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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뒤끝작렬]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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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사태 기점으로 여야 간 총력전...상대를 공격하고 지지층 결집
    여권에 비우호적 여론 커지면서 촛불이 만들어준 정치지형 또 요동
    與 '중도층 어디 가겠냐' 판단...다시 열린 중간지대가 핵심 승부처

    (그래픽=연합뉴스)
    '적대적 공생'은 완벽한 주도권을 가지기 힘들 때 쓰는 전략이다. 전체 판을 끌고 갈 능력이나 환경이 되지 않으면 크게 힘을 빼지 않고 적당히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상대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 그럴 경우 지지층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는다. 그러면 선거에서도 크게 불리해진다.

    이런 의미에서 '적대적 공생'은 안정적인 길이면서도 확장과 발전이 없는 방법이다.

    과거 독재 정권때 북한과의 관계를 '적대적 공생' 관계로 조망하는 의견도 있지만, 국내 정치에서도 심심치 않게 목도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이어지는 동안 보수정당은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이 기간에 민주 계열의 정당은 패배주의에 빠져 '2등 전략'에 매몰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촛불 혁명이 정치 지형 자체를 바꿔 버리면서 둘 간의 힘의 균형 추는 더불어민주당 쪽에 가까워졌다. 앞으론 웬만하면 민주당이 각종 선거에서 이길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는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이런 분석도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효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을 뽑을지를 묻는 설문조사(한국갤법, 10월 첫째주)에서 양당 사이 격차가 6%포인트로 좁혀졌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반으로 줄어 든 것이다.

    이젠 여야 대결은 정치를 내팽긴 채 '광장 정치'만 자극하는, 한숨을 자아내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양측의 말은 더욱 감정적이고 날카로와 졌다.

    공히 거대 양당이 '적대적 공생'의 늪에 빠진 것이다.

    '적대적 공생'은 광장의 세(勢) 싸움에서 봤듯이, 극심한 갈등과 이를 자양분으로 삼는 지지층 결집을 통해 작동된다. 그에 대한 후유증은 간단치 않다.

    여권에서는 여론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조 장관을 밀어부친 전략적 오판을 하면서 적대적 공생의 늪에 빠졌다.

    모든 국정 현안을 빨아들이는 '조국 블랙홀'에서 제때 빠져나오지 못하고 꺼내 든 것이 2등이 쓸법한 전략이었다.

    검찰의 과잉 수사를 비판하고 조 장관 가족에 대한 무죄 추정의 원칙만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여권은 큰 내상을 입었다.

    촛불 정권이 3년도 안돼 보수정당과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는 모습 자체가 많은 진보.중도 지지층에게 회의감이 들게 만들고 있다.

    여권에서는 아직 내년 총선까지 5개월 정도가 남았고, 그렇다고 중도층 유권자들이 한국당으로 돌아서겠느냐는 낙관론도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 조국 사태는 일관되게 대여 '적대 정책'을 구사하다가 한국당이 한 건 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검찰과 언론이 만든 판에 숟가락을 얹은 것이다.

    한국당이 조 장관 사태로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이 상황이 일단락되면 무엇을 할지도 불분명하다.

    한국당은 조 장관이 만들어 준 이 판이 사라지면 자생적으로 정국을 주도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헤맬 가능성이 크다.

    국감 와중에 잇따른 막말.욕설로 구설수에 오르고, 의원 20명은 동물국회를 연출한 패스트트랙 관련 검찰 수사에 불응하면서 점수를 깎아 먹고 있는 게 그 징조다.

    그럼에도 조국 사태를 겪는 과정에서 정치 지형에 다시 틈새가 생긴 건 분명해 보인다.

    정치를 양단으로 끌어당기는'적대적 공생'의 결과다. 내일신문 여론조사(지난달 26일~이달 2일)에서는 무당층이 여야를 제치고 36.1%로 가장 높았다.

    잊혔던 안철수 전 의원이 갑자기 주목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총선과 대선의 결과를 주도한 것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소외시키고 있는 중도층이었다. 이 틈새를 메우는 쪽이 더 큰 땅을 차지할 것이다. 그런데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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