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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눈먼 욕심 약국 불법 '길 트기'…경찰 수사 손길 못 미치나



경남

    [단독] 눈먼 욕심 약국 불법 '길 트기'…경찰 수사 손길 못 미치나

    100m 철제 울타리 불법 철거 '범인' 못 잡고 기소중지
    약국 앞 공공녹지 무단 훼손 4~5명 입건··수사는 지지부진

    올해 1월 양산부산대병원 건너편 약국단지 앞 '공공공지'가 불법통행로로 이용되고 있다. (사진=이형탁 기자)

     

    경찰이 사실상 수사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양산부산대병원 인근 약국 앞 공공공지가 1년이 넘도록 무단 훼손돼 불법 통행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사람들이 다닐 수 없도록 완충 녹지 역할을 하는 공공공지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철제 울타리와 나무가 인근 약국들의 눈먼 욕심 탓에 통째로 철거되고 뽑혀도 수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관련기사 1월 28일 자 CBS노컷뉴스 [단독] 나무까지 뽑아 불법 통행로? 약국 손님 경쟁에 눈 멀었나)

    줄줄이 늘어선 약국가 앞에 설치된 철제 울타리가 강제 철거된 건 지난 2018년 11월 30일 오후 6시 30분쯤.

    양산시가 녹지 보호와 보행자 안전 등을 이유로 설치한 공공시설물이지만 누군가에 의해 철거됐다.

    길이 100m, 높이 90cm에 이르는 철제 울타리가 순식간에 철거됐다는 건 많은 인원이 동원됐고 목격자도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철거 현장을 목격한 제보자는 철거 인원만 해도 10여 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양산부산대병원 인근 양산시장 명의 공공공지 출입금지 안내 푯말. (사진=이형탁 기자)

     


    제보자와 양산시는 공용물건 손상 등의 혐의로 그해 12월 초 그 '누군가'를 고소·고발했지만, 경찰은 이를 밝혀내지 못했다.

    누구도 피의자로 특정하지 못한 채 다음 해 1월 말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두 달가량 수사를 했지만, 아무것도 찾아낸 것이 없다는, 사실상 수사 종결이다.

    경찰이 엄청난 양의 철제 울타리를 옮길 차량과 10여 명에 이르는 철거 인원, 주변 목격자, CCTV 등을 꼼꼼히 확인했더라면 단서 하나 못 찾을 리 없지만, 그대로 수사를 끝냈다.

    게다가 당시 철제 울타리가 설치된 이후 인근 약국 등 상인들의 반발이 있던 상황이어서 그 '누군가'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수사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묵인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경찰의 부실 수사 탓에 이곳은 여러 차례 훼손되고 인근 약국들은 사유 재산 물인 양 통행로로 대놓고 사용했다.

    양산시가 지난해 6월 통행을 막기 위해 녹지를 조성하자마자 불법 훼손은 또 시작됐다.

    지난해 5~6월쯤 한 남성이 양산부산대병원 인근 공공공지에 출입 안내 매트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CCTV영상 캡쳐)

     


    양산시장 명의의 공공공지 출입금지 안내 푯말이 버젓이 있지만, 약국 손님이 공공녹지를 가로질러 걸어오도록 유도하기 위한 길을 만들었다.

    시는 또다시 경찰에 고소했고, 다행스럽게도(?) 철제 울타리 불법 철거 당시에는 없었던 CCTV가 설치되면서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누군가가 나무 한 뭉텅이를 그대로 뽑고 홀연히 자리를 뜨는 장면을 황당하다시피 지켜보는 시민의 모습은 물론 잔디를 짓밟고 잔가지를 치는가 하면 출입 유인 매트를 설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 (사진=자료사진)

     


    경찰은 특정 약국 관계자 4~5명을 공공공지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입건한 상태다.

    제보자가 제공한 CCTV 등의 관련 증거를 토대로 수사가 두 달째 진행중이지만 이번에도 더디기만한 상태다.

    수사가 지지부진할수록 공공 녹지는 약국들의 불법 통행로로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중이라 자세한 사항은 말씀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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