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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거제 대우조선노동자 "우리 자리 뺏길까봐 두렵다"



경남

    [르포] 거제 대우조선노동자 "우리 자리 뺏길까봐 두렵다"

    매각 반대·우려 정서 팽배 "거제 경기 휘청거릴까 우려"
    노조, 18일~19일 전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앞(사진=이형탁 기자)

     

    울산 현대중공업이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나온 지 3일째.

    14일 점심 무렵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 앞에서 쏟아져 나오는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이야기로 가득했다.

    대우조선 사내협력업체에서 일하는 이모(37)씨는 "최근 대우 조선이 수주를 수십 척씩 했고 그에 따라 우리 같은 경우도 물량이 많아져 좋아했지만 뉴스를 보고 나니 허탈하다"며 "현대가 들어와서 우리 비정규직 자리도 뺏을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서문 앞 식당가도 마찬가지로 대화 주제는 매각이었다.

    대우조선 사내협력업체에서 선박엔진 관련 일을 하는 손모(38) 씨는 "노동자들은 걱정이 많다"며 "경남 창원과 거제 등지에서 협력업체들이 많은데 현대중공업으로 매각되면 그쪽(울산)협력업체들을 중점적으로 쓰게 될까 두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세계 1위 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세계 2위 조선기업인 대우조선의 강력한 경쟁자이다.

    조선업계 사정을 속속들이 알며 대우조선해양과 사업구조가 일부 겹친다.

    노동자들은 이런 사업구조의 중복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까 걱정하고 있다.

    매각을 완강히 반대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대우조선에서 10년 동안 용접을 한 장모(56) 씨는 "10년 전에도 한화가 인수하려고 했다가 노조의 반대로 결렬된 것처럼 이번에도 쉽게 매각은 안 될 것"이라며 "덩어리가 큰 기업인데 그렇게 쉽게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 앞(사진=이형탁 기자)

     

    지역 상인들과 거제시민들도 매각 소식에 걱정을 표했다.

    조선소 서문 앞에서 8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46) 씨는 "아이 아빠도 대우조선 직원인데, 이들이 모두 불쌍하다"며 "현대중공업이 막상 나타나면 자기 식구들 먼저 챙길 것인데 거제 경기가 휘청거리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거제시민 한모(55) 씨는 "안 그래도 집이 안 팔리는데 대우조선이 없어지면 집 값도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거제 경제를 위해서 매각이 정말 필요한가"라며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두 거대 조선사의 합병이 가져올 파장은 두 회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며 "거제를 넘어 경남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관련 절차 진행에 있어서 신중한 판단과 더불어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되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노조는 오는 18∼19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향후 대응 차원에서 노조는 오는 27일 금속노조와 함께 졸속매각에 반대하는 총파업 상경 투쟁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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