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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대한민국에서도 '흑인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칼럼

    [칼럼]대한민국에서도 '흑인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김규완 칼럼]

    EPL 맹활약 손흥민 인종차별에 시달려
    대표팀 외국원정 때도 동양인 비하 세리머니
    스포츠 제노포비아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냐
    귀화 농구선수 라건아를 향한 한국인들의 인종차별 메시지
    피해자인 대한민국이 가해자가 돼서야

    손흥민(사진=연합뉴스)

     

    손흥민은 대한민국이 낳은 월드클래스 축구선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최고의 경기력으로 최고 수준의 몸값을 자랑한다.

    그런 손흥민은 다른 팀 팬들에게 '개고기' '원숭이' 운운하는 인종차별적 욕설과 행동을 수시로 겪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맨시티와의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 도중 고개를 돌려 기침을 했다가 노골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취급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 뿐이 아니다. 남자축구와 여자배구 대표팀은 외국 원정경기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눈찢기 세리머니'를 당한 적이 있다.

    인종차별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곳이 스포츠다. 스포츠 제노포비아(Xenophobia) 라는 말이 그래서 생겨났다.

    대한민국도 스포츠 제노포비아, 즉 인종차별에서 예외가 아니다.

    특히, 흑인 선수에 대해 심하다.

    라건아(사진=자료사진)

     

    라건아(전주KCC,31)는 미국 출신으로 본명이 리카르도 라틀리프이다.

    8년 전에 한국프로농구에 진출해 여러차례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그의 능력과 한국사랑을 인정받아 특별귀화를 통해 어엿한 한국인이 됐다.

    국가대표 센터를 맡아 아시안게임에 나가 동메달을 따고 남북대결 경기에도 출전했다.

    그런 라건아에게 시즌이 시작되면 각종 인종차별적 욕설과 댓글이 쏟아진다.

    "깜둥이(nigger)"라는 말은 일상적인 모욕이다.

    급기야 라건아는 올해초 SNS에 울분을 토로했다.

    라건아는 "한국인들로부터 매일 이런 메시지를 받는다.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나가야 한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격려는 커녕 더 커진 욕설로 되돌아왔다고 한다.

    미국프로농구(NBA)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최근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였던 콜린 캐퍼닉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무릎을 꿇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미국프로야구(MLB) 스타였던 토리 헌터는 최근 선수 시절 당했던 인종차별 경험을 밝혀 파문이 일었다.

    르브론 제임스나 토리 헌터에게 체험적으로 '흑인생명도 소중하다'.

    용기있게 앞으로 나선 그들은 많은 격려를 받았다.

    한국인 라건아에게도 마찬가지다. 라건아가 받아야 할 것은 욕설이나 차별이 아니라 격려와 포용이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비단, 라건아만이 아니다. 축구와 야구 등 한국 프로 스포츠에 진출해 있는 외국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인종차별은 스스로에게 침을 뱉는 것이나 다름없다.

    해외에서는 인종차별을 당하는 피해자이면서 국내에서는 가해자가 되는 이중적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금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뛰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Black Lives Matter '흑인생명도 소중하다' 구호가 대한민국에서도 유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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