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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신보라 의원의 진정성을 묻다



국회/정당

    [뒤끝작렬] 신보라 의원의 진정성을 묻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생후 6개월 된 자신의 아기를 데리고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의정사에 획을 긋는 첫 사례가 되면서 여성의 정치적 권리가 신장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호주와 뉴질랜드 의회가 영유아 자녀 동반을 허용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자녀를 데리고 본회의장에 나올 경우 해외 토픽 사진으로 타전될 만큼 자녀와 함께 본회의장에서 의정활동을 펼치는 모습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장면입니다.

    신보라 의원은 원래 28일에 아기를 안고 본회의장 단상에 설 계획이었지만 다음 본회의로 미뤘습니다.

    자신이 직접 제안 설명을 하려했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개정안에는 부부가 동일한 시기에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휴직급여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있습니다. 일하는 엄마·아빠의 고충을 공유하고 그들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자녀를 데리고 국회에 나가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워킹맘과 워킹대디의 어려움을 대변해 직장에 다니면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 용기를 높이 사고 싶습니다.

    육아 문제가 인구절벽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주요 원인중 하나이기에 자유한국당과 늘 대척점에 서있는 정의당에서도 "문희상 국회의장은 신보라 의원의 자녀 동반 출석을 허용해야 한다"며 신 의원을 거들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그가 몸담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행보를 보면 육아 환경 개선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치원 3법 처리 문제입니다.

    이달 초 교육부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81%가 유치원 3법 추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들의 절대적인 여론이 사립유치원의 개혁을 통해 정부 지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지 못하게 해야 하는 쪽으로 모아졌음에도 제1야당의 반대로 국회 처리는 계속 무산됐습니다. 심지어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지난 2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집회에 참석해 '사유재산 제도를 부정하는 것이냐', '사회주의 국가로 가려는 것이냐'며 색깔론을 들이 밀기도 했습니다.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 한유총의 일방적인 개학연기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한때 보편적 아동수당 지급에 반대해온 것과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 예산 삭감 등을 주장한 것도 한국당이었습니다.

    신 의원 역시 유치원 3법 처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김용균법)'과 '유치원 3법'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가 당시 빅이슈였음에도 신 의원은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 곽상도·장석춘 의원과 함께 본회의가 예정된 날 베트남 다낭으로 출국했다가 외유성 출장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결국 서둘러 귀국해야 했습니다.

    신 의원의 아기 동반 본회의 출석이 일회성 퍼포먼스나 보여주기 이벤트라는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것도 진정성에 의문 부호가 따라 붙기 때문일 겁니다.

    "직접 육아를 하면서 느낀 어려움과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개혁 앞에서 멈춰있는 자유한국당을 움직이게 해달라"는 주문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신 의원이 한국당 청년 최고위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내는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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