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E3 웹사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동아시아를 지나 유럽과 북미지역으로 빠른 확산세를 보이자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6월 개최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게임쇼 E3가 전격 취소됐다.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참가 예정이었던 E3가 취소되자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E3를 통해 연말 출시 예정인 차세대 콘솔 '엑스박스 시리즈X'에 대한 정보를 대거 공개할 예정이었다. 행사 취소가 불가피해지자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신 자체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방침이다.
엑스박스 총괄책임자인 필 스펜서는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엑스박스 디지털 이벤트'를 통해 엑스박스 시리즈X에 대한 소식을 게임유저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3는 항상 팀 엑스박스에게 중요한 행사였다"며 "이번 (취소)결정에 따라 우리는 엑스박스 커뮤니티와 '엑스박스 디지털 이벤트'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게임들을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닌텐도 역시 올해 E3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2012년 이후 공식 발표 행사를 지양하고 대신 자체 '닌텐도 다이렉트'를 통해 사전 녹화 발표 영상을 공개해왔다.
E3 취소로 참가가 불투명해진 닌텐도가 6월 닌텐도 다이렉트를 공개할지는 미지수지만 닌텐도 측은 "팬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 말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닌텐도는 공식 성명을 통해 "닌텐도는 우리 업계 모든 사람들, 즉 팬과 직원, 전시자,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E3 파트너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ESA의 올해 취소 결정을 지지한다"며 "팬들에게 우리의 활동과 제품에 대한 최신 정보를 주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 변경할 것이다. 한 해를 지나면서 공유할 내용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어쌔신 크리드 개발·퍼블리셔인 유비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기존 발표 회견 대신 팬들을 위한 디지털 쇼케이스를 선보인다.
유비소프트 측은 트위터를 통해 "팀과 선수, 파트너의 건강과 복지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 아쉽지만 E3 2020 취소 결정을 한 ESA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우리가 계획한 흥미로운 모든 뉴스를 공유하고 더 많은 것을 지켜볼 수 있도록 디지털 경험을 위한 여러 선택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인디게임 배급사인 디볼버 디지털(Devolver Digital)은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E3 는 우리 업무의 중요한 부분이었으며 전시회 취소로 인해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라며 "우리는 라이브 스트리밍 방식으로 '디볼버 다이렉트',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관사인 ESA(Electronic Software Association)는 "6월 E3 게임쇼에 준비됐던 발표 내용과 새로운 뉴스를 보여주기 위해 온라인 접근 방식을 회원사들과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게임사들이 독자적인 방식으로 자체 디지털 쇼케이스를 준비하고 있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앞서 취소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를 비롯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6월 일정까지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더군다나 소니가 올해 E3 불참을 선언한데다 2월에는 E3 참가자 명단과 출전 목록 유출로 ESA가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면서 체면을 구긴 바 있다.
게임사들이 디지털 쇼케이스 등 자체 발표 행사를 추진할 경우 향후 E3 영향력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