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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찬 감독은 '영화' 앞에 겸손하고 싶다



영화

    홍원찬 감독은 '영화' 앞에 겸손하고 싶다

    [노컷 인터뷰] '영화'에 관한 홍원찬 감독의 짤막한 단상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홍원찬 감독 ②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추격자'(2008) '작전'(2009) '황해'(2010) '내가 살인범이다'(2012) 등 다양한 영화를 각색하는 데 참여했던 홍원찬 감독은 2015년 '오피스'를 통해 감독으로서도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다.

    그는 데뷔작 '오피스'에서 현대인에게 익숙한 사무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현실 사회를 담아내고, 두려움을 끌어냈다. 삭막한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스릴러는 치밀한 전개와 구성으로 호평받으며 제68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그리고 5년 후, 쫓고 쫓기는 자들의 치열함과 긴장을 그려낸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돌아왔다. 눈을 사로잡는 액션과 미장센, 그 속에 담긴 감독만의 메시지는 이전과는 다르면서도 그만의 스타일을 담아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홍 감독을 만났다. 그에게서 이번 작품 이야기와 별도로 영화에 관한 짤막한 단상을 들을 수 있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홍원찬 감독, 그에게 영화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두 번째 연출에 나선 홍 감독에게 '영화'는 어떤 의미가 있는 작업인지 물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드리자면 예전에 제가 어떤 유명한 소설가와 술자리를 한 적이 있어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다 타란티노가 뭘 한 게 있냐고, 영화에 어떤 메시지가 있고, 어떤 시대성이 있냐고, 자기는 평가절하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동의하지 않았어요. 영화가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물론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도 있고, 그런 가치들도 충분히 추구할 만하지만, 영화 자체의 어떤 매력이랄까요. 매체만이 가진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목적이 될 수 있어요.

    예술적인 성취를 위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위한 영화도 있지만, 영화 자체만의 재미를 위한 영화도 있죠. 영화가 꼭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것에 너무 천착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영화 매체만이 갖는 재미를 전달한다면, 그것도 그것만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 감독이 한 영화만을 만드는 건 아니에요. 제 경우는 전작에서 소재에 맞춰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으려 노력했고, 이번 영화에서는 온전히 장르적 재미와 영화만이 가진 장르적 특성을 한껏 부각하려고 노력했죠. 이번 영화는 극장에 와서 보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런 것 같아요. 꼭 어느 것 하나에 갇혀서 이 영화는 사회적 기능을 담아야 한다는 아니고, 영화 매체만의 재미를 추구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또 뭔가 이런 것도 담고 싶다고 하면 사회적 메시지가 들어갈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하는 시선이 들어갈 수도 있는 거 같아요."

     

    ◇ 영화 앞에 겸손하고, 어느 한 곳에 갇히지 않고 싶다

    홍 감독은 자신만의 영화 철학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그가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어가며 가져가고 싶은, 잊지 않고 싶은 지향점도 영화에 관한 그의 생각과 닿아 있었다.

    "어느 것 하나에 갇히지 않으려고 해요. 가장 기본은 그건 거 같아요. 고전 영화를 보며 공부했고, 지금도 공부하고 있어요. 그렇게 공부했기 때문에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서 겸손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저도 이제 연출을 시작했는데, 바람이 있다면 계속 작품을 해나가면서도 영화 매체 앞에서 겸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영화를 통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겠죠. 그 전에 영화가 무엇인지, 영화만이 가진 특성이 무엇인지, 기술적인 것이 됐든 표현적인 것이 됐든 그런 것들에 집중하려고, 영화를 너무 가볍게 대하지 않으려고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최근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를 다시 보고 있는데요. 그런 것들을 보면 겸손해져야겠고, 또 항상 어딘가에 갇히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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