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수위높은 성희롱 경희대 의대 男단톡방, 증거인멸 시도까지



사건/사고

    수위높은 성희롱 경희대 의대 男단톡방, 증거인멸 시도까지

    경희대 의대 남학생들, 단톡방서 학내 여학생들 상대로 성희롱 발언 지속
    조사 받은 뒤 "대화 내용 지우자" 제안하며 증거 인멸 시도
    가해 학생 3명에게 공개사과문 등 징계
    "교내 처벌로는 부족" …학내 일각에선 공론화 요구 움직임

    (사진='의학과·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경희대 의과대학 남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희대 등에 따르면 경희대 의대 학생자치기구인 '인권침해사건 대응위원회'(인침대위)는 단톡방에 참가했던 한 남학생의 제보로 지난 9월부터 이 사건을 조사한 뒤 최근 사건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화방에는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남학생 8명이 있었으며, 이중 A·B·C씨 등 3명이 동아리 동기 여학생과 선배 등을 상대로 성희롱과 모욕적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톡방에서는 "○○는 빈약해서 내 취향이 아니다", "○○가 위를 좋아하네"(상상에 기반한 발언), "핥고 싶다", "쪼임 ㄱㅊ?"(상상에 기반한 발언), "○○학번 먹고싶다는 줄", "○○○랑 ○○○ 모텔 가나보지" 등의 대화가 오갔다.

    가해 학생들이 단톡방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자리에서도 학생들을 상대로 성적 발언을 했다는 데에도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이 일치했다고 인침대위는 전했다.

    제보를 한 학생 D씨는 사건 신고 취하와 재접수를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침대위에서 상임위원간의 의견 불일치로 사건 처리가 지연되자 D씨는 가해 학생들을 같은 수업에서 마주하게 될 때의 불안감, 폐쇄적인 의대 사회에서의 인식 등을 이유로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D씨는 교내 전문기관인 성평등상담실에도 사건을 접수했지만 "많은 절차가 필요해 올해 안에 해결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인침대위에 사건을 다시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침대위는 "가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발언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성희롱과 모욕을 지속했고, 추후 카톡 내용이 유출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주기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지난 달 19일 조사를 받은 뒤 다른 7명에게 연락해 "다음날 함께 모여 채팅 내용 중 문제가 될 내용을 다 같이 삭제하자"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 D씨에게도 "동아리 담당 지도교수를 직접 찾아가 교수의 압력으로 인침대위의 사건 처리를 무산시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의학과·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인침대위는 지난 달 29일 가해 학생 3명에 대해 공개 사과문 작성과 동아리 회원 자격 정지, 학사운영위원회 및 교학간담회 안건 상정 등의 징계를 의결했다. 가해자들과 같은 학번으로 해당 동아리에서 활동한 남학생 전체에게 경고 처분도 내렸다.

    조사에서 가해자 A씨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고, C씨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의 행위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진술했다고 인침대위는 전했다. 가해자 B씨는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학생 4명은 "단체 채팅방에서 주기적으로, 빠르게 내용이 삭제돼 사건의 대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공개 사과문을 내고 "조사를 받고 난 뒤 단톡방을 다시 처음부터 읽어보니 저희가 저지른 행동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면서 "당시에는 단순 농담거리라고 생각했지만, 사건을 돌이켜보니 발언들 하나하나가 모두 피해자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진행될 학교 조사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징계 절차에 따라 내려질 징계 결과를 응당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B씨도 공개 사과문에서 "앞으로 오래도록 같이 볼 친구들인데 이번 사건으로 친구들이 상처받았다고 생각하니 무릎 꿇고 사과하고 싶다"면서 "피해자들이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임을 망각한 채 험담을 했고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가해자 C씨의 공개 사과문은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내 일각에선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지난 28일 "교내 처벌로는 부족하다"며 페이스북 '의학과·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지에 사건 보고서를 올렸다. 게시물 댓글에는 "참으로 추하다", "형사처벌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저런 학생들이 어떻게 의사를 하나"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