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키려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토대로 '단독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각각 5·18 왜곡처벌법과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상법 개정안(공정경제3법 일부)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의 당론법인 5.18법과 대북전단살포금지법도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다만 5.18법의 경우 처벌 수위가 일부 완화됐다.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훼손을 할 경우 당초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 벌금'이었지만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낮춰졌다.
상법 개정안은 기업 내 사내 이사 감사위원에 대한 의결권은 3%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대표소송제도'도 신설된다. 비상장회사의 경우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상장회사는 0.5%이상 주주에게 소송 제기 자격을 주는 내용도 담겼다.
정무위원회에선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사참위법)이, 행정안전위원회에선 지방세법이 각각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사참위법은 우여곡절 끝에 정무위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사참위 활동 기간을 1년 6개월 연장하고, 검찰에 개인·기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도 열람할 수 있다.
이날 행안위를 통과한 지방세법은 공시가격 6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 재산세 세율을 3년간 0.05%p 인하하는 세율 특례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
환경노동위원회에선 특수고용직에도 산재보험을 적용하는 고용노동법 개정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지만, 전체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도 민주당 단독으로 법사위를 통과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8일 전체회의를 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석을 둘러싸고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與, 한 달 동안 매일 임시국회민주당 지도부는 최대 난제였던 공수처 개정안과 공정경제3법 등 미래입법과제로 제시했던 쟁점법안들을 10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차례로 처리할 예정이다.
9일에도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검토 중인 만큼 10일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9일 정기국회가 끝나는 바로 다음 날인 오는 10일부터 30일 동안 임시국회를 열도록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필리버스터를 끝내도록 종결 동의를 제출할 수 있고, 이 동의가 제출된 뒤 24시간이 지나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180명)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민주당 소속 176명과 자당 출신인 무소속 의원들, 열린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을 합치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 野 "독재로 흥한 당 독재로 망한다" 반발…하지만 속수무책
국민의힘은 전날 법사위와 정무위 등 쟁점법안 소관 상임위에 안건조정위를 요구하는 등 반발했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법사위 의원들이 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기립하여 찬성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안건조정위는 상임위에서 이견을 조정해야 할 때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구성된다. 21대 국회에선 민주당이 압도적 과반을 달성한 탓에 안건조정위도 민주당 3인, 국민의힘 2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구성된다. 법사위 비교섭단체 몫은 이른바 친문 성향의 열린민주당 최강욱 위원에 돌아가 안건조정위의 효력이 사실상 없다.
법사위에선 비공개 의결 논란도 일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무엇이 두려워서 비공개로 하느냐"며 "여야 회의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걸 무시하고 말 잘 듣는 공수처 뽑겠다고 저러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임위 회의장에서 피켓을 들고 "독재로 흥한 당 독재로 망한다"는 구호를 외치는 등 거세게 반발했지만, 수적 우위를 앞세운 민주당을 막지 못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민주당의 단독 처리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 실패를 고스란히 답습하는 것을 넘어 청와대, 입법, 사법 등 전 헌법기관에 걸쳐 일상적으로 국정농단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