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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 민주·野3당의 '지역구 다이어트'는 성공할까?



국회/정당

    선거제 개편, 민주·野3당의 '지역구 다이어트'는 성공할까?

    국회는 지역구 의원을 줄일 수 있을까…민주 53석, 야3당 33석 줄이자 주장
    농촌 지역구 의원들 반발 뻔해…합의 한다해도 선거구 획정 과정 어려울 수도
    지역구 못줄이면 결국 '못 이기는 척 증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국회(사진=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민주당과 야3당이 지역구 의원을 축소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내놓은 가운데, 국회가 지역구를 줄이는 '다이어트'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원정수를 330명으로 늘리고, 지역구와 비례대표제 의원 수 비율을 2:1을 골자로 하는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안을 기준으로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이 앞서 내놓은 안에서 정당지지율과 의석수 연동 방식이 달라 차이가 있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 비율과 지역구 의석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으로 꼽힌다. 전체 의석수와 의석 비율이 합의를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민주당은 300명 의원 정수를 유지하면서도 현재 253석인 지역구 의석수를 200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의원수를 47석에서 100석까지 늘리자고 제안했다. 지역구 의석수를 53석 줄이는 안이다.

    야 3당 또한 의원정수를 330명으로 늘리되, 지역구 의석수는 220명으로 현재보다 33석을 줄이자는 방안을 내놨다.

    이 때문에 민주당 소속 정개특위 간사 김종민 의원은 "(야3당처럼) 33석 줄이는 것은 되고 53석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논리가 말이되느냐"면서 "90년대 이후 선거제 개혁한 일본, 뉴질랜드 등 모든 나라는 지역구 수 십석 줄여서 대응했다"며 지역구 줄이기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한국당은 아직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당론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정개특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회의에서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지역구 의석수를 줄일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여야가 최대 53석에서 정수를 늘리는 것을 전제로 33석까지는 지역구 의원수를 줄이자고 발표한 것으로, 정개특위의 협상안만 보면 여야 모두 지역구 축소에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하지만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는 일은 '첩첩산중'으로 과연 여야의 합의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선 인구수가 적은 농촌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의원들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가 없어질 수도 있어 당론과 상관없이 의원 개개인 별로 큰 반발이 예상된다. 때문에 정치개혁 특위 내 논의 조차도 제대로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22일 소위논의에서도 민주당이 지역구 줄이기를 주장하자, 장제원 의원은 "현실적으로 (지역구를)200석으로 줄이는 것은 실현가능성 전혀없는 제안을 위한 제안"이라며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되냐'는 안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 김종민 의원은 반발을 예상한 듯 "지역구 없어진 분들이 그냥 지역구 없어져 정치인생이 중단되면 아마 결사항전 할 수 있다"며 "지역구 줄어들어도 권역별 비례대표로 출마할 수 있어 저항을 줄일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각 당의 공천권과 관련된 문제여서 실제로 반발을 무마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게다가 한국당은 합의시한인 1월 말 현재까지도 선거제 개편 당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당이 당론을 내놓는 다 해도 중앙선관위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 14일 법정 시한을 지키기 위해선 2월 15일까지 선거제도를 확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여서 시간도 부족하다.

    현행 공직선거법 상 선거구획정을 선거 1년 전인 4월 15일까지 본회의에서 의결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선거구획정위가 한 달 전인 3월 15일까지는 획정을 마쳐야하기 때문이다. 여당이나 야 3당에서 '선거구 개편은 한국당에 달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개혁특위가 가까스로 지역구 의석수를 53석이나 33석, 또는 그 사이에서 줄이기로 타협한다고 해도, 지역구 줄이기는 여전히 어렵다.

    지역구 의석을 줄이면 중앙선관위 독립기구인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줄어든 의석에 맞게 인구와 행정구역 등을 고려해 선거구를 획정한다. 한 달 동안의 획정을 끝내면,국회는 수정권한이 없어 그 안을 받아 그대로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 지역구 획정 과정에서 각 당의 대리인 격으로 뽑인 선거구획정위원들이 의사일정을 방해하며, 의결에 난항을 겪은 전례로 볼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국회는 이런 이유로 21대 총선 획정위원 9명을 한국정치학회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대한변호사협회 등 시민단체에서 추천받기도 했지만 갈등없이 획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결국 국회가 선거제 개편이 아예 어려워지거나 지역구 의원 축소가 힘든 상황에서 '못 이기는 척' 증원방향으로 가닥을 잡아나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심상정 정치개혁위원장이 밝혔듯 정치개혁 소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면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각 당 원내대표 간 '정치 협상'으로 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민 여론을 고려해 의원정수 300석을 유지하자는 입장이지만, 정 지역구를 줄이기 어렵다면 10% 내인 330석에서 조정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야3당의 공통점을 고리로 중재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심상정 정치개혁위원장은 이날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의장께서 누구보다 선거제도 개혁에는 큰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협상 병행될 수 있도록 각당 원내대표와 자리를 만들어달라"며 중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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