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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지옥 같던 16년…제주 지적장애 가족 등친 큰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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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단독]지옥 같던 16년…제주 지적장애 가족 등친 큰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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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이후 수급비 등 2억5천만 원 횡령 정황
    "왜 태어났냐" 폭언‧욕설에 폭행…강제노역 주장도
    "큰아빠 괴롭힘 없는 곳에서 편안하게 살고 싶다"
    큰아버지 "욕만 했다"…다른 의혹에 "억울하다"
    제주지방경찰청, 횡령‧폭행 등의 혐의로 수사 중

    "큰아빠가 우리 가족 안 괴롭히게 도와주세요."

    지적장애가 있는 주희(가명‧24‧여)씨는 지난 1월 29일 제주시내 모처에서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주희 씨뿐만 아니라 부모 모두 지적장애가 있다. 주희 씨 가족은 현재 큰아버지를 피해 장애인 쉼터에서 지낸다.

    주희 씨는 큰아버지(71)가 16년 동안 기초생활보장수급비 등 정부 지원금을 가로채고, 자신과 부모를 상대로 폭행,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한다. 또 부모에게 일을 시키고 제대로 급여를 주지 않았다고 했다.

    CBS노컷뉴스는 주희 씨와의 첫 만남 이후 2개월 동안 취재한 내용을 30일 공개한다. 오랫동안 지적장애 가족에게 가해진 고통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월 29일 제주시 모처에서 주희 씨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 "16년 동안 이어진 폭행‧폭언"

    큰아버지는 주희 씨가 8살이던 지난 2004년부터 주희 씨 가족을 관리했다. 이전까지 주희 씨 가족을 돌보던 친할아버지가 숨졌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큰아버지의 폭행, 폭언이 시작됐다고 주희 씨 가족은 주장한다.

    주희 씨는 "어렸을 때부터 큰아빠가 무서웠어요. 계속 맞았어요. 아빠도 맞고, 엄마도 맞고, 저도 맞고. 주먹으로 뒤통수를 치거나 뺨을 때려요. 부모님은 저보다 더 심해요. 아빠는 휴대전화로 콧등을 맞은 적도 있어요"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13일 서귀포시 모처에서 만난 주희 씨 아버지(61)도 2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큰형님이 주먹으로 막 때린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반복적으로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아파트 인근 복지관 사회복지사가 "큰아버지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주희 씨와 아버지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데려갔다. 당시 주희 씨는 목과 등 부위에 멍이, 아버지는 얼굴에 큰 혹이 나 있었다.

    주희 씨 어머니(사진 왼쪽)와 아버지. (사진=고상현 기자)

    인격 모독적인 폭언도 이어졌다고 주희 씨 가족은 주장한다.

    주희 씨는 "큰아빠가 아무런 이유 없이 우리 가족에게 왜 태어났느냐고 하고 욕설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어머니(56)도 "욕설이 심해요. 특히 너희 안 만났으면 주희 안 태어났을 텐데 왜 만났느냐고 했어요"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 2억 원대 수급비 횡령 정황

    주희 씨 가족은 폭행‧폭언뿐만 아니라 큰아버지가 16년 동안 기초생활보장수급비와 장애급여 등을 가로챘다고 주장한다. 할아버지가 숨진 2004년부터 큰아버지가 수급비 통장을 관리하며 마음대로 썼다는 것이다.

    주희 씨는 "큰아빠가 아빠 통장을 가져갔는데, 생활비를 따로 준 적이 없어요. 엄마, 아빠 다 합쳐서 한 달에 1~2만 원 정도만 줬어요"라고 말했다. 아버지도 "큰형님이 돈 모두 가져갔다. (이가 다 빠져서) 이도 해달라고 했는데 안 해주고, 내 돈으로 차 2대를 샀다"고 주장했다.

    2004년부터 최근까지 매달 지급된 기초생활보장수급비와 장애급여 등 정부지원금은 모두 2억5천만여 원이다. 하지만 현재 통장 잔액은 100만 원뿐이다.

    주희 씨 가족은 "그동안 사회복지관을 통해서 받은 쌀과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식당 반찬을 먹었다고 하는 등 제대로 생활비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2억 5천만 원'의 행방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주희 씨 가족이 사는 아파트 내부 모습. 벽면에 곰팡이가 슬고 벽지가 누렇게 변색된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돼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특히 주희 씨 가족이 사는 아파트 집 내부를 보면 집기도 변변치 않을뿐더러 도배도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 벽면 일부는 곰팡이가 슬었다. 지적장애가 있는 주희 씨 가족이 제대로 된 보살핌 없이 오랫동안 방치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

    ◇ "식당‧말 농장서 강제로 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희 씨 부모가 오랫동안 큰아버지가 서귀포시에서 운영하는 식당과 말 농장에서 강제로 일하고도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정황도 있다.

    7년 전부터 식당에서 설거지 등을 했다는 어머니는 손님이 없는 날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일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도 말 농장에서 말똥을 치우거나 식당 잔디를 깎는 등의 일을 했다. 가끔 1~2만 원만 받고 일했다고 주희 씨 부모는 주장한다.

    어머니는 "큰아빠는 돈도 제대로 안 주면서 매일 남편이나 저한테 일만 오라고 해요. 안 가면 너네 마음대로 살라고 하면서 욕해요"라고 주장했다.

    현재 주희 씨 가족이 바라는 점은 "큰아버지의 괴롭힘 없는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 그동안 지적장애로 제대로 항변조차 못 하고, 친척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던 한 지적장애 가족의 간절한 소망이다.

    주희 씨 가족이 살고 있는 아파트. (사진=고상현 기자)

    한편 제주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여청수사계는 장애인복지법 위반(폭행 등),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큰아버지를 입건해 수사를 하고 있다.

    해당 의혹에 대해 큰아버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간혹 훈계 목적으로 욕을 한 적은 있으나 주희 씨 가족을 때린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수급비 횡령 의혹에 대해선 "이틀마다 1~5만 원씩 용돈을 줬다. 수급비를 마음대로 쓴 적 없다. 다만 가계부 등 증빙서류를 마련하지 않은 점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강제로 일을 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가족이기도 하고, 집에서 노는 것보다는 일을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일을 시킨 것이지, 강제로 일을 시킨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특히 "평소 자식에게도 손찌검을 한 적이 없고, 봉사활동도 자주 한다. 이런 오해를 사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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