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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쭐우쭐 고연전의 그늘…분교·여학생·장애인 홀대 논란



교육

    우쭐우쭐 고연전의 그늘…분교·여학생·장애인 홀대 논란

    분교에 배분되는 입장권 적어 관람 포기하는 학생 많아
    女축구 경기, 남자경기 일정 꽉 찼다고 고연전과 다른 날짜에 번외경기로
    배리어프리석 마련했지만 이용하는 장애학생 적고 환경 개선 필요

    2018 고연전 농구 경기 모습. 사진=연세대 공식 인스타그램

     

    올해 53회째를 맞은 고연전(연고전)이 여전히 분교생과 여학생, 장애학생 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교 재학생들 사이에서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5~6일 서울 잠실과 목동 일대 경기장에서 2018 고연전이 열렸다.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재학생 7400여 명 중 1800여 명이 고연전을 관람했다.

    5개(야구, 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럭비) 종목 중 경기장의 좌석수가 한정된 농구와 아이스하키는 응원 오리엔테이션과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에서 사전 배부한 입장권을 소지한 학생만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세종캠퍼스의 경우, 재학생 수에 비해 배정된 입장권이 적어 연고전 관람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적잖다. 올해 농구와 아이스하키 입장권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를 통해 각각 20장씩, 세종 응원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각각 326장과 36장을 배부받았다.

    서울캠퍼스가 총학생회를 통해 각각 625장과 650장, 서울 응원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1444장과 158장을 배부받은 것과 차이가 크다.

    세종캠퍼스 재학생들은 기존 입장권 배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 이희훈(정보통계학과 4학년) 씨는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를 비교했을 때 응원 오리엔테이션을 통한 농구·아이스하키 입장권 배분 비율이 8대 2 정도 된다.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캠퍼스는 그해 신입생 수에 따라 단과대별로 배분할 입장권 비율과 수를 정한다. 반면 세종캠퍼스는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로부터 일정 수량을 할당받고 있다. 세종캠퍼스가 입장권을 독자 배분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학생이 고연전에서 선수로 참여할 기회가 없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고연전은 이틀간 양교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하는 엘리트 스포츠 대항전과 동아리 소속 일반학생들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스포츠 대항전을 함께 연다. 두 대항전의 종목은 모두 5개 남자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럭비)로 한정됐다.

    양교는 2017년부터 아마추어 여자축구 고연전을 열고 있다. 고려대 여자축구 동아리 엘리제와 연세대 여자축구 동아리 W킥스가 단판승부를 벌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고연전 기간(5~6일) 남자경기 일정이 꽉 찼다는 이유로 올해 아마추어 여자축구 고연전은 나흘 후인 지난 10일 고려대학교 녹지운동장에서 번외경기 형식으로 열렸다.

    연세대 W킥스 주장 송현희(스포츠응용산업학과 3학년) 씨는 "고연전에서 여학생이 관중에만 머물고 소외되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 (번외경기지만) 직접 선수로 뛰니 고연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긴장감이 느껴지고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축구 외에 여자농구, 여자배구, 여자 라크로스 동아리가 모두 참여하는 행사로 확대되면 좋겠다. 번외경기가 아니라 고연전 기간 정식경기로 치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야구경기장, 축구경기장, 농구경기장(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검정색으로 표시된 장소가 배리어프리석이 설치된 곳이다. 사진=고려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장애학생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 2016년 고연전부터 마련한 각 경기장의 배리어프리석 환경 개선과 지속적인 운영도 과제다.

    올해 고연전에서 배리어프리석을 이용한 장애학생은 20명 안쪽. 우천으로 취소된 야구 1명, 축구 3명, 동반인 포함 농구 20명이고, 아이스하키와 럭비는 없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은 150~200명 정도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아이스하키는 휠체어 장애인이 경기를 관람할 때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고, 야구는 배리어프리석 근방에 엠프가 설치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럭비 경기가 열린 잠실보조경기장은 출입할 때 반드시 계단을 이용해야 하고, 앞뒤 좌석 간격이 좁아 여건상 배리어프리한 환경 조성이 어려웠다. 농구는 휠체어 장애인 동반인 좌석이 모자랐고, 배리어프리석에 대한 홍보와 학생들의 인식 부족으로 좌석 보호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배리어프리석의 특징은 시야 확보와 안전 관리다.

    고려대 장애인권위원회 위원장 여동민(정치외교학과 2학년) 씨는 "장애학생은 경기장에 올 때 사고로 인한 경제적, 신체적 리스크를 고민해야 한다. 장애학생에게 비장애학생과 비슷한 수준의 안전과 시야 확보를 보장하는 게 배리어프리석의 역할"이라며 "고연전 기간 배리어프리석 안전관리를 위해 가장 열심히 뛴 사람은 스태프로 활동하는 장애학생들이었다. 배리어프리석이 정착되려면 학교와 비장애학생들의 협조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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