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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주검으로 돌아온 현대重 협력업체 노동자



울산

    어버이날 주검으로 돌아온 현대重 협력업체 노동자

    9도크서 건조 중이던 원유운반선에서 추락 사망
    지난 2월 2.5t 철판 협착 사망사고 3개월 만에 또
    "비슷한 추락사고 재발, 물량팀 구조적 문제 지적"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울산본부는 10일 오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하청노동자 중대재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웅규 기자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또 다시 숨졌다.

    지난 2월 5일 2.5t 철판에 노동자가 협착돼 숨진 지 3개월 만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회사의 재발 방지 의지나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의 시정 조치가 무색해졌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하 노조)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울산본부는 10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하청노동자 중대재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과 고용노동부가 지난 8일 현대중공업 9도크 원유운반선에서 추락사한 협력업체 노동자 40대 A씨를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 바, 현대중공업은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고용노동부는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작업중지 범위를 정할 수 없다면서 작업중지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

    사고당시 현장에는 최초 목격자인 화재 감시자와 동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인 파악이 늦어지는 이유가 의아스럽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A씨 사망진단서에 외인사, 추락, 비의도적 사고로 명시되어 있다고 했다.

    금속노조 김동성 부위원장은 "회사와 고용노동부가 이번 추락사를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려 한다는 얘기가 작업 현장에서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A씨가 초단기 계약직 물량팀 소속이어서 회사는 중대재해 책임을 회피하려 할 것"이라며 "사용자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니 매년 재해가 반복되는 게 아니냐"고 분개했다.

    전국금속노조 조경근 현대중공업지부장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반웅규 기자

     

    비슷한 추락사고가 재발되어도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조는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해 당시 일자형 사다리에 등받이 방호울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기됐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재해자 A씨가 작업한 곳이 20m 작업공간이기 때문에 설령 A씨가 사용한 일자형 사다리가 7m 이상이 아니더라도 등받이 방호울이 설치되어야 했다는 거다.

    작업현장 난간대가 얇아 추가 난간이나 추락방지용 장치가 설치되어야 했으며 통로 조명의 조도가 45럭스(IUX)여서 기준(75럭스)에 맞지 않았다고 했다.

    또 해당 작업에 대한 표준작업지시서가 없는 것은 물론 A씨를 포함한 작업자들이 일일안전작업지시서 없이 구두로 작업지시를 받았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하청업체 물량팀(단기 프로젝트팀)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또 다시 제기됐다.

    노조는 "A씨가 소속된 협력업체 가온기업은 50인 이하로 계약해 작업하는 초단기 물량팀"이라며 "1차 협력업체 보다 열악한 상황에서 작업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서장과 계약을 맺는 물량팀은 몇 명이 일하는지 알 수 없고 그 업무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 제대로 된 안전조치를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A씨 신발 밑창이 닳아 있어 미끄러짐 우려가 높았다. 열악한 사정에 있는 물량팀은 신발과 마스크, 와이어로프를 제 때 교체하거나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오전 8시55분쯤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9도크에서 건조 중이던 원유운반선에서 협력업체 노동자 40대 A씨가 추락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금속노조 조경근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어버이날 '회사 잘 다녀올게'라고 말하고 나간 40대 가장이 가족과 생이별을 했다"며 "노조가 이번 사고로 인한 조합원 3시간 특별교육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청이냐 하청이냐 소속에 따라 죽음도 차별받고 있다"며 "산재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대중공업 경영진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노조는 노동자의 행복한 가정과 일터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안전관리 강화에 최선을 다해왔으나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며 "사고 수습에 온 힘을 쏟고 관계 기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오전 8시55분쯤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9도크에서 건조 중이던 원유운반선에서 협력업체 노동자 40대 A씨가 추락했다.

    A씨는 11~20m 높이 탱크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 바닥으로 떨어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씨는 용접용 도구를 가지러 가기 위해 탱크 위로 올라가다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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