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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감성정치'의 핵은 軍과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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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북한

    北 김정은 '감성정치'의 핵은 軍과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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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위원장이 눈물 흘린 두 장면…軍과 평양 당원
    제재·코로나19 국경봉쇄 속에 돈이 있는 곳
    8차 당 대회 경제발전계획 추동력도 軍과 평양
    경제계획 첫 공개 '2만 5000세대 살림집 건설'
    김일성 '평양속도' 살림집 건설 연상…인민지지 확보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김정은 위원장 연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 창건 75주년 심야 열병식 연설에서 극존칭의 화법으로 '미안하다,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17차례 이상 써가며 인민들의 마음을 달랬다.

    미국의 제재와 코로나19 국경봉쇄, 태풍피해 등 삼중고에 지친 인민들의 마음을 위로·격려하고, 더 나아가 향후 경제건설에 적극 동원하기 위한 감성정치로 해석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두 장면에서 울었다

    김 위원장은 연설 내내 북받치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으나 그 중에서도 표나게 눈물까지 흘린 대목은 대표적으로 두 장면에서였다.

    먼저 인민군 장병의 노고를 치하하면서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에 예상치 않게 맞다든 방역전선과 자연재해복구전선에서 우리 인민군 장병들이 발휘한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헌신은 누구든 감사의 눈물 없이는 대할 수 없는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 다음 수해복구현장에 파견된 평양 당원들을 말할 때는 보다 분명하게 감정을 표출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들이 맡은 피해복구건설임무를 완수하고도 사랑하는 집이 있는 평양행을 택하지 않고 스스로들 또 다른 피해복구지역으로 발걸음들을 옮긴 애국자들, 마땅히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우리의 핵심들, 나의 가장 믿음직한 수도당원사단 전투원들에게도 전투적 고무와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며 안경까지 벗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軍과 평양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이유는?

    김 위원장이 인민 중에서도 군 장병과 수도 평양당원들을 향해 눈물을 보였다는 것은 함의하는 바가 있다.

    심야열병식 등 당 창건 75주년 행사가 끝난 뒤 가진 김 위원장의 첫 공개 활동도 군 장병과 수도 당원 사단이 투입된 함경도 수해복구 건설현장 격려 방문이었다.

    김 위원장의 눈물은 기본적으로 수해 복구건설에 적극 나선 군 장병과 수도 당원들의 헌신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에는 군부대와 평양 당원이 나설 수밖에 없는 사회 경제적인 맥락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장기화된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국경봉쇄로 인해 북한의 경제적 내구성이 갈수록 고갈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자원을 비축하고 있는 곳이, 집단으로는 군대, 지역으로는 평양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동원할 돈과 인력, 물자가 남아 있는 곳들이다.

    긴급한 수해복구건설사업을 재정역량이 부족한 내각이나 지방 당에 맡길 수 없으니 자원을 댈 수 있는 군부대를 동원하고, 또 만 2천여 명의 평양 당원들로 수도당원사단을 조직해 김 위원장의 "별동대"로 파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군부대가 과거 김 위원장이 부여한 무역권 등 각종 이권사업으로 자체 재원을 축적해왔고, 경제난 이후 시장화 과정에서 부를 쌓아온 신흥 부유층, 즉 '돈주'들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이 평양이라는 사정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 창건일 열병식서 사열대에 경례하는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8차 당 대회 경제발전계획 추동력은 軍과 평양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현재 당면한 수해복구 건설 사업에서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내년 초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할 경제발전계획을 실현하는데도 군대와 평양을 적극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최근 함경남도 검덕지구 수해복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검덕지구의 광산 마을들을 세상에 없는 광산도시,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 할 사상초유의 산악협곡도시로 꾸리겠다"며, '2만 5000세대 살림집 건설'을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할 '5개년 계획' 건설사업으로 진행할 뜻을 밝혔다.

    일단 내년 초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할 부흥번영 5개년 계획사업으로 '2만 5000세대 살림집 건설 '사업을 가장 먼저 공개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만 5천 세대 살림집 건설 계획의 의미는?

    마치 전쟁 이후 50년 대 김일성 주석이 평양 재건 과정에서 이른바 '평양속도'로 유명한 2만 1600세대 살림집 건설을 진행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다만 평양이 지방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김 주석은 90년 초 후계자인 김정일의 영도력을 칭찬하면서 평양시내 5만호 주택건설 사업으로 '인민들의 살림집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거론한 적도 있다.

    김 위원장이 애민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고 열병식 연설에서 약속한 '부흥번영'의 실현가능성을 제시하는 맥락에서 인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살림집 건설을 가장 먼저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만 5000세대 건설을 위해 자신이 "직접 책임지고 떠맡아 인민군대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함경남도 태풍 피해지역에 새로 세운 주택들 (사진=연합뉴스)
    ◇"국가계획기관들에게 손 내밀지 않겠다"

    특히 "국가적으로 중시할 정책 대상을 정하면 타산부터 앞세우면서 패배주의에 빠져 우는소리만 늘어놓고 분주 탕이나 피우는 국가계획기관들에 손을 내밀지 않고 인민군대가 세멘트, 강재, 연유를 비롯한 건설자재도 전적으로 맡아 명년부터 매해 5000세대씩 년차별로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이 부실한 국가계획기관들이 아니라 인민군대를 동원해 살림집 건설사업을 하겠다는 것을 직접 밝힌 대목이다. 이런 방침은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할 다른 건설사업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수해복구사업을 벌이고 있는 평양 수도당원들에 대해서는 "수도핵심 당원들을 지방건설투쟁에 동원시킴으로 해서 나라가 어려울 때 당원들이 설 자리가 어디인가, 당원들의 의무와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줄 수 있게 되였고 중앙과 지방, 온 나라가 시련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주의국풍을 확립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수도당원사단이 건설한 살림집들이 제일 마음에 든다"며, "수도당원사단이 건설한 살림집은 피해복구 건설에서 모든 단위들이 도달해야 할 기준이며 모두가 따라 배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평양 당원들의 파견을 80일 전투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연장해 수해복구 건설사업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이들의 활동을 본보기로 하는 동원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은 인민들을 감동시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자기가 건설하고자 하는 나라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고, 이게 바로 감성정치의 출발선"이라며, "올해는 군부대와 평양당원을 앞세워 피해복구를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이런 동원을 다른 건설 사업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전략적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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