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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막말 파문을 일으켜 결국 대국민 사과문을 내놓았다. 유인촌 장관의 입이 열리기 전까지의 상황을 보면….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
"민주당 의원들이 잘못된 정보, 지나친 자기 확신, 피해의식을 갖고 질의·주장을 하고 있다. 왜 국정원만 나오면 공작과 음모를 떠올리느냐. 8월 11일 대책회의를 놓고 언론장악이라고 국정조사를 하자는 건 소모적인 행위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종걸 의원
"이명박 대통령과 그 휘하들은 참회를 해야 한다. 장관, 차관, 공공기관 낙하산 대기자들은 이명박의 휘하이자 졸개들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민 사기극의 가해자이다"라고 발끈.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
"비참하다. 아무리 면책특권 있는 국회라 하더라도 대통령 호칭도 생략하고 휘하, 졸개라고 표현하는가. 사전을 찾아보니 졸개는 ''누군가에게 빌붙어서 하찮은 일을 하는 존재''라고 나와 있다. 나는 내 딸에게 남에게 빌붙어 하찮은 일을 하는 아버지가 되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대통령을 폄훼하고 동료 의원들을 ''졸개''라고 표현하는 것은 너무 심각하다. 더 이상 회의할 수 없다"며 청회를 요청.
◈ 우쒸 정치 하지마, 장관 하지마![BestNocut_L]이종걸 의원이 나중에 한나라당 동료 의원들에게 거슬리는 표현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인정하긴 했지만 지나친 발언인 건 분명하다. 유인촌 장관이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었다.
한나라당 의원과 이종걸 의원 간에 ''동료 의원에게 어찌 그런 말을 하냐'', ''그 부분 심했다''고 인정한다, 이건 의원들 간의 문제이고, 유인촌 장관은 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얻어 자기의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자기의 보좌역인 차관이 폄훼 당한데 대해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당하게 사과를 요구했어야 옳다.
''대한민국 정부의 존엄성과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정중히 사과해 달라.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또 정부 대변인으로서 유감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일단 정회가 되었으니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께서는 심사숙고해주시기 바란다.'' 이 정도면 되지 않았을까.
이런 경우도 이종걸 의원을 향해 직접 대놓고 사과하라 하면 또 싸움이 될 수 있으니까 상임위원장인 고흥길 문방위원장에게 ''이종걸 의원이 동료 의원을 폄훼한 것은 사과를 했지만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 국무위원들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위원회 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려해 달라'' 이런 식으로 우회하고 한 쪽을 슬그머니 터주면서 접근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면 이종걸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과하지 않더라도 고흥길 위원장이 나서서 ''해당 상임위원장으로서 정부와 대통령에게 지나치다 싶은 발언이 나와 감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점 위원장이 대신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자, 국감 다시 잘 해 봅시다.''
별탈없이 상황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 불필요한 마찰을 이렇게 빠져 나가는 것이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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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부, 거짓말 하지마 우쒸, 하지마!유 장관이 한 말이 벌써 유행어가 되고 있다.
"장관 하지마, 이쒸, 하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이쒸 장관하지마"
"정치 하지마, 이쒸, 하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이쒸 정치하지마"
그런데 일이 벌어져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을 때 문광부가 급히 보도자료를 내놨다.
"유 장관은 지나친 인격모독적 표현에 대해 정회 직후 고흥길 위원장에게 유감을 표명하였다. 사진을 찍지 말라고 강하게 요구한 것은 사실이나 기자들에게 욕설을 한 것은 아니다. 잘못 알려진 것이다."
그러나 당시 동영상을 보면 고흥길 위원장은 유 장관 뒤편에 서 있고 (그 사이에 신재민 차관이 서 있기도 했다) 유 장관은 앞에 있는 사진기자들에게 분명히 막말을 던졌다. "문광부, 거짓말 하지마, 우쒸, 하지마. 정말 성질 뻗쳐서 우쒸 거짓말 하지마."
또 막말 파문이 벌어진 그 자리는 정부가 ''언론 장악''을 위해 어떤 밀실 모임을 가졌고 거기에 문광부가 어떤 책임이 있는가를 따지는 자리. 그런 자리임에도 거침없이 기자에게 ''사진 찍지마''라고 대놓고 눈을 부라릴 수 있다는 것은 도대체 언론을 어떤 대상으로 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정권을 비판하고 맘에 안 들면 언제고 ''이것들이, 너 보도하지마. 이쒸. 하지마. 성질 뻗쳐서….'' 이럴 수 있다는 것인가?
기우로 하나 더. 동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계속해 터지던 카메라 플래시가 유 장관이 찍지마라고 소리를 친 뒤 정말 터지지 않는다. 이미 다 찍었기 때문에 더 이상 안 터지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기세에 떠밀린 것이면 곤란하다.
국회사진기자단이 유 장관을 성명을 내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태''라고 규탄을 하긴 했으나 노파심에서 다시 이야기 하자면 ''기자는 누구에게든 겁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누구에게도 겁먹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