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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아베는 사퇴했지만, 끝나지 않은 '독도지킴이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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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간 일본 현지 시위한 노병만씨
    "아베 총리 건강악화는 인과응보"
    日 극우단체·경찰이 시위 방해도
    인생 다큐, 전주국제영화제 초대
    최악 침수 피해마을 돌며 봉사중
    코로나 잠잠하면 일본 시위 재개

    일본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노병만 씨(57)의 모습. (사진= 노병만 씨 제공)

     

    '독도지킴이' 노병만 씨(57)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퇴를 아쉬워했다.

    누군가에겐 아베의 총리 사퇴가 다행이겠지만, 그의 입에서 사과와 반성을 기다려온 이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겼다.

    9년간 일본땅에서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친 노씨가 그랬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음을 곱게 써야 복을 받는데, 아베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어요. 인과응보라고 하죠."

    아베 총리의 사퇴 이유인 건강 악화를 '인과응보'로 본 것이다.

    지난 2012년, 노씨와 아베 총리의 출발점은 달랐다.

    전북 남원에서 25만 원짜리 사글세를 살던 노씨는 2012년 4월 14일 처음으로 대마도를 찾았다. 일본의 독도 분쟁에 대한 분노였다.

    350만 원을 들고 가이드와 함께 대마도를 찾은 그는 항의 도중 일본 극우 단체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화가 난 노씨는 일본 국회로 발길을 돌려 시위를 이어 나갔다.

    아베 총리가 출범한 12월부터는 분노가 극에 달했다.
    시위 중인 노병만 씨를 둘러싼 일본 경찰의 모습. (사진= 노병만씨 제공)

     


    "실제로 아베 총리를 만난 적은 없지만, 여러 망언을 쏟아낸 아베 총리를 향한 투쟁 글을 일본 국회에 보냈다"고 노 씨는 말했다.

    그런 투쟁 방식으로 9년간 27차례 한국과 일본을 오갔다.

    국내 활동도 200회에 달한다.

    독도 방문은 물론 3·1절과 광복절 등 기념일마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연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보수 단체의 대규모 집회로 광복절 활동을 할 수 없었다.

    노씨의 모습은 파란 눈의 미국감독 매튜 코슈몰(Matthew Koshmrl, 33)에게도 생경했고 결국 '아버지의 땅(Land of My Father)'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탄생했다.

    다큐는 독도지킴이 노병만 씨와 독도 최초 주민 고(故) 최종덕씨의 딸 최경숙(56)씨가 등장한다.

    '아버지의 땅'은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코리아시네마 섹션에 초대되기도 했다.

    남원 출신 농민 노병만씨가 일본 의회 앞에서 집회를 연 모습. (사진= 매튜 코슈몰)

     

    노병만씨의 여정은 하루도 순탄치 않았다.

    일본 경찰은 자국의 우익 세력과 충돌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노씨를 둘러싸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비행기에서 내려 숙소 앞에 도착하면 사복을 입은 일본 경찰이 마중을 나왔어요. 관리 대상이었죠. 집회 도중에도 일본 경찰이 바짝 붙어서 방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영사에 전화해 협조를 받으면 좀 괜찮아지더라고요."

    "항시 몸 챙겨야 한다"며 그를 지지하는 두 아들 딸과 아내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얼마 전 최악의 침수피해로 쑥대밭이 된 남원 마을을 돌며 봉사활동 중인 노씨는 "코로나 19가 끝나면 다시 일본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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