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대전지역 교사들이 많은 행정업무와 교권침해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교조 대전지부가 스승의 날을 앞두고 대전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교사 1864명을 대상으로 한 교직 생활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34.8%가 행정업무를, 26.6%가 교권침해를 꼽았다.
반면 수업이나 담임 업무로 힘들다고 한 교사는 각각 0.8%, 4.8%에 그쳤다.
교원 행정업무는 이달 초 공개된 학교 업무분장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어려움이 호소된 바 있다.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요청에 따라 시교육청이 유·초·중·고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전교조가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 별도의 행정직이 배치된 단설 유치원과 달리 대다수 병설 유치원에서는 교사가 거의 모든 행정업무를 도맡는가 하면 초등학교의 경우 10곳 중 9곳 이상의 학교가 계약제교원 신원조회 및 근로계약 체결 업무나 방과후학교 강사 성범죄 조회 및 계약 업무를 교사에게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은 학교 업무분장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장이 학교 여건을 고려해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대책으로 실질적인 행정업무 전담팀 운영(77.5%·복수응답)을 바라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고 교육청에서 업무분장 가이드라인 제시(51.8%), 학교장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업무분장(31.3%) 등이 뒤를 이었다.
'교직을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도 행정업무와 교권침해 관련 의견이 많았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함부로 대할 때', '교사인지 행정실 직원인지 헷갈릴 때', '학부모로부터 무리한 민원이 와도 교장이 무조건 참으라고 말했을 때', '수업보다 행정업무에 치여 힘들다고 하니 승진 포기했냐고 핀잔을 들었을 때'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교사들은 털어놨다.
그럼에도 70.4%의 교사는 '교사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긍정 답변을 했다.
또 '아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나'라는 질문에 8.4%는 '매우 그렇다', 60.5%는 '그런 편이다'라고 답했지만 24.2%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의 스승의 날 선물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교사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말한 셈이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교사들은 수업, 상담, 생활지도 등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게 최고의 스승의 날 선물이라고 입을 모은다"라며 "대전시교육청은 교사들의 간절한 외침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