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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도 고객 책임"…가상화폐 거래소 '불공정 약관'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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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디도스도 고객 책임"…가상화폐 거래소 '불공정 약관'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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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약관 분석해보니

    (일러스트=노컷뉴스/스마트이미지)

     

    #사례 1. A씨는 지난해 3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가입하고 축하금으로 받은 돈으로 비트코인 0.004004개를 샀다. 약 1년 넘게 로그인을 안했다가 최근 계정을 확인해보니 계정에 비트코인이 사라졌다. 빗썸에 문의를 했더니 휴면 계정이라 조치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빗썸 관계자는 "약관에 따라, 휴면 계정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거래소가 보관했다가 회원이 반환을 요구하면 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무리 소액이라도 개인의 자산을 안내나 동의 없이 거래소가 가져가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엄연한 제 계좌에 손을 대고 그것을 약관이라고 고객에게 들이미는 것 자체가 고객을 우습게 아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례 2. B씨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저점에서 매수를 하려고 했는데 서버가 불안해 계속 실패했다. 결국 매수를 취소하려는데 이번엔 취소가 되지 않았고, 그 사이에 매수가는 15000원이 올랐다.

    B씨는 "서버가 너무 엉망이라 결국 투자자들만 손해 보는 구조"라며 "하루에도 서버가 몇 번씩이나 다운되고 하는데 이로 인한 손해는 모두 고객 책임이라고 정한 약관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거래소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CBS 노컷뉴스가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약관을 분석한 결과,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자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약관을 정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거래소가 '면책 조항'을 만들어 서버 다운이나 시스템 오류까지도 고객 책임으로 돌리는 등 고객들에게 불리한 조항을 대거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사고 팔게 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아 운영한다. 핵심은 서버나 시스템 보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약관에는 이에 대한 책임을 모두 고객에게 돌리고 있다.

    빗썸의 경우는 약관 제26조에 '면책 조항'을 적시했다. 불공정한 조항으로 보여지는 것은 4항이다. 4항에는 "회사는 가상화폐 발행 관리 시스템 또는 통신 서비스 업체의 서비스 불량으로 인한 또는 정기적인 서버 점검 시간으로 인해 가상화폐 전달에 하자가 발생하였을 경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해놨다.

    코인원의 경우에는 약관 제20조 '손해배상 및 특약'에 면책 조항을 열거해놨다. 3~5항에 "제3자가 불법적으로 회사의 서버에 접속하거나 서버를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 회사 서버에 대한 전송 또는 회사 서버로부터의 전송을 방해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 악성 프로그램을 전송 또는 유포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 등 해킹에 의한 문제들도 면책 조항으로 정해놨다.

    7항에는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 서비스의 장애로 인한 손해, 특히 회사 및 회원과 이용계약 등의 법률 관계를 맺고 전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측의 귀책 사유 기타 불가항력으로 인해 회사의 서비스 제공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를 포함한다"며 광범위하게 면책 범위를 설정했다.

    코빗과 업비트도 거래소의 시스템 문제와 서버 점검 문제 등으로 인한 손해를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코빗은 "회사는 가상화폐 발행 관리 시스템 또는 통신 서비스 업체의 서비스 불량으로 인한 또는 정기적인 서버 점검 시간으로 인하여 가상화폐전달에 하자가 발생하였을 경우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적시했고, 업비트는 7항과 8항에 "가상화폐 발생 관리 시스템 자체의 하자 또는 기술적 한계 등 가상화폐의 특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한 장애, 서비스 제한 등은 책임 지지 않는다. 회사가 서버를 점검 하는 경우 서비스 제공에 관한 책임이 면제된다"고 해놨다.

    업비트는 5항에 "회사는 천재지변, 디도스(DDOS)공격, IDC장애, 기간통신사업자의 회선 장애 또는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으로 인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 이로 인해 발생하는 회원의 손해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며 디도스 공격마저도 고객 책임으로 돌렸다.

    김철호 법무법인 정운 대표 변호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을 보면, 해킹 방지나 개인 정보 보호 장치 등을 해야하는 등 시스템 안정에 대한 책임을 법에서 정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를 회피하는 내용의 약관을 운영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빗썸의 경우는 '휴면 계정'에 대한 약관도 논란거리다.

    약관 19조에 "6개월 이상 접속이 없는 회원을 대상으로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당시 시세로 현금화해 보관하고, 미접속한 회원이 향후 반환 요구시 보유하고 있는 상태로 반환한다"고 돼 있다.

    당사자에게 안내나 동의 없이 '안전' 명목상, 거래소가 자동으로 돈을 가져가 보관했다가 요구해야 돌려주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아무리 좋은 명분이라도 자의적이라 황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철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 "휴면 계정을 거래소가 자의적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일방적인 약관에 의해 개인의 중요한 재산권을 탈취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면서 "좋은 목적이라 하더라도 당사자에게 안내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13곳의 가상화폐 거래소의 전자상거래법 약관법 등의 소비자 관련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배현정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금융회사로 봐야 하는지 제대로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공정위에도 가상화폐 거래소 전반에 대한 민원 등이 이어져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공정 약관 여부는 공정위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심사한다. 고객에 대해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등 불공정 약관이란 결정이 나오면 공정위는 불공정 약관 조항은 사용한 사업자에 대해 시정 명령 및 시정 권고를 할 수 있다. 사업자가 시정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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