀를 사로잡는다. 그는 때로는 구성지고 때로는 해학적이며 때로는 화염처럼 폭발하는 입체적인 소리판을 구축했다.

    동학농민혁명은 실패한 혁명이 아니라고들 말한다. 그 불길이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뒤 항일의병운동으로 타올랐고, 3·1만세운동과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계승돼 다시 광화문에서 촛불로 이어진 까닭이다.

    주호종 연출은 "세계 수많은 사람들 가슴에 프랑스혁명을 꽃피운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있다"며 "'갑오년 만석씨'는 그에 뒤지지 않는,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새롭고 창의적인 공연 콘텐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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