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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박정현 부차관보 "文정권 권력남용, 자유억압"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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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

    美 박정현 부차관보 "文정권 권력남용, 자유억압"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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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계로 국무부 부차관보에 기용
    "文, 박근혜 시대 스캔들과 유사"
    극우주의자들 주장 무비판적 인용

    박정현 국무부 부차관보. WYPR 캡처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Deputy Assistant Secretary)에 한국계 박정현(미국명 Jung Pak, 사진)씨가 기용된 것으로 26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또 다시 한국계 미국인이 국무부 고위직에 오른 것을 축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가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시각이 복잡한 남북미 관계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박 부차관보는 바이든 인수위원회에 참여했으며 그 직전에는 워싱턴DC의 브루킹스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그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근래의 인식은 브루킹스연구소의 소식지에 22일 올라온 그의 글에 잘 나타나 있다.

    '한국 민주주의에 길게 드리운 북한의 그림자'란 제목의 글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다소 편향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그는 이 글에서 문재인 정부를 과거 군사정권과 유사하다거나, 국정농단으로 침몰한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80년대 후반 민주화 이후 한국은 여전히 자유민주주 기능의 일관된 적용을 지속적으로 방해하는 군사정권 유산의 짐을 지고 있다."

    "보수정권은 친북 인사를 잡아들였고 문재인 정권은 북한에 대한 친개입 정책 반대자를 억압중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최우선으로 두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의 자유를 일부 억압하기로 결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박근혜 시대에 만연한 것과 똑같은 권력남용이 있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를 극우논객이나 정치적으로 균형을 잃은 사람들의 주장에 일정부분 의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권력남용이 만연해 있다'는 부분은 김형아 호주국립대 교수가 2020년 9월 5일 아랍매체 '알자지라'에 기고한 글을 참고한 듯 해당 글을 인용한 트위터 게시물을 제시했다.

    호주국립대 김형아 교수. 연합뉴스

     

    김 교수의 글은 '권력남용은 문재인의 남한에서는 질서(norm)가 됐다'는 제목의 의견 기사였다.

    김 교수의 글에는 이런 대목이 등장한다.

    "문 대통령 및 민주당 지지도가 최저로 떨어졌다. (중략) 이 같은 국민지지 하락은 한국 민주주의 변덕스러움을 보여줄 뿐 아니라 권력남용을 새로운 질서로 만들려는 문 정부의 시도에 대한 역풍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권력남용 사례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사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 △검찰 개혁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들었다.

    박 전 시장 사건을 권력남용 사례로 든 것은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청와대가 꺼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하지만 단정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지방단체장들의 성추행 의혹'이라고 써서 마치 그런 사건이 더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들로 '문재인 정권이 권력남용을 새로운 질서로 만들려 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지 미지수다.

    김형아 교수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 사진은 류석춘 전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는 언급을 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15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교수는 특히 박정희 연구자이자 현 정부를 반대하는 연세대 류석춘 전 교수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2005년 출간한 '유신과 중화학공업-박정희의 양날의 선택'이라는 책에서도 그는 "유신이라는 독재체제가 없었다면 경제성장은 이뤄질 수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이 같은 김 교수의 주장은 박 부차관보의 글에서 그대로 반복됐다.

    박 부차관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그 전임자(박근혜)와 아주 유사하게 스캔들로 뒤흔들렸다"고 주장하면서 김 교수와 똑 같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조국 사건을 열거했다.

    특히 조 전 장관 사건과 관련해서는 △독직(graft) 및 윤리위반 △부부 표창장 위조 △문 대통령의 조국 엄호 부분을 곁들이기도 했다.

    박 부차관보는 또 문 대통령이"보수진영 반대자들을 억압하고 차별과 보복의 순환을 지속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당 주장의 근거로 극우 사이트 '뉴스타운' 회장으로 있는 손상윤씨가 "문재인이 우파의 싹을 자르려고 하면서 대통령의 기본 의무를 저버렸다"고 말한 2018년 니케이 인터뷰기사를 들었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 개정안)과 관련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되는 모습. 윤창원 기자

     

    박 부차관보가 이처럼 균형 잃은 주장들을 자신의 글에 소개한 것은 우리 국회가 지난해 말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킨 것을 비판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자신의 반대 논리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려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한반도 전문가는 "편견이나 왜곡 그리고 실상과 동떨어진 인식, 현상에 대한 과잉 해석을 바탕으로 한 한반도 정책은 북핵문제 해결은 물론 한미동맹 발전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박 부차관보는 북한과 관련된 분석으로 명성을 쌓으며 과거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 부정보관, 중앙정보국(CIA) 동아태미션센터 국장 등으로 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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