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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여경·버닝선대인…왜 여혐이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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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대림동 여경·버닝선대인…왜 여혐이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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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닝선대인’... 성폭력 범죄를 사소화, 희화화
    “혐오 양비론은 오히려 중립성 잃는 것”
    대림동 여경 논란..‘세금 기생충’비하에 국민청원까지
    페미니즘은 나쁘다? 백래시 보도에 대한 문제의식 필요

    ■ 방 송 : FM 98. 1 (06:05~06:55)
    ■ 방송일 : 2019년 5월 20일 (월요일)
    ■ 진 행 : 이강민 앵커 
    ■ 출 연 : 이재호 기자 (한겨레21)




    ◇ 이강민> 굿모닝뉴스의 사회팀장, 한겨레21의 이재호기자. 어서오세요.

    ◆ 이재호> 네, 안녕하세요.
     
    ◇ 이강민> 오늘은 어떤 주제 가져오셨습니까?
     
    ◆ 이재호> 조금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버닝선대인, 대림동 여경.. 여성혐오의 실체는?”입니다.
     
    ◇ 이강민>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볼까요?
     
    ◆ 이재호>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종교계의 낮은 성인지감수성에 대해 먼저 지적하면서 운을 떼려고 합니다..
     
    ◇ 이강민> 이재록 목사가 떠오르는데요 지난주에 저희도 방송에서 잠깐 언급했는데. 항소심 판결에서 1년형이 추가됐다고요.
     
    ◆ 이재호> 그렇습니다. 20대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수십 차례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 16년을 선고했습니다.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보다 형량이 늘었난 겁니다.

     
    ◇ 이강민> 이른바 종교계 미투사건으로 불린 사건 중에 가장 심각한 사건이 아니었나 싶어요.
     
    ◆ 이재호> 이번 판결을 계기로 종교계의 성인지감수성 전반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부설 기관인 기독교여성상담소가 경찰청 자료를 분석해 파악한 내용을 보면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전문직 직업군 1위가 목회자였습니다.  
     
    ◇ 이강민> 굉장히 심각한 문제네요. 
     
    ◆ 이재호> 그렇습니다. 같은 교회를 다니면 사실상 가족처럼 지내잖아요. 그래서 종교계 미투는 사실상 가족에 의한 친족 성폭력과 유사한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거든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에서 화두가 됐던 ‘그루밍 성폭력’이라 더 큰 문제다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 이강민> 그렇군요. 교회의 문제를 직시해야 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이재호> 그렇습니다.  보통 사회조직은 그렇게 현실을 맞닥뜨리는 것을 피하는 경우가 많아요. 종교계 미투도 그런 양상을 보이는 것 같고요.
     
    ◇ 이강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 이재호> 지난해 제주도에 500명의 예멘 난민이 들어올 때 나왔던 우려가 있습니다.  무슬림이 한국에 들어오면 성범죄가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리고 이와 관련된 무슬림의 범죄 뉴스들이 광범위하게 유포됐습니다. 주로 전세계에서 일어났던 범죄 중 무슬림이 가해자인 내용이었고 가짜뉴스도 섞여 있었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일부 보수 기독계에서 조직적으로 이런 뉴스들을 퍼뜨렸다는 사실이 알려졌었죠. 
     
    ◇ 이강민> 네 그런 뉴스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 이재호> 하지만 통계를 분석해보면, 현재 한국사회에 개신교계 목회자의 성범죄 건수가 가장 많은 겁니다. 물론 한국사회에서 신자수가 많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현실은 묻히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현실에서 가해자인 경우가 많은데 잠재적인 무슬림 가해자를 내세우면서 스스로를 교묘하게 잠재적 피해자로 전환하는겁니다. 이렇게 되면 진짜 피해자의 목소리가 실종되는 문제가 생기고 그러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되는 거지요.
     
