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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고 함께" 시민들, 광화문에서 '세월호 5주기' 기억·추모



사건/사고

    "잊지 않고 함께" 시민들, 광화문에서 '세월호 5주기' 기억·추모

    5주기 앞두고 광화문 '기억공간' 방문…"진상규명 반드시"
    각자 위치에서 '슬퍼하고 분노하고 기억하고'
    보수단체 집회 열렸지만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

     

    세월호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진갈색 목조 건물이 들어섰다. 공간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전시실과 시민 참여 공간도 있다. 한쪽 벽면에는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다.

    세월호 5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후, 시민들은 삼삼오오 서울 광화문 광장을 찾아 각자의 모습으로 '다섯번째 봄'을 났다.

    2014년 7월 설치된 천막 대신 들어선 추모 공간 앞은 시민들이 만든 행렬로 붐볐다. 양항옥(42·여)씨는 "5년이 흘렀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것 같다"며 "잊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은영(43·여)씨도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가슴이 아프다"며 "제대로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김수창(47)씨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세월호 진상 조사를 위한 특별수사단 촉구 청원을 받고 있었다. 김씨는 "유가족을 위해 눈물 흘리는 것보다 싸울 수 있는 힘을 주는 게 중요하다. 그건 제대로된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광영여고 1학년 조은정(16)양은 "나는 돈이나 권력이 없다. 유족들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함께하는 것뿐이라 나왔다"고 말했다. 김채희(16·동탄창의고 1년)양은 "세월호를 사실 잘 몰랐는데, 이곳에 나와 느낀 점이 많다"며 "국민들이 세월호 진실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민들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노랫소리에 맞춰 '잊지 않겠다'는 문구의 팻말을 들었다. 리본 모양으로 서서 노란 우산을 펴고 함성을 지르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있었다. 영국 런던에서 왔다는 알렉산더씨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형 페리호 참사라고 알고 있다"며 "영국이었다면 곧바로 공적 조사에 착수하고 사고 원인을 제대로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더씨는 "정부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처벌받아야 하는 사람은 처벌하는 게 정의"라고 했다.

    숙명여대 1학년 방서영(19)양은 "5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혼란스러웠지만, 정부가 국민 생명 앞에 무책임 했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했다"며 "함께한다는 소중함을 깨닫고 이곳에 나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광화문 광장 근처에서는 대한애국당과 태극기시민혁명국민은동본부(국본) 등 보수단체가 '박근혜 대통령 석방'과 '세월호는 교통사고' 등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따금 집회에 참여한 시민끼리 언쟁이 오갔지만,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송진영(40)씨는 "태극기부대가 집회한다는 뉴스를 보고 세월호 행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광장에 나왔다"며 "5년 동안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 CCTV 조작 의혹도 나왔다. 끝난 게 아니냐는 사람들 말에 화가 난다"고 했다.

    시민들은 '참여'를 호소했다. 아내와 함께 광장을 찾은 임왕자(73)씨는 "문재인 정권 2년이 넘었지만 우두머리 하나 바뀐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함께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대학생진보연합 김한성(30) 대표도 "오늘 추모행사와 다음주 안산에서 열리는 기억식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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