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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클'에서 주목한 가수 미스피츠 "솔직하게 쓰는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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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클'에서 주목한 가수 미스피츠 "솔직하게 쓰는 걸 좋아해요"

    [노컷 인터뷰] 새 싱글 '내게도 색이 칠해진다면 좋겠어' 낸 싱어송라이터 미스피츠
    '치킨'이라는 닉네임으로 올린 곡 조회수 180만 돌파
    올해 1월 첫 싱글 '이터니티'로 정식 데뷔한 후 꾸준히 자작곡 발표
    음악 하면서 가장 기쁠 땐, 마음에 드는 곡을 만들었을 때
    "실력이 괜찮은, 들었을 때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래 만드는 사람 되고 싶어"

    싱어송라이터 미스피츠를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음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음악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직접 만들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케스트라부와 밴드부를 거쳐 교회 반주를 했다.

    곡 작업은 2017년부터 시작했다. 음악 하는 친구들이 음원 공유·다운로드 사이트 '사운드 클라우드'에 본인 곡을 공개하는 것을 보고, 치킨(Chicken)이라는 이름으로 곡을 올렸다. 그렇게 쌓인 스트리밍 기록만 180만이 넘는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무실에서 싱어송라이터 미스피츠(msftz)를 만났다. 인터뷰 이틀 전 낸 새 싱글 '내게도 색이 칠해진다면 좋겠어'를 비롯해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지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게도 색이 칠해진다면 좋겠어'는 미스피츠가 작사하고 공동 작곡한 곡이다.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한 혼성그룹 싹쓰리의 곡 '그 여름을 틀어줘'를 만든 심은지가 작곡과 편곡에 참여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 난 결코 너를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 나는 너의 모든 게 부러워 / 어떤 느낌일까 / 이렇게 복잡한 식과 순열로도 / 나는 너처럼 느낄 수가 없어 / 너에겐 당연한 그 세계를 / 나도 들여다 보고 싶어 / 그 어떤 방법이라도 / 널 이해할 수만 있다면 참 좋겠어

    이 곡의 화자는 컴퓨터다. 감정의 사전적 의미와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걸 직접 느낄 수 있는 사람을 더욱 흠모하고 부러워한다. 컴퓨터로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다른 차원의 것을 부러워하는 안타까운 감정을 가사로 표현했다.

    '내게도 색이 칠해졌으면 좋겠어'라는 제목은 맨 마지막에 지었다. 요즘 가요계에 유행하는 긴 제목인데, 원래 이렇게 길게 할 생각은 없었다. 처음엔 '컴퓨터', '로봇 친구들' 같은 제목을 떠올렸지만 마땅치 않았다. 몇 주가 되도록 고민하다가 정했다.

    올해 1월 정식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미스피츠가 발매한 싱글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터니티', '나는 요즘', '바이 바이 아이 파이널리 디서피어 프롬 유어 라이프', '내게도 색이 칠해진다면 좋겠어'

     

    곡의 영감은 다양한 콘텐츠에서 얻는다. 친구들이 어떤 드라마, 영화, 음악을 추천하면 집중해서 감상한다. 아이디어가 생기면 노트에 많이 적어놓는다. '내게도 색이 칠해졌으면 좋겠어'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 영화 '허'(HER)를 보고 떠올리게 됐다. 미스피츠는 "마음이 되게 신기했다.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더라. 그 마음을 담아봤다"라고 말했다.

    미스피츠는 "뭔가 노래를 이야기처럼 쓰는 걸 되게 좋아한다. 스토리 짜듯이. 그러면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다. (이번 곡도) 되게 재미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들어보셔도 후회 안 하실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가수의 길을 가게 한 음악, 아티스트가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을 해온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고 음악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음악은 신기했다. 몇 개의 선율만으로도 사람의 감정을 달라지게 할 수 있었다. 그걸 만약 내가 직접 한다면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부터 직접 곡을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부에서 실로폰과 스네어 등 타악기를 쳤다. 밴드부에도 있었고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도 맡았다. 미스피츠는 돌아보면 교회에서 반주했던 게 제일 도움이 됐다며 지금도 곡 작업할 때 피아노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그동안 쓴 음악을 공개한 것도 주변의 음악 하는 친구들 덕분이었다. 미스피츠는 '치킨'이라는 이름으로 180만이 넘는 스트리밍 기록을 보유한 상태다. 현 소속사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하고는 2018년 10월 말부터 함께했고, 올해 1월 '미스피츠'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미스피츠는 말 그대로 misfit,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맞지 않는 게 나쁜 건가?'란 생각으로 지은 이름이다.

