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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80% 입원 필요없다지만…"방역에는 입원 필요해"



보건/의료

    환자 80% 입원 필요없다지만…"방역에는 입원 필요해"

    2월 29일 오후 4시 기준 확진자 대비 사망자 0.5% 남짓
    전문가 "대다수는 초기 증상 좋아지고,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
    사망자들은 모두가 기저질환 확인, 다수는 고령자
    정부, 중증도 환자 분류 기준 만들어 입원·이송 처리
    질본 "의학적 문제와 보건학적 문제는 달라"
    "감염된 상태에서 전파 없고 지역사회에서 치유돼야"
    경증이라고 무조건 입원 불필요한 건 아니라는 뜻

    (사진=자료사진)

     

    정부는 대구 지역의 사례를 근거로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80%는 별다른 의료적 치료 없이 진통제나 해열제 정도만 필요한 경증 환자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사망자를 초래하기도 했던 대구 지역의 병상 부족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지도 주목된다. 다만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전파 등을 막기 위해선 경증 환자라고 입원을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을 맡고 있는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지난달 2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시와 대구시 의료인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약 20%의 정도가 호흡기 증상이 있어 의료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고, 이 가운데 5% 정도가 기저질환이 있는 등 주의깊게 지켜봐야 하는 환자들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확진자 3150명 가운데 사망자는 17명으로 전체의 0.5% 정도다. 사망자 모두가 기저질환이 확인됐고 다수는 고령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확진자 가운데 중증 환자는 6명, 심각한 상태에 있는 환자는 10명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또한 전체의 0.5% 안팎에 해당한다.

    정부의 분류에서 '위중 환자'는 기계호흡 또는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사용하는 환자이고, '중증 환자'는 산소치료를 받는 환자들이다.

    따라서 코로나19 환자들의 대부분이 입원 치료 등이 필요 없이 자택에서 쉬거나, 약을 복용하는 것 등의 방법으로 낫는다는 판단은 어느 정도 유효한 셈이다.

    지난달 28일 분당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다수는 감염되고 초기에, 즉 며칠 후에 증상이 좋아진다. 그냥 감기처럼 앓고 지나간다"며 이같은 설명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다만 사망자들 가운데는 고령 등 위험 요인이 있는데도 대구 지역의 병상 부족 문제로 자가격리 중 숨진 사례가 있다. 지난 27일 숨진 13번째와 다음 날 숨진 14번째 사망자가 이같은 경우다.

    대구시는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오전 9시 기준으로 대구 지역 환자는 2055명이고, 751명이 입원했다고 밝혔다. 36%의 환자가 입원한 것이니 전체로 보면 3분의 1이 조금 넘는 적은 숫자이고, 정부의 판단인 20%보다는 많은 수가 입원한 셈이다.

    정부는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전날부터 중증도 환자를 분류하는 기준을 만들어 해당하는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입원시키고, 병상이 모자랄 경우 타 시도에 있는 상급병원으로 이송시키고 있다.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대폭 환자가 늘어 생겨난 대구 지역 병상 부족 문제가 곧 해결될 수 있을지도 주목되지만, 당장 그렇게 되기는 또 어려운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이같은 코로나19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환자의 대다수가 경증이라는 '의학적' 문제와, 지역사회 전파 여부까지 감안하는 '보건학적' 문제는 다소 차이가 있어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중국에서 발표된, 4만 건 이상의 환자 사례를 분석한 논문을 통해 김 차관의 설명을 뒷받침했다.

    그는 이 논문을 인용해 81%가 경증, 즉 면역력으로 이겨내거나 해열제 등 대증적 치료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19% 가운데 14%는 중증에 가깝고, 5% 정도는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더욱이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우리나라에서 6명의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해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를 전 세계 16개국 103명의 환자로부터 분리한 유전자 염기서열과 99.9% 이상에서 100%까지 거의 일치한다고 발표했었다.

    따라서 해외 사례를 우리나라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겠지만, 권 연구원장은 이와는 또다른 문제로 효과적인 치료나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선 어느 정도는 입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함께 드러냈다.

    그는 "방역이라는 것은 보건학적 영역도 고려돼야 하는데, 이는 감염돼 있는 상태에서 전파가 이뤄지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치유가 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감기에 걸린다고 무조건 병원에 입원하지는 않는 것처럼, 의학적인 경과로만 따지면 증상이 가볍기 때문에 입원이 필요없을 수 있지만 경증의 감염자도 코로나19를 다른 사람들에게 옮길 수는 있기 때문에 방역의 관점에서 또 한 번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대구의 이단 신천지 관련 감염자들과 같은 경우에서처럼, 실제로 일부 자가격리 대상자들이 지침을 어기고 지역사회를 돌아다녔던 사례들까지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권 연구원장의 말은 경증이라고 해서 입원이 무조건 '불필요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방역당국은 이같은 요인을 모두 감안해 지침에 포괄적으로 담기 위해서 환자에 대한 분류와 그에 따른 관리 방법을 전문가들과 계속 논의해, 빠른 시간 내에 이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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