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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나도 최순실의 피해자였다"



사회 일반

    [훅!뉴스] "나도 최순실의 피해자였다"

    최순실 해악질이 대한민국에 끼친 악영향

    -정유연 '총' 맞은 승마선수들 많아
    -"집단최면 걸지말라" 梨大도 피해
    -최순실 눈밖 공무원들 추풍낙엽
    -경제적 피해, 최순실 비용 눈덩이
    -최순실 이권개입, 7003억원 추산
    -기업들에 뜯어간 돈, 결국 국민돈
    -국가신인도, 국가경제에도 패악질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 코너. 뉴스의 진실로 훅 파고드는 '훅!뉴스', 오늘도 권민철 기자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 권민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훅뉴스 주제, 뭘로 준비하셨나요?

    ◆ 권민철> 주제와 관련된 음향 준비해봤습니다.

    '굴착기 음향'

    ◇ 김현정> 무슨 공사장 소리 같네요?

    ◆ 권민철> 그제 아침 대검찰청 앞 상황입니다. 포클레인 소리, 경찰이 테이저 건 쏘는 소리, 운전자가 붙잡히는 소리가 섞여서 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포클레인 끌고 대검찰청에 들이닥쳐 최순실 잡으러왔다는 40대 남성인가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낱낱이 밝혀지면서 온 나라가 들끓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정치, 사회, 경제 등 국사는 물론, 국민들 개개인의 삶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오고 있습니다. 오늘 훅뉴스는 최순실 국정농단이 대한민국에 미친 악영향을 조명해 보려 합니다.

    ◇ 김현정> 과거 이명박 대통령으로 인한 국가적 손실이라고 해서 MB비용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오늘은 말하자면 '최순실 비용' 이런 건가보네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국민들 삶에 변화를 몰고 왔다는데, 앞서 포클레인 기사도 그 경우겠죠?

    ◆ 권민철> 그렇죠.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그 같은 일을 저질렀는데, 벌목현장에서 굴착기로 나무를 나르는 일을 업으로 삼던 평범한 국민이었는데, 최근 최순실 사건 때문에 상당히 큰 박탈감을 느껴왔다고 하는데요. 가족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포클레인 한 지가 20년이 됐는데, 벌어도 돈도 안모이고, 살기도 힘든데, TV보니까 맨 그런 이야기만 나오고, 정치도 올바르게 해야 하는데, 홧김에 살기도 힘들고 해서 그렇게 된 거 같다."

    ◇ 김현정> 사실 이렇게 범법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는 좀 극단적인 경우일 거고, 일반 국민들 분노도 위험 수위에 다른 거 아닌가요.

    ◆ 권민철> 대학가 시국선언이나, 촛불집회 같은 것도 분노 표출의 한 방식일 겁니다. 지난주 5만 명이나 모인 촛불집회에도 어린학생들, 아이와 함께 나온 가정주부들이 적지 않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마치 87년 6월 항쟁 같다는 평이 많았죠. 참석자들 이야기 들어보죠.

    "세월호참사 당시에도 이런저런 핑계로 집회에 못 나왔는데 그러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것 같다/최순실 사건 해가지고, 연설문을 다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은 다음에 자기가 하는 거처럼 했고…."

    ◇ 김현정> 내일도 대규모 촛불집회 예정돼 있죠?

    ◆ 권민철> 지난주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뛰쳐나올 걸로 보입니다.

    ◇ 김현정> 뒤에 목소리는 좀 어려보이네요?

    ◆ 권민철> 고3 수험생이었습니다.

    ◇ 김현정> 대학입시 준비도 팽개쳐놓고 거리로 나온 학생의 목소리 들으니,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도 앞서군요.

    ◆ 권민철> 이렇게 일반 국민들의 피해는 정신적인 피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직접적인 피해를 본 사람들도 많습니다.

    ◇ 김현정> 직접적인 피해자라? 어떤 사람들이죠?

    ◆ 권민철> 이번 최순실 게이트 돌이켜보면, 승마라는 스포츠에서 싹이 텄죠? 최순실씨 딸 정유연(정유라씨의 옛 이름)씨가 엄마 배경 덕에 승마경기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들 하잖아요. 정유연 씨보다 말을 더 잘 타고도 승마 대표가 되지 못한 선수들이 있습니다. 승마계 관계자 전언 들어보시죠.

    "피해자라고 할 만한 선수는, 다른 분들은 잘 모르시는데, *** 선수라고 있어요. 첫째 날 아주 높은 점수를 대표 팀에 뽑힐 점수를 뽑았죠. 그런데 그 뒤로 팍팍팍 떨어지고 제일 꼴등이 4위안에 들었으니까, 그 때 첫째 날 꼴등이 정유연이에요. 둘째 날 딱 치고 올라오더니 셋째 날 딱 대표팀이 돼 버리더라고요."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씨와 딸 정유라씨 (사진=자료사진)

     

    ◆ 권민철> 이게 2014년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 때 이야기인데요. 정유연씨보다 더 말을 잘 타고도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정씨는 승마 성적이 좋았다는 이유로 결국 이화여대에 입학했었죠.

    ◆ 권민철> 그래서 이화여대 학생들도 피해자입니다. 정씨 한 사람 때문에 3개월간 내홍을 겪었었죠. 이 학교 학생 이야기도 들어보죠.

    "최순실의 자녀는 특례입학 모자라서 이대 안에서 특별관리 되는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청년문제를 뒤돌아보지 않을 뿐 아니라 모든 청년들을 우롱하고 있고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면 가능하다고요? 청년들을 집단 최면에 빠지게 하지 마십시오."