    ◇ 이강민> 결과적으로 종교계 전체의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군요. 그런데, ‘성인지 감수성’.. 안희정 미투 사건 판결에서 언급이 되면서 이 단어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일부에선 이런 개념들이 공격받기도 한다고요?
     
    ◆ 이재호> 그렇습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김용민 브리핑>의 ‘우먼스플레인’이라는 코너에서 이선옥 작가와 성인지감수성이 재판에 인용된 것에 대해 설명한 방송이 있습니다. 성폭력과 관련해 무고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남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한건데요. 전형적인 백래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본 내용은 이선옥 작가가 해당 방송에서 언급한 바 없음을 밝힙니다.)

    ◇ 이강민> 백래시? 설명 좀 해줄 수 있을까요?
     
    ◆ 이재호> 사전적으로는 ‘반격’이란 뜻입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을 뜻하는 셈인데요. 즉, 페미니즘의 목표가 달성돼 남녀가 동등하게 자유와 평등을 누리고 있으므로 오늘날 페미니즘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거고 결국 페미니즘이 여성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주장들이 여기에 속하는겁니다.

    지난번에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 오세라비씨가 나와서 펼친 주장도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당시 출연해서 “우리 사회를 휩쓰는 페미니즘은 상상 초월의 남성혐오”라고 주장을 했었습니다. 또 자신이 민주노총 사업장 사람들에게 다 물어보니 실제로 임금격차가 없다고 했고 여성들도 노동시간, 노동강도가 높은 곳에 지원하면 차별이 없어진다. 그런데 왜 모든 것을 성차별로 치환시키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안티페미니스트 쪽에서 이런 내용을 굉장히 많이 공유하고 돌려봅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논리적으로 비약된 부분이 있어서 주의를 해야겠습니다.
     
    ◇ 이강민> 어떤 부분이 논리적 비약이 있다는건가요?
     
    ◆ 이재호> 아까 종교계 미투에서 봤듯, 가해자 그룹이 교묘하게 피해자로 전환하면서 실제로 존재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잃게 되는거거든요. 좀더 간단하게 설명하면 성폭력의 대다수는 가해자가 남성이고, 여성이 피해자인 상황이에요. 이 때문에 피해자인 여성들은 남성의 성폭력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극히 소수의 여성이 성폭력 피해자를 가장하고 남성에게 죄를 씌우는 경우가 물론 있겠죠. 이 경우에는 남성이 무고의 피해자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식적이라면 성폭력 피해자, 무고죄 피해자 등 피해자에게 공감을 하면 되는 거죠. 그런데 소수의 무고죄 피해자인 남성에 감정을 이입해서 다수의 성폭력 피해자인 여성들을 공격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겁니다.
     
    ◇ 이강민> 그런데 지금 이기자가 말하는 내용이 굉장히 민감한 내용이잖아요. 통계적으로 뒷받침해줄 내용이 있을까요?
     
    ◆ 이재호> 2017년 경찰통계를 보면 전체 성범죄자, 여기에는 강간, 강제추행이 다 포함되고요. 검거된 성범죄자가 약 2만5천명인데 여기서 여성이 500명이 조금 넘습니다. 즉, 성폭력의 98%는 남성이 가해자입니다. 

    그러면 무고죄는 몇건이냐. 2017년 자료가 정리가 안돼 있어서 2016년 자료를 봤더니 전체 무고건수가 3617건인데요. 통상적으로 성범죄 무고가 40%정도 된다고 추정합니다. 그렇게 계산하면 계산하면 1200건 정도입니다. 물론 이 경우는 혐의가 포착된 경우니까 실제로는 더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규모가  비교가 안되는 겁니다. 정리하면 2만4500명의 성범죄 가해자가 남성인 현실이 있는데도 1200건이 조금 넘는 성범죄 무고 피해자에 감정을 이입하면서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것은 넌센스라는 겁니다.


    ◇ 이강민> 그렇군요. 근데 이번에 김용민씨는 ‘버닝선대인’이라는 작명으로 논란이 있기도 했었잖아요.
     
