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전주에 온 뒤 실종된 A(29)씨의 시신이 지난 12일 오후 전북 완주군의 한 과수원에서 발견됐다. (사진=송승민 기자)
부산서 전주로 온 뒤 실종된 20대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숨진 20대 여성이 '전주 30대 여성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 '연쇄살인 사건'에 무게가 기울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실종된 A(29·여)씨는 12일 오후 3시 30분쯤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서 실종신고 1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A씨가 15일부터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A씨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지난달 15일쯤 부산에서 전주로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3일 뒤인 18일 자정과 19일 새벽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인근에서 '검은색 혼다' 차량에 탑승한 모습이 확인됐다.
경찰은 '전주 30대 여성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B(31)씨가 '검은색 혼다' 차량을 타고 다닌 점에 미뤄, A씨가 B씨의 차량에 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B씨 차량에서 A씨 머리카락 등 DNA가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서서학동 인근 한적한 장소에서 B씨가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목을 조르는 차 안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도 확보했다.
이에 B씨가 지난달 14일 전주에 사는 여성 C씨(34)를 살해한 뒤 며칠 후 A씨까지 살해하는 연쇄살인을 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B씨는 범행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에서 B씨가 'A씨를 살해하지 않고 차에서 내려줬다'는 진술을 했다"면서 "C씨에 대한 범행 대부분도 부인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실종된 A씨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 (사진=송승민 기자)
한편, B씨는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여동생이 연락되지 않는다"는 C씨 오빠의 실종 신고를 받은 뒤 B씨가 강력범죄에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고, 19일 C씨 지인의 남편인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다.
B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0시 40분쯤 전주시 효자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C씨를 차량에 태우고 자정을 넘어 전주의 한 마을로 이동해 살해한 뒤 이튿날 오후 임실군과 진안군의 경계지점인 교량 아래에서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가 300만 원 상당의 C씨 금팔찌를 자신의 아내에게 전달하고 C씨의 계좌에서 48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 '돈'을 노린 계획범죄로 보고 '강도 살인죄'를 적용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살인은 우발적이었다'면서 '강도' 혐의는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