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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코치' 대동하고도 횡설수설…신천지發 의혹 더 키웠다



사건/사고

    이만희, '코치' 대동하고도 횡설수설…신천지發 의혹 더 키웠다

    • 2020-03-03 05:15

    어제 코로나 19 확산사태 이후 첫 기자회견
    두 번 큰 절 했지만…메시지는 '잘못 따질 때 아냐'
    본인 검사 결과 설명도 '횡설수설'한 이만희…
    측근들은 '논란 차단' 급급 지적…더 커진 의혹들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전달 받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이단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씨가 2일 코로나 19 확산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질문에 답했지만, 내부 상황은 물론 자신의 검사 결과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오히려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씨는 사죄의 뜻을 표하면서도 '지금은 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만큼은 분명하게 강조하면서 애초 논란 차단과 책임 회피에 회견의 방점이 찍혀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뒤따랐다.

    ◇ 이만희 "사죄한다" 두 번 절했지만…"잘못 추궁할 때 아냐" 책임회피

    이씨는 이날 오후 3시쯤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천지를 대표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회색 양복과 노란색 넥타이 차림에 마스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착용한 채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며 두 차례 엎드려 절을 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제는 누구의 잘잘못을 추궁할 때는 아닐 줄 안다"고 두 차례 강조하며 "제가 보건대 오해를 하고 있는 분도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놓인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면서도 '신천지 책임론'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씨는 또 "우리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정부에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내부) 모임을 다 피하고, 중지했다. (시설도) 다 폐쇄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발이 없어 협조를 잘 못하는 이런 지경에 있다"고 덧붙였다. 신도 명단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등 정부에 비협조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내부 활동이 차단돼 자체 상황파악이 어렵다'는 대응 논리를 마련한 것으로 읽힌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해 기자회견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 본인 몸상태도 '횡설수설'…관계자들은 "여기에만 있었다고 하세요" 밀착 코치

    당초 신천지 안팎의 감염 확산세 속에서도 수일 째 잠행하던 이씨가 공개 기자회견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정확한 현황 설명과 대응책, 각종 상황 은폐 의혹을 둘러싼 해명 등이 준비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그러나 이씨는 본인의 감염 여부를 설명할 때조차 신천지 관계자의 '조언'을 필요로 하는 등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여과 없이 노출했다. 그는 '최근 진단검사를 언제, 어디에서 했고 결과는 어떻게 나왔느냐'는 CBS 취재진의 질문에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씨는 이 답변 직후 옆에 있던 신천지 관계자로부터 '음성 결과로 나왔다'는 말을 전해 듣고서야 "음성이라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고 있다"고 첨언했다.

    또,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매년 10월이 되면 제가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 왜냐하면 독감, 이런 것에 걸리면 사람들을 만나 접촉하면 안 될 거 아닌가. 그래서 접종을 했는데, 이번에도 빨리 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기다렸다"고 다소 횡설수설하는 모습도 보였다.

    신천지 관계자는 회견 도중 이씨가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내놓자 '답변을 정정하라'는 취지로 '밀착 코치'를 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에 코로나 19 검사를 받았다는 이씨는 '언제 이곳(연수원)에 왔는가. 계속 이곳에 머물렀나'라는 질문에 "일을 봐야 되는데, 한 군데 가만히 있을 만한 팔자가 못 된다"며 "(지난달) 17일에 왔다가, 왔다 갔다 했다"고 답했다.

    이 답변대로라면 이씨가 감염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격리 대신 외출을 택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자 바로 옆에 있던 신천지 관계자는 이씨에게 "움직이지 않고 여기에 있었다고 하시라"고 조언했다. 밀담 수준의 작은 목소리였지만,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중계됐다.

    신천지 측이 이씨와의 질의응답을 황급히 마치려하자 취재진들 사이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신천지식 논란 차단법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이들은 이후 해당 장면에 대해 '검사를 받으러 외출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 신천지발 혼란‧의구심 더 커져…방역 당국도 '이만희 재검사' 시도

    회견이 이처럼 혼란스럽게 전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이씨를 배후에서 조종하는 실세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표까지 나왔다. '음성 판정이었다'는 이씨의 검사 결과마저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기자회견 후 오히려 신천지를 둘러싼 의구심이 더욱 증폭된 모양새다.

    경기도 역시 이씨가 보건 당국이 아닌 민간 기관을 통해 받은 검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이날 사실상 강제로 코로나 19 검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신천지 측이 불응하자 이재명 지사가 직접 평화 연수원 현장으로 출동하기도 했다. 결국 이씨는 오후 늦게 과천보건소에서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사를 받았다.

    한편 이씨가 앞서 검사를 받았다고 주장한 민간 기관은 통일교 재단 소유로 알려진 'HJ매그놀리아 국제병원'으로, 경기 가평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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