    ◆ 이재호> 그렇습니다. 김용민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경제평론가 선대인씨가 진행하는 새 경제 프로그램이 올라왔는데 그 프로의  제목이 '버닝선대인'이었습니다. 논란이 되니까 결국 사과하고 ‘주간선대인’이라는 이름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성상품화를 비롯해 마약, 불법촬영 등 피해자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버닝썬 사건을 이런 식의 조어로 가볍고 사소하게 만들어버린 것은 해프닝으로 넘길 일은 아니지않나 싶습니다. ‘성인지감수성’같은 굉장히 중요한 개념을 웃긴 것으로 만들어버려 그 언어의 힘을 약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라 주의해야 될테고요. 이런 희화화 역시 백래시의 범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 이강민> 얘기를 쭉 들어보니, 미디어나 언론에서 이런 사안을 다룰 때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이재호> 아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오세라비라는 분이 출연해서 남성혐오에 대해 주장하면서 페미니즘이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걸 소개했었는데 그 분이 말하는게 틀린게 아닙니다. 하지만 틀린게 아니라고 해서 맞다고도 할 수 없는 거거든요.
     
    ◇ 이강민> 틀리지 않지만 맞는것도 아니다?
     
    ◆ 이재호> 양비론의 함정이라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성혐오도 나쁘고 남성혐오도 나쁘다. 정답은 모든 종류의 혐오가 나쁜 것인데. 한편으론 또 여혐과 남혐이 똑같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구도에서 피해자가 더 많은 그룹이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이런 사회적인 구조에서 남성혐오만을 언급하는 것은 그 자체로 중립성을 잃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캡처)

    ◇ 이강민> 주말에 이른바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에서 여성경찰관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면서 “여경을 뽑지말라”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이것도 백래시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이재호>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를 짚어보면 그 여경분이 일단 업무를 잘못했는지 여부도 확실치가 않은 상황입니다. 이렇게 명확하지 않은 사실로 전체 여경을 매도하는 건 문제가 있겠죠. 제가 관련 기사의 댓글들을 몇 개 소개하자면 "쓸모없는 여경들. 여경 2명이서 출동하면 과연 고등학생 1명이나 제압할수 있을까? 고딩한테 겁먹고 울지나 않으면 다행“ ”여경은 세금기생충이다“ 이런 식으로 여경이 현장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식의 악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서 출입할 때 보면 형사과 강력팀장을 맡고 있는 여경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들에게 실력을 문제 삼는 걸 본적이 없습니다. 이번 일을 두고 경찰계 내부를 비롯해 전문가들도 남성 경찰관에게도 이런 상황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고 하고, 여경들이 전문성을 발휘하는 여러 분야가 있음에도 이번 논란만을 두고 극단적인 주장, 즉 특히 여경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게다가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한국은 외국과 비교하면 여경 비율이 낮은 편에 속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여경의 비율이 10%인데요. 영국과 웨일즈가 여경의 비율이 28%,미국은 주별로 다른데 LA와 뉴욕이 18%, 시카고가 24%정도 였습니다.
     
    ◇ 이강민>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신다면요?
     
    ◆ 이재호>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조롱과 전통적으로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여성혐오에 남성혐오 피해로 맞서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고요. 또 마치 성인지감수성을 여성들이 남성을 모함하기 위한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에서 정의한 것 보면 성인지감수성이라는 것은 어느 특정 젠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거든요.

    일각에선 이런 페미니즘에 대한 조롱의 연장선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되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까지 공격하는 상황인데요. 정책적으로 피해자가 더 많은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집중하는게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거든요. 안티 페미니즘에 공감하시던 청취자분들이 계시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 이강민> 오늘은 버닝선대인, 대림동 여경논란을 통해 여성혐오와 백래시에 대해 고민해봤습니다. 지금까지 한겨레 21의 이재호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재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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