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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 주기, 잡초 뽑기…60대 환경미화원 울린 청소업체



전북

    개밥 주기, 잡초 뽑기…60대 환경미화원 울린 청소업체

    환경미화원 "대표 집수리 등 건축 잡일 지시" 주장
    "자재도 법인카드로 구입…노조가입에 계약해지"
    대표 측 "강제성 없다" 반박…전주시, 진상파악 중

    환경미화원 김충성(69)씨가 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한 업무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남승현 기자)

     

    '대표 집수리하기, 개 밥 주기, 잡초 뽑기…'

    지난 2008년 전주지역 '환경미화원'으로 뽑힌 김충성(69·지체장애 4급)씨에게 내려진 업무이다.

    김씨는 과업을 지시한 사람을 전주의 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대행업체 대표이사 A씨의 남편인 B씨로 보고 있다. 그 지시에 환경미화원 여럿이 청소 일을 마치고 온갖 건축 잡일을 했다는 주장이다.

    김씨가 했다는 업무도 다양하다. "전주시 삼천동 4층짜리 A씨 소유 집과 서울에 사는 딸의 집을 수리했어요. 방범망 제작과 시공, 엘리베이터 바닥 땅파기, 벽돌 운반작업, 금이 간 곳 시멘트 작업과 미장 작업도 했죠."

    김씨는 A씨 집에서 개밥 주기와 개똥 치우기 잡초 뽑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머슴으로 학대를 받으면 12년간 살아왔다"며 "최근 노조가 설립되어 이제라도 권리를 찾기 위해 가입했더니 회사 측으로부터 계약만료 통보 6월 말 해고자가 된다"고 했다.

    A씨 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는 총 86명인데 이 중 10여명이 A씨 집 증개축 수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집수리에 사용된 자재 구입도 논란이다. A씨 집수리에 법인카드를 썼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김 씨는 "철제와 알루미늄 등 자재는 주로 전주지역 업체에서 법인 카드로 결제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렇게 이뤄진 집이 불법으로 용도 변경되고 증축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건물은 2015년 5월 일부 용도 변경과 증축됐고 2016년 옥상 증축 작업이 있었다"고 김씨는 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25일 오전 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휴가를 쓰고 기자회견장을 찾은 김씨는 "환경미화원을 비롯해 전주시와 시민에게도 사과해야 한다"며 "전주시는 A대표 업체와 계약해지, 불법 건축물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A씨 측은 김씨에게 사과를 하면서도 '갑질이 아니다'고 항변한다.

    A씨 남편 B씨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씨를 비롯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을 도운 것이지 강제로 일을 시킨 적은 없다"며 "법인 카드 결제에 대한 부분은 당시 착오가 있었고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불법 용도 변경과 증축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회사를 위해 일해준 김씨의 몸이 불편하다 보니 배려를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 점에 대해 사과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전주시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최근에 인지했고 회사 대표를 만나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문제가 확인되면 수사 의뢰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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