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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대통령 말 안 듣는 LG-SK 배터리 싸움…총리 나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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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대통령 말 안 듣는 LG-SK 배터리 싸움…총리 나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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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오 칼럼]

    문 대통령 말대로 LG-SK 배터리 싸움을 조정할 적임자는 정세균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이 양사를 넘어 그룹 차원으로 번지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해결을 당부했음에도 해결은커녕 점입가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후반기 국정의 최대 핵심과제로 설정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한국판 뉴딜의 성공 여부는 속도에 달렸다"며 이해관계 조정을 강조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판 뉴딜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그린뉴딜 분야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관련한 SK와 LG의 협력을 당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 앞서 발표자로 나선 정의선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LG화학을 차례로 방문한 사실을 전하면서 "서로 잘 협력해 세계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들 3사와 배터리 신기술에 대해 협의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순간 문 대통령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전기차 배터리 3사의, 특히 SK와 LG의 국내외 소송전이 문 대통령의 협력 당부와 정의선 부회장의 중재(?) 역할로 말미암아 해결될 것 같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14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문 대통령의 화색은 찡그림으로 바뀔 것 같고, 정 부회장의 전기차 배터리 3사 공장 방문이 '헛수고'로 그칠 공산이 커지고 있는 심각한 국면이다.

    LG화학은 청와대와 정의선 부회장의 중재 움직임과 관계없이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검에 산업기술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검찰에 고소했다.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데 따른 검찰 고소라지만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법적 소송전을 통해 SK를 제압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인력 유출과 영업비밀 탈취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해 예비 판정승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도 "LG계열사 2곳이 자사의 배터리 특허를 침해한 것과 관련해 부당 이득을 챙겼다"면서 미 ICT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를 제소했다.

    두 그룹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싸움은 지난 2017년 LG화학 직원 수십 명이 무더기로 SK이노베이션으로 옮기면서 시작됐다.

    LG는 SK가 빼내갔다는 주장인 반면 SK는 LG화학 직원들의 자발적인 이직이라고 맞서고 있다.

    후발주자들이 선두주자 영역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직원 빼내오기는 산업계에서는 범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 포스코가 초창기에 일본의 기술과 인력을 끌어오기 위해 미인계까지 쓴 일은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산업계의 신기술과 우수 인력 차출은 '스파이 전쟁'에 비견된다.

    산업스파이 색출 작업이 우리 국정원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우수인력 쟁탈전과 신기술 유출 문제는 기업차원은 넘는 국가 간 생존의 문제로 비화 된 지 오래다.

    중국이 우리의 반도체, 디스플레이어, OLED, 전기차 배터리 기술 등을 가져가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와 관련한 기술과 인력 확보전은 총성 없는 전쟁이 된지 오래됐다"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도 너 죽고 나 살기 차원의 상대방 죽이기라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분야는 개별 기업 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국가 대항전'이 펼쳐지고 있는 미래산업의 최고봉이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천문학적인 재원을 집어넣으며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차세대 전기자동차 산업을 리드하겠다는 의지의 발로이고, 미국과 일본이 관련 인력을 싹쓸이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테슬라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것도 전기차와 관련이 깊다.

    우리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배터리 3사의 협력을 강조하는 것도 다름 아닌 세계 전기자동차 경쟁에서의 필수불가결한 근간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 뉴딜정책의 핵심은 '속도전'과 '협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 역시, LG-SK가 감정적 대응을 누그러뜨리고 국가 경제와 미래 먹거리를 위한 대승적 협력을 촉구한 것에 다름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기업이 상대방을 죽이려는 데 힘을 쓰는 사이 미국과 중국, 일본의 전기차 배터리 회사들은 승승장구하며 어부지리를 할 수 있다.

    LG는 SK가 미국 소송에서 패하면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까지 요청한 상황이다.

    LG가 이기든, SK가 승리하든 소송전은 어느 한 쪽으로 결론이 나기도 쉽지 않지만 나더라도 진 쪽이 백기투항하지 않고 절치부심할 것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결국은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다.

    인사 나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최태원, 구광모 두 회장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니, 단언컨대 승리했다고 이긴 것도 아닐 것이고, 패했다고 진 싸움이 아닐 것이다.

    감정을 앞세운 인간들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파다 공멸하는 길로 가는 경우가 어찌 기업들이라고 예외일 수 있는가.

    우리 옛말에 '소송은 패망의 지금길이다'는 말이 있다.

    두 기업의 소송비만도 1척억원이 넘을 것이다. 로펌들만 배를 불릴 것이다.

    작금엔 떳떳하게 재벌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부러움을 사고 있고, 우리 젊은이들이 입사하지 못해 안달을 하는 대기업이 됐지만 정부의 보조와 보호, 국민의 협조가 없었던들 LG그룹과 SK그룹은 이 지구상에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최태원 SK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선 회장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국가 경제와 국민을 헤아려야 한다고 본다.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면 더 큰 복이 굴러들어온다는 가르침은 개인사에 그치지 않는 진리다.

    구본무 회장이 떠난 이후 바통을 이어받은 구광모 회장이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것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선대 회장이라면 어떻게 처리했을지 반추해보는 것도 지혜를 얻는 길일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추이를 보면 그럴 것 같지 않아 우려스럽다.

    정세균 국무총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그래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전기차 배터리 거중 조정자론이 나오는 이유다.

    정 총리는 원내대표와 당 대표, 산자부장관, 국회의장 등을 거치며 소리·소문 없이 일처리를 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정 총리는 문재인 정부 내 산업계의 동향과 재계를 가장 잘 아는 분인 만큼 두 그룹을 설득할 적임자일 것이다.

    두 회장을 직접 만나 설득하거나, 여의치 않을 땐 재계 원로들을 동원해서라도 풀어야 한다.

    코로나19만도 너무 힘들고 벅찬 일인 줄 알면서도 LG-SK 간의 전기차 배터리 싸움이 선을 넘고 있기에, 더욱이 한국의 '전기차 굴기'를 위해서라도 총리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그린 뉴딜정책 성공의 첫 시발점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전쟁을 '화해', '이해관계 조정(강민석 청 대변인)'으로 마무리짓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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