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성남시장 재임시 입양한 유기견 '행복이'.(사진=이 지사 인스타그램 및 자료사진)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임시 입양한 유기견 '행복이'의 거취 문제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시 '행복이'를 입양 보냈던 동물보호시민단체가 7일 '행복이'의 재입양을 위한 이 지사의 노력이 있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행복이'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진실공방은 '행복이를 (이 지사가) 이용 후 돌보지 않았다'는 주장과 '(행복이가) 성남시 소유인 만큼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으로 요약된다.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성남시의회 안광환(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5일 열린 제240회 제1차 본회의 5분발언에서 준비된 화면을 보여주며 "행복이는 전임 이재명 시장 시절에는 행복을 누렸으나 이 전 시장이 도지사로 자리를 옮긴 뒤 일상은 너무나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시장이 산책을 함께 하고 집과 먹이를 제공했던 것은 '성남은 개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덧칠한 것이다. 한번 버림 받았던 행복이에게 또 다시 상처를 주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요하면 이용하고 목적 달성 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면 개만도 못하다는 지탄을 면키 어려울 것" 이라고 밝히는 등 이 지사를 겨냥, 강도높은 비판을 했다.
이후 이 지사는 이틀 후인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성남시 소유동물을 퇴임한 시장이 책임지라? 법에 어긋나는 상식밖 수준이하 주장인데.. 자유한국당은 원래 그렇다"고 반박했고, SNS 등에는 이와관련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논란이 빚어진 상항에서 성남시에 '행복이'를 입양 보낸 동물보호시민단체인 '카라(KaRa)'는 이날 홈페이지의 '법과 정책'란을 통해 관련 입장을 밝혔다.
'카라'는 '성남시 행복이의 성남시청 생활이 마무리된다. 사랑한다면 이제 행복이의 행복한 입양을 빌어달라'란 제목의 글을 통해 "말 못하는 동물을 비열하게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누구인 것일까. 이재명 시장은 이제 경기도지사가 돼 성남시청을 떠났다. 지난 7월 경기도 이재명지사측으로부터 '행복이' 입양을 원한다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공관을 사용하지 않고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어 경기도청내 '카라'가 지정하는 장소에 아이(행복이)를 키울 공간을 만들어 데리고 오고 싶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카라'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를 거절했다. 재차, 삼차 요청이 왔지만 다시 불가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거절 이유에 대해서는 "이 지사가 행복이의 보호자로 제1순위인 것은 맞지만 개의 보호자로서 입양조건은 최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 지사는 공관 대신 아파트에 거주했고 가족 중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있어 어쩔 수 없이 경기도청에 자리를 마련해 키우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제 중년을 넘어가는 '행복이'에게 최상의 입양자가 아니었다. 이 지사는 최종적으로 '카라'의 입장에 동의해 줬다"고 전했다.
'카라'는 이어 "이 즈음 성남시에서는 '행복이'의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 앞다리 한쪽에 퇴행성 관절 질환 발현이 주된 이유라고 했다. 공기관에서 동물에게 개별적인 보살핌을 주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노년기에 접어든 '행복이'가 한 개인의 반려동물로서 살아가는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판단에 이른만큼 이제 녀석의 개인 입양을 추진할 것이다. 이 지사는 '행복이' 입양을 포기하는 대신 좋은 가정으로의 개인 입양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고 부연했다.
'카라'는 해당 글 말미에 "이 지사는 경기도의 동물보호복지 정책의 강력한 추진을 위해 축산국에서 동물보호과를 분리 독립 시켰고 동물복지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이 지사측이 수도 없이 오기도 하고 경기도청에 키울 장소를 사진을 보내줘 가봤으나 성남시청과 달리 주차된 차량도 많고 녹지나 이런 것이 아늑하지 않았다. '행복이'가 이 지사의 반려견이었기도 했지만 성남시에서 공적 역할을 했다. 관절염이 온 노견인 상태에서 또 다시 공적 역할을 하기 보다 개인집에서 평범하게 사는게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해 계속 요청에도 불구하고 거절한 것" 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청에 재입양을 추진했던 공무원은 "이재명 지사가 취임 후 '행복이'를 그리워 하면서 다시 데려올 것을 지시해 추진했으나 성남시 자산인 등 여러 여건상 함께 할 수 없었다. 지사가 많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며 "'카라'에서 '행복이'가 노견이어서 사람들이 많은 도청에서 키우기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밝혔다.
한편, '행복이'는 2014년 입양, 성남시 공유재산으로 등록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