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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보고싶다, 그게 마지막 일줄" 유가족 침통…'진상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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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보고싶다, 그게 마지막 일줄" 유가족 침통…'진상규명' 촉구

    두 딸 그리워하다 참변 당한 가장…유가족들 '오열'
    화물차 인근 굉음, 천장 쿨링팬 등 화재 원인 가능성 제기
    수사당국, 22일 합동감식으로 발화점·소방시설 등 조사
    유가족 "진상규명 중요‥피해자 공동 대응 논의도 필요"

    21일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SLC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벽면이 검게 그을려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용인시 처인구의 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고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유가족들은 가족의 죽음을 침통해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수사당국은 화물차 인근의 폭발음 관련 목격자 진술과 천장에 달린 냉방용 쿨링팬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22일 오전 합동감식을 벌이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이어간다.

    ◇ 두 딸 그리워하다 참변‥임신 4주차 아내 두고 떠난 가장도

    지난 21일 사망자 5명을 포함해 13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용인 SLC 물류센터 화재로 목숨을 잃은 A(37)씨.

    4살과 7살 두 딸을 둔 A씨는 아내와 일주일 전 전화통화를 하며 "딸들이 너무 보고싶다"고 했다.

    그 통화가 마지막이 될 줄 몰랐던 아내는 "운동도 잘 하는 사람이 왜 빠져나오지 못했는지 모르겠다"며 "미처 미안하다는 말도 못했다"고 연신 눈물을 흘리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사망 피해자인 B(40)씨의 어머니 C(58)씨는 용인서울병원에 안치된 하나뿐인 아들의 싸늘한 모습을 확인하고는 연신 "우리 아들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오열하다 끝내 주저앉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C씨의 모습을 본 다른 유가족들도 서로를 부등켜 안고 흐느꼈다.

    B씨의 삼촌인 D(63)씨는 "평소 일하는 곳의 환경이 춥고 열악하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며 "그렇게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했는데 이런 일을 당해서 참담하다"고 조카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사고들이 계속 반복되는 건 분명 안전 조치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꼭 정확한 화재 원인과 사망 경위가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21일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SLC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벽면이 검게 그을려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화물차 인근 '폭발음'‥천장 '쿨링팬' 발화 증언 나와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선 경찰과 소방 등 수사당국은 지하 4층에 세워진 화물차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목격자 진술과 CCTV 녹화영상 등을 확보한 상태다.

    화재 당시 지하 4층에 있던 한 화물차 기사는 "굉음이 나고 구조물이 쓰러지는 광경을 목격했다"며 "화물차나 차량 출입구에서 그정도로 큰 폭발이 일어났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지게차를 충전하는 장치에서 불이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목격담과 달리, 천장에 달린 일부 전기 시설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하는 추가 증언도 제기됐다.

    수사당국은 "천장에 설치돼 있던 냉방용 쿨링팬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일부 근무자들의 추가 증언과 영상 화면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관할 경찰서인 용인동부경찰서 서장을 팀장으로 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22일 오전 10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서 등과 함께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인다.

    7개 기관과 40명의 인원이 투입돼 화재 원인과 최초 발화지점, 소방시설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화재 발생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인은 신속하게 파악하고, 책임을 끝까지 따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떤 이유이든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노동자 안전 문제는 그 원인과 책임을 끝까지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오전 8시 30분쯤 용인 SLC 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화물 운반 작업자 5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 7명은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5명은 모두 지하 4층에서 발견됐다.

    SLC 물류센터는 연면적 11만 5천여㎡ 지하 5층, 지상 4층 규모로, 지난 2018년 12월 준공됐다.

    화재 당시 해당 건물에는 69명의 노동자가 작업중이었으며, 대부분은 자력 대피했다.

    사망자 5명은 오뚜기물류 소속 직원과 하청업체 직원 등으로 용인서울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 등 인근 병원 4곳에 나뉘어 안치됐다.

    병원에는 피해자전담경찰관들이 배치돼 피해자 유가족을 상대로 한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고, 용인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시청에 꾸려 사고 현황 파악과 법률 상담 지원 등 재난 상황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번 화재로 가족을 잃은 일부 유가족들은 사망자가 다수인 점을 고려해, 다른 유가족들과 사고 피해 관련 공동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에 나서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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