    ◇ 김현정> 목소리에 화가 묻어나오는 거 같네요..

    ◆ 권민철> 이대 학생들, 이화여대야 총장을 퇴진시켜서 그마나 위안이라도 삼겠지만, 회복 불능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 김현정> 어떤 사람들?

    ◆ 권민철> 최순실씨 농단에 저항하다 보복을 당한 사람들. 가령 승마협회 평정하려던 최 씨 계획에 반발했던 문화체육부 고위 공무원들은 좌천된 뒤에 공무원 옷까지 벗었죠. 유진용 전 문체부 장관도 유탄 맞고 경질됐고요. 조양호 올림픽조직위원장은 최씨의 이권개입에 제동을 걸려다가 하루아침에 교체되기도 했고요.

    ◇ 김현정> 이렇게 비선이 인사에 개입해 국정을 농단하게 되면 그 자체가 큰 해악질이잖요.

    ◆ 권민철> 그렇죠. 공무원들은 누구에게 줄을 서야할지 그 것에만 목을 매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겠죠. 공무원들이 일 못하게 하거나, 사기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 김현정> 전부 무형의 국가적인 손실인거예요?

    ◆ 권민철> 맞습니다. 그런 무형의 손실 말고도, 눈에 보이는 물질적 피해, 경제적인 피해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앞서 앵커께서 '최순실 비용'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제가 최순실 이권사업의 총액을 추산해봤습니다. 최 씨가 취했거나 취할 예정이었던 부당 이득을 합산해 본겁니다.

    ◇ 김현정> 최 씨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인 피해 규모를 따져봤다는 거네요?

    (표=스마트뉴스팀)

     

    ◆ 권민철> 그렇습니다.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이권사업, 그 동안 고구마줄기처럼 나왔는데, 크게 문화 분야와 체육 분야로 나뉩니다. 문화 분야는 대표적인 최순실용 사업이라는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포함해 올해만 1863억 원이 집행이 됐습니다. 내년에는 2717억원의 예산이 올라와있습니다. 합하면 4580억원.

    ◇ 김현정> 4580억 원이 문화분야 이권사업? 체육 분야는요?

    ◆ 권민철> 60억 원 규모의 '스포츠클럽' 지원사업을 포함해 모두 1649억 원에 이르는 최순실 사업이 파악이 됐습니다. 문화, 체육 두 분야를 합하면 6229억 원, 여기에 기존에 모금한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액까지 모두 더하면 7003억원이나 됩니다.

    ◇ 김현정> 천문학적인 액수네요. 그런데 이게 전부이지는 않을 거예요?

    ◆ 권민철> 이건 제가 그 동안 언론 통해 밝혀진 사업, 저희가 입수한 최순실 내부 문건에 나와 있는 사업을 종합한 것일 뿐,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도 상당액이 있을 거 같고요.

    ◇ 김현정> 앞서 '최순실 비용'이라고 표현해 봤듯이 이 돈이 결국은 우리가 낸 세금인 거죠?

    ◆ 권민철> 바로 그렇습니다. 7천억 원 정도가 고스란히 최순실 일가와 주변 등으로 흘러들어갔을 거고, 이 돈 가운데 일부가 최 씨가 독일에서 여러 부동산과 승마용 말 등을 구입한 경비로 사용했을 거라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이렇게 문체부 예산을 최 씨 일당이 접수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인, 그 건 뭘까요?

    ◆ 권민철>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문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은 대부분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을 주저 없이 꼽고 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 때 상당히 비중이 있는 인사였습니다. 한 언론에서는 '주요등장인물' 가운데 최순실, 안종범, 문고리3인방에 이어 4번째로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좀 더 구체적으로 김 전 차관이 어떤 식으로 최 씨 일당의 국정농단에 부역자로 참여했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요?

    ◆ 권민철> 앞서 스포츠분야에 '스포츠클럽' 지원사업에 최 씨가 개입했다고 했죠. 김 전 차관은 재임기간 엘리트체육(선수)과 생활체육(일반인)으로 양분돼 있는 스포츠계를 통합하는데 사활을 걸었습니다. 통합하는 단체는 수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통합에 반대하는 단체는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체육계 인사의 이야기 들어보죠.

    "다른 지방 단체들은 아직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이 많다. 그때 당시에는 문체부가 워낙 강력하게 나가서 모든 지원금도 중단하겠다고 하고, 그러면 사업을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했다. 그래요 열심히들 하세요. 돈은 내가 가지고 있으니 맘대로 하라고. 문체부가 갑질을 해도 아주 상갑질을 했거든요."

    ◆ 권민철> 체육단체를 통합한 이유가 바로 앞서 최 씨가 주목한 '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위한 것입니다. '스포츠클럽'은 생활체육 활성화와 스포츠 인재 육성을 위한 정부사업인데, 2020년에 관련 예산이 1000억 원 커질 수 있는 큰 사업인데, 이 사업을 바로 최씨 일당이 통째로 먹으려고 했던 겁니다.

    ◇ 김현정> 이번에 게이트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전부 최 씨 일가 호주머니로 들어갈 돈인 거죠?

    ◆ 권민철> 물론입니다. 밝혀지지 않았다면,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속절없이 더 당했을 겁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뜯긴 대기업들 가운데는 회사사정이 좋지 않은 적자기업들도 포함돼 있었다고 하죠. 그리고 추가로 돈을 뜯어내다가 덜미를 잡혔는데, 기업들이 돈을 바