    미스피츠는 데뷔 전 음원 공유 및 다운로드 사이트인 사운드 클라우드에 '치킨'이란 이름으로 곡을 공개했다. (사진=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데뷔 싱글 '이터니티'(ETERNITY)를 시작으로 '나는 요즘', '바이 바이 아이 파이널리 디서피어 프롬 유어 라이프'(bye bye i finally disappear from your life)와 이번 곡까지 4차례 음원을 발매했지만 여전히 작업물을 내놓는 건 떨린다. 첫 싱글 나왔을 때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미스피츠는 "평소에 밤낮이 바뀌어 있다. 아침 10시에 잘 때도 있다. 깜깜할 때 일어나서 혼자 작업하는 편인데, 그때 제 노래가 정오에 발매됐다. 잠든 지 2시간 정도 후에 나오는 거여서 11시 59분에 알람 맞춰놓고 일어났다가 다시 잠을 못 들었다. 너무 떨리고 되게 신기하고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를 찍은 것도 생경한 경험이었다. 미스피츠는 "사진 찍을 땐 멈춰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괜찮은데, 영상은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려운 것 같다. 예전엔 '발연기'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보니까 제가 제일 발연기를 하고 있더라. 너무 끔찍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회사에 오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뭘까. 미스피츠는 "혼자서 다 하는 친구들도 있다. 유통사도 혼자 찾고. 저는 그런 걸 잘 못 한다. 회사가 최선의 방법으로 도와주시면 저는 좋은 음악만 만들면 되니까 좋다"라고 답했다.

    음원 사이트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에 달린 댓글을 '다 읽으며' 반응을 확인한다. 미스피츠는 "(제 곡을) 자세히 들어보고 자세히 소감을 쓴 분들을 보면 되게 감동한다. 제가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활동할 때 이름이 치킨이었는데, '내가 알던 치킨 누나가 이런 곡도 부르다니 감회가 새롭다. 소리 톤이 달라진 것 같다' 하는 댓글이 있었다. 기분에 따라서 어떨 땐 음원 사이트에서, 어떨 땐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듣는다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미스피츠는 '환상', '2080', '나는 요즘', '바이 바이 아이 파이널리 디서피어 프롬 유어 라이프', '내게도 색이 칠해진다면 좋겠어' 등 지금까지 발표한 곡 전부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사진=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미니앨범이나 정규앨범 같은 더 규모 있는 작업을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냐고 묻자 미스피츠는 단번에 "너무 하고 싶다"고 답했다. '내게도 색이 칠해진다면 좋겠어'에서 인간을 부러워하는 컴퓨터가 나왔다면, 컴퓨터를 너무 많이 해서 오히려 감정을 느끼는 걸 잊은 사람의 이야기 등 다른 내용도 합쳐 EP로 낼까 고민한 적도 있단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미스피츠는 "제 단점인데 계획을 잘 안 세운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 분명히 언젠가는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곡을 끝마치고 다른 곡을 쓰기보다는, 여러 곡을 한 번에 쓰다가 막힘 없이 잘되는 것부터 마무리하는 게 그의 작업 스타일이다.

    싱어송라이터로서 가장 기쁠 때도 곡을 다 썼을 때다. 미스피츠는 "곡을 완성하고 그게 마음에 들 때가 참 좋다. 곡이 안 나올 때가 있지 않나. 만들어놓고도 이상하면 진짜 기분이 계속 별로다. 그래도 완곡하면 기분이 무조건 좋더라"라고 말했다. 본인의 이야기를 일기처럼 풀어내기 때문에 혹시 '오독'될까 봐 걱정되진 않냐고 물으니 "(그런 마음이) 지금도 있다"면서도 "솔직하게 쓰는 걸 좋아한다"라며 웃었다.

    유튜브가 추천해 준 음악을 자주 듣는다는 미스피츠가 최근 즐겨듣는 곡은 더 위켄드(The Weekend)의 '유어 아이즈'(Your Eyes)다. 미스피츠는 "제가 하고 싶은 장르가 무엇인지 저 스스로도 아직 모르겠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게 달라진다. 저절로 춤추게 되는 리듬감 있는 노래에 관심 있었다가, 지금은 되게 여유롭고 졸음이 올 정도로 진짜 편한 음악을 듣고 그걸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인스타 라이브 방송할 때 피아노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녹화된 걸 보면 아쉬움이 많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솔직히 노래나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거든요. 실력이 괜찮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딱 들었을 때 감정이 움직여지게 할 수 있는 그런 노래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싱어송라이터 미스피츠 (사진=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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