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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가해자, 죄송하게 됐다 한마디 후 전화 끊었다"



사건/사고

    "경비원 가해자, 죄송하게 됐다 한마디 후 전화 끊었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5월 12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故 최희석 경비노동자 친형

     


    ◇ 정관용> 고인이 되신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의 친형님을 잠깐 연결해서 말씀 좀 듣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유가족>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동생분께서 그 아파트에 언제부터 근무하셨어요?

    ◆ 유가족> 1년 전 좀 넘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난달 21일 다툼이 있기 이전에는 별 문제 없었습니까?

    ◆ 유가족> 별 문제 없이 잘 근무를 했죠. 큰 문제 없이 ‘좋다’ 그러고 ‘재미있다’ 그러고. 그래서 잘했습니다. 근무 잘하고...

    ◇ 정관용> 경비 근무하는 게 좋고 재미있다?

    ◆ 유가족> 왜 그러냐 하면 거기 주민분들께서 협조를 많이 해 주시고 또 주민분들이 또 좋아하고 그러니까 칭찬받고 그러니까 좋았죠. ‘좋다’ 그러더라고요.

    ◇ 정관용> 지금 보도를 보면 그 아파트 경비실에 지금 주민들께서 다 일부러들 나오셔서 추모하시고 국화꽃 하는 거 보면 굉장히 관계가 좋으셨던 것 같더라고요. 그렇죠?

    ◆ 유가족> 네.

    ◇ 정관용> 아무 문제 없이 다니셨다 이거 아닙니까?

    ◆ 유가족> 아무 문제 없이 잘 다녔죠.

    ◇ 정관용> 그런데 도대체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거예요?

    ◆ 유가족> 잘 다녔는데 갑자기 23일날 근무하러 갔는데 주차를 통상적으로 평행주차를 하고 기어를 놓고 그 아파트가 주차난이 상당히 그렇습니다. 밀고 또 한 차를 밀고 또 그 사람 차를 미는데 뒤에 와서 내 차를 왜 미느냐. 차 건드리지 말아라 그래서 내 차 다시 원상복구시켜라. 그리고 원상복귀시키려고 미는데 그 사람이 쫓아와서 그때부터 시비가 붙어서 한 대 맞고 그 사람 시계 떨어지면서 얼굴 때리고 그렇게 시작이 됐죠.

    ◇ 정관용> 그리고 그냥 그날 하루로 끝난 게 아니라 계속해서 경비실을 찾아와서 그랬다고요?

    ◆ 유가족> 맞습니다. 경비실 들어가고 나오고 이런 화면이 계속 나옵니다. 화면이 계속 나오고 그때마다 얘가 너 왜 23일날 그래서 그렇게 해 놓고서 관리실에 소장님한테 끌고 가서 사표 받으라고. 문자도 다 여기 있습니다. ‘머슴’이라 그러고 ‘바보’라 그러고 이상한 행동을 해요, 같이 있으면서. 그러니까 얘가 그때부터 상심해서 퇴근해서 우리 집에 와서 울면서 얘기하더라고요. 힘들다고. 힘들다고 그러더라고요.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입주민 A씨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최모씨의 12일 경비실 모습. 지난달 21일과 27일,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주차 문제로 인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형기자

     


    ◇ 정관용> 그냥 그렇게 괴롭히기만 한 게 아니라 정확하게 폭행을 가했기 때문에 코뼈까지 부러진 거 아닌가요.

    ◆ 유가족> 확실하죠. 그건.

    ◇ 정관용> 그렇죠?

    ◆ 유가족> 네.

    ◇ 정관용> 오죽하면 그 지역주민들이 동생분을 병원에 입원시켰다면서요?

