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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사과하는 아베?…'日 풍자 예술제' 살펴보니



아시아/호주

    과거사 사과하는 아베?…'日 풍자 예술제' 살펴보니

    아베 신조 분장 연기자 "침략전쟁으로 많은 사람들 모욕해 죄송하다"
    맥아더-히로히토 일왕 분홍색 하트모양과 함께 풍자
    무사시 함상 기념사진서 히로히토 일왕 삭제 후 대포사진 노출
    일본, 히로히토·아베 풍자 작품에 불편…오스트리아 전시회 후원 취소

    오스트리아 무제움 콰르티의 '재팬 언리미티드(Japan Unlimited)' 전시회 홍보영상의 첫 장면. 도쿄전력 간부들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사과하는 모습이다. (사진=MuseumsQuartierWien 유튜브 캡처)

     

    일본 정부가 오스트리아의 한 예술 전시회를 후원했다가 히로히토 전 일왕과 아베 신조 총리 등을 풍자한 작품이 전시되자 후원을 전격 취소하면서, 예술제에 출품된 일본풍자 작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일본-오스트리아 국교 150주년 기념으로 지난 9월 26일 개막한 '재팬 언리미티드(Japan Unlimited)' 전시회에 후원의 일종인 '공인(公認, 공식 인정)'으로 참여했다가 지난달 30일 후원을 전격 철회했다.

    전시회가 일본에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국교 150주년 기념 전시회 공식 후원을 전격 철회할 만큼 일본을 불편하게 한 작품은 무엇이었을까.

    아베신조 총리로 분장한 일본 작가 아이다 마코토(54)가 한국과 중국에 과거사 관련 사죄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사진=일본 SNS 캡처)

     

    눈에 띄는 작품은 아베 총리가 과거사와 관련해 사죄하는 모습을 담은 풍자영상물이다.

    풍자영상물에서 아베 총리로 분장한 일본 작가 아이다 마코토(54)는 "우리는 다른 강대국들과 같이 약한 나라를 식민지화하고 침략전쟁을 했다. 많은 사람을 모욕하고 상처를 입혔고 죽였다. 죄송하다"면서 공식 석상에서 한국과 중국에 영어로 사죄 연설을 하고 있다.

    과거사를 부정하는 아베 정권을 풍자한 것이다.

    태평양전쟁의 개전과 항복을 결정한 히로히토 전 일왕을 풍자한 작품도 일본의 심기를 건드렸다.

    해당 작품은 자신이 처형될 것을 두려워한 히로히토 전 일왕이 여러 공작 끝에 일본 주둔 연합군 최고사령관인 맥아더를 찾은 모습을 '분홍색 하트' 모양과 함께 풍자하고 있다.

    자신이 처형될 것을 두려워한 히로히토가 일본을 점령한 맥아더 장군을 찾아간 모습(좌)과 풍자한 작품(우) (사진=일본 SNS 캡처)

     

    풍자 작품 속 선글라스를 낀 맥아더 장군은 여유롭게 짝다리를 짚고 파이프를 물고 있으며, 히로히토 전 일왕은 얼음처럼 굳어있다.

    이외에도 1943년 6월 24일 히로히토 전 일왕 봉행 시 찍은 무사시 함상에서의 기념사진에서 히로히토를 삭제한 후 대포 사진으로 채워 넣은 사진, 방사선 방호복에 일장기 형태로 새겨진 피가 아래로 흐르는 모습을 형상화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를 강렬하게 비판한 오브제 등도 일본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 큐레이터 마르셀로 파라베골리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이번 전시에 일본에서 정치·사회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을 담은 예술의 한계와 기회에 도전하는 가장 활동적인 작가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1943년 6월 24일 히로히토 전 일왕 봉행시 찍은 무사시 함상에서의 기념사진서 히로히토를 삭제한 후 대포사진으로 채워 넣은 사진. (사진=MuseumsQuartierWien 유튜브 캡처)

     

    방사선 방호복에 일장기 형태로 새겨진 피가 아래로 흐르고 있다. (사진=MuseumsQuartierWien 유튜브 캡처)

     

    '재팬 언리미티드' 전시회에는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에 참가한 예술가 집단 '칭퐁(Chim↑Pom)' 등도 작품을 출품했다.

    일본 내 여론은 들끓었고 특히 일부 일본 국회의원이 외무성에 전시회 관련 조사까지 요청하면서 일본 정부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난달 30일 후원을 철회했다. 주오스트리아 일본 대사관은 전시회를 본 결과 상호 이해와 우호 관계를 촉진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해 공인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내부에선 이번 전시회 후원 취소와 관련해 '반일 전시회 후원 취소는 당연하다'는 찬성 여론과 '해외에서까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반대 여론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 후원 취소에 찬성한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오스트리아 국교 150주년 기념 전시회에서 반일 증오가 전시된 것(sh**)", "아티스트가 아니라 반일증오 집단이다. 이런 데에 세금 낭비하지 마라(smi***)", "이건 예술도 풍자도 아니다(YATU***)"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교도통신은 이번 후원 취소를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소녀상 전시 취소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의 연속 선상에 있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불관용 문제가 해외에 파급됐다"고 했다.

    MuseumsQuartierWien 재생목록에 Japan Unlimited 목록이 있지만, 클릭시 '삭제된 게시물'이라는 표시가 나온다. (사진=MuseumsQuartierWien 유튜브 캡처)

     

    현재 무제움 콰르티에 공식 유튜브에 있는 'Japan Unlimited' 관련 재생목록은 일본의 강력한 항의 때문인지 삭제된 상태다.

    다만 일본정부가 후원을 철회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무제움 콰르티에 측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사과하는 도쿄전력의 모습을 첫 장면으로 하는 'Japan Unlimited - Exhibition Trailer' 홍보영상을 다시 올렸다.

    일본 정부의 후원 철회로 전시회는 일본 정부의 로고를 뺐지만, 전시는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4일까지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중심부에 자리한 무제움 콰르티에의 창작 공간 Q21에서 무료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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