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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기관총 공이, 불발된 대응사격…GP에 이상없나



국방/외교

    부러진 기관총 공이, 불발된 대응사격…GP에 이상없나

    원격사격체계 달린 KR-6 기관총, 공이 파손으로 대응사격 3번 불발
    8시 정각 대응사격 명령 내려졌지만 실제 사격은 13분 뒤에
    K3 사격한 뒤 14.5mm 고사총 확인, K6로 추가 사격
    1차 때 북한군 GP 하단, 2차 때 감시초소 조준사격

    육군 GP(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강원도 철원 최전방에 있는 우리 군 GP가 북한군의 총탄 공격을 당했을 때 아군 기관총 공이가 부러지면서 고장나 대응 사격이 최초 명령보다 10여분 이상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전방 경계 태세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3일 이번 GP 총격 사건의 개요를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 3일 07시 51분 탄흔 확인 후 08시 정각 대응사격 명령…기관총은 불발

    합참의 설명에 따르면, 사건은 3일 오전 7시 41분에 GP 관측실에서 근무하던 근무자들이 GP 외벽에 맞으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불빛을 보고 진동을 느끼면서 시작됐다. 보통 총탄이 소리의 속도(초속 약 340m)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이들은 몇 초 뒤 북쪽으로부터 총성을 들었고 곧장 비상벨을 눌렀다.

    해당 GP는 7시 45분에 전투준비가 완료됐지만 당시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북한군이 총탄을 어디서 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같은 상황이 대대 지휘통제실에 보고됐고, 부GP장이 관측실 앞으로 가서 확인한 결과 7시 51분 GP 오른쪽 벽면에서 3개의 탄흔을 확인했다.

    부GP장은 아군 GP 약 1.5km 전방에 있는 한 북한군 GP에서 이를 사격했다고 판단하고, 7시 56분에 이를 대대장에게 보고했다.

    당시 대대장은 출근 중이었고 차량에서 이를 보고받은 탓에 부대대장이 지휘통제실에서 8시 정각에 사격 명령을 내렸고, 1분 뒤 원격사격체계(RCWS)가 달린 KR-6(K6) 중기관총으로 사격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그래픽=연합뉴스)

     

    ◇ 기관총 공이 부러져 대응사격 명령 후 13분만에 K3 기관총 사격

    해당 GP에서는 응급조치를 시도했지만 또 불발이 났고, 3번의 시도 끝에 2분 뒤인 8시 3분 최종적으로 기관총이 고장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보고받은 연대장은 즉시 쏠 수 있는 5.56mm K3 기관총으로 사격하라고 지시했고, 우리 군은 8시 13분에 북한군 GP 하단을 향해 15발을 사격했다.

    지휘통제실의 사격 명령이 하달된 지 13분이 지나서야 최초 대응사격이 이뤄진 셈이다.

    이어 부GP장은 관측실 앞에서 탄흔을 하나 더 발견했고, 탄두도 발견한 뒤 이것이 북한군의 14.5mm 고사총(KPV) 총격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보고받은 사단장은 우리 군이 이에 상응하는 화기로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12.7mm K6 기관총으로 사격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GP에서는 오전 8시 18분에 북한군 감시초소를 조준해 K6 기관총을 15발 발사했다.

    군 당국은 1시간쯤이 더 지난 9시 35분에 대북통지문을 보내 현 상황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명하고, 북한의 입장을 묻는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처음에 피탄된 시각이 7시 41분, 탄흔이 확인된 시각이 7시 51분이었고 K3 기관총으로 대응사격을 한 것이 8시 13분이었으니 피탄으로부터는 32분, 탄흔 확인으로부터는 22분이 걸린 셈이다.

    추후 해당 KR-6 기관총을 분해해서 점검해 본 결과, 탄의 밑부분을 때리면서 격발되게 하는 공이가 부러져 발사가 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최전방 GP에서 이런 사실이 미리 파악되지 않아 대응사격이 늦어진 것은 대비태세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합참 관계자도 "KR-6 기관총의 기능고장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10분 이내로도 대응사격이 가능했을 테고, 그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이를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GP에서는 하루에 한 번씩 현장 점검을 하는데, 기관총의 노리쇠를 후퇴전진시키고 격발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이까지 점검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통상적으로는 기관총 사수가 노리쇠뭉치를 분해해서 점검하지는 않고, 정비대가 점검하는데 미리 확인하고 갈아끼우지 못한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 해명요구에 북한은 아직도 묵묵부답…유엔사 조사중, 우발적 사고에 무게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북한의 당시 의도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당시 안개가 끼어 시계가 제한됐고, 일상적인 농사 활동이 진행됐으며 북한군의 특이 동향이 없었다는 것 외에도 다양한 정보 출처를 통해 우발적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사건 발생 당시 GP 현장에서도 똑같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정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대북 감청을 통한 북한군 내부 상황전파 등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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