    ◆ 유가족> 입원시켰습니다, 지역주민들이. 그러니까 그만큼 입주민들이 경비원이 착하고 일 잘하니까 1차적으로 맞고서 1차적으로 자살 소동을 벌인 거죠. 왜 그러냐면 나한테 전화가 왔어요, 새벽 2시 넘어서. 형 나 죽을래 그래요. 그랬더니 왜 그러냐 그랬더니 맞고는 못 삽니다 그러는 거예요. 너 왜 그러냐, 도대체 왜 그러냐 그랬더니 조금 이따가 그 소리하고 전화를 안 받아요.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아침에서 전화 통화를 해 보니까 주민께서 와서 보니 사람이 완전히 코는 부어 있지, 얼굴도 부어 있지 다리도 부어 있지 그러니까 주민이 꼭 붙잡고 밤 새웠더라고요, 입원시켜서. 그렇게 된 상황이죠. 입원은 언제 했냐면 5월 5일날 했습니다. 그 과정은 다 지금 빠졌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가해한 가해자를 고발도 하셨고 지금 출국금지돼서 곧 소환된다고 합니다마는 그랬는데도 그 사이에 또 괴롭힘이 있으니까 이제 못 견디신 모양이군요.

    ◆ 유가족> 못 견디고 또 막 여러 가지로 심적 압박이 가서 사람 자체가 황폐화돼 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저하고도 대화를 많이 나눴고 처음에는 ‘그러지 마라’ 하고 타이르고 여러 가지 일이 많이 있었죠. 그리고 저는 자꾸 애가 마음이 약해지니까 강하게 만들려고 내가 혼도 내고 ‘좀 강해져라 왜 그러냐’ 밥도 못 먹는다 그래서 같이 가서 사다주고 그렇게 했죠. 주민들도 그렇게 하고요. 그렇게 했어요. 그래서 내가 죽기 바로 전에 죽기 몇 시간 전에 내가 꾸중을 더 했어요, 꾸중을 하지 말아야 되는데. 내가 동생한테 마음을 알아줬어야 하는데 이미 자기는 죽으려고 각오가 됐었어요, 계속. 그러나 그 정신력을 아주 강하게 만들어주려고 ‘그러지 마라, 그러지 말고 우리 같이 이렇게 해서 해야지’. 그런데 벌써 보니까 밥도 못 먹고 이게 죽만 먹고 있더라고요. 죽도 나중에는 안 먹으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더니 와서 그런 일이 벌어졌죠.

    ◇ 정관용> 이런 일이 있었으니 형님 마음도 참 미어지시겠네요.

    ◆ 유가족> 제 마음도 지금 안 좋습니다마는 제 마음이 더 안 좋은 이유가 뭐냐 하면 제가 이틀에 한 번, 3일에 한 번씩 이렇게 해서 제가 전화통화를 하고 가고 그랬잖아요. 그랬는데 얘가 조금 서운해졌는지 내가 형님이 자기를 나무라고 그러니까 내가 거기다가 감싸주고 그랬어야 했는데 그것도 안 해 주고 그러니까 힘들었겠죠, 더.

    ◇ 정관용> 동생분 이런 끔찍한 일 이후에 가해자 연락 전혀 없었나요?

    ◆ 유가족> 연락은 방송에 나오고 내가 방송 나가서 사정을 했어요. ‘이 동생 편히 가게끔 해 줘라’ 그랬더니 오늘 연락이 왔습니다.

    ◇ 정관용> 뭐라 그래요?

    ◆ 유가족> 오늘 연락이 와서 고개를 숙이면서 ‘죄송하게 됐다’고 그러고 어느 정도는 죄송하게 됐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왜 내 동생을 때리고 괴롭히고 코뼈를 분질러(부러뜨려)놨냐’ 그랬더니 전화를 딱 끊어요. 전화를 딱 끊어요.

    ◇ 정관용> 직접 나타난 것도 아니고 전화만 걸고?

    ◆ 유가족> 전화 끊기 전에 그랬어요, 그 사람이 끊기 전에. ‘정말 와라. 와서 내 동생 빈소에 와서 절 한번 하고 잘못했습니다 그러면 용서해 줄 용의도 있고 용서하고 그러고 나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나쁜 건 아니지 않느냐 죄가 나쁘지’. 그러다가 그렇게 하다가 ‘뭐 좀 알아보자. 왜 내 동생을 괴롭혔냐, 때리고, 코뼈 분질러놓고...’ 그랬더니 딱 끊어버려요.

    ◇ 정관용> 그리고 또 연락이 없고?

    ◆ 유가족> 네. 전화 걸어도 전화도 안 받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유가족>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의 친형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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