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창업자 휴 헤프너가 27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숨졌다.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는 이날 성명을 내고 "헤프너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 사인은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라고 밝혔다.
헤프너의 아들 쿠퍼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아버지는 미디어와 문화 개척자로서 예외적이고 영향력 있는 삶을 살았고, 언론의 자유와 시민권, 성적 자유를 옹호했다"고 애도했다.
헤프너가 1953년 자기 집 부엌에서 처음 만든 플레이보이는 사회적으로 금기시 됐던 여성의 누드 사진을 실어 성인잡지의 대명사가 됐다. 전성기 때는 한 달에 700만 부를 판매했다.
잡지의 성공으로 헤프너는 백만장자가 됐고, 카지노와 나이트클럽을 거느린 플레이보이 제국을 건설했다.
창간호 표지 모델은 마를린 먼로였다. 1949년도 달력에 실으려고 찍었던 먼로의 누드 사진을 헤프너가 200달러(약 23만원)에 구매했다.
헤프너는 2005년 케이블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옆집 소녀들'(The Girls Next Door)에 출연, 호화저택에서 젊은 금발머리 여성 3명과 사는 모습을 공개했다. 86세였던 2012년에는 60세 연하인 셋째 부인 크리스털 해리스와 결혼해 주목받았다.
일부 비평가는 플레이보이를 저속함의 대명사라고 손가락질했다. 하지만 헤프너는 2002년 CNN과 인터뷰에서 "플레이보이는 성인 잡지가 아니라 '성'(性)을 중요한 일부로 다루는 라이프스타일 잡지"라고 반박했다.
헤프너는 1964년 음란물을 발간,유통한 외설죄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받고 풀려났다.
플레이보이는 누드 사진 뿐만 아니라 좋은 글로 유명했다. 마틴 루서 킹, 존 레논, 피델 카스트로 등 역사적 인물의 인터뷰와 노먼 메일러, 커트 보니것, 제임스 볼드윈, 킹슬리 에미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등 당대 최고 작가들의 글을 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90년 3월 표지를 장식했다. '멋진 잡지야, 그것을 팔기 원해?'(Nice magazine, want to sell it?)라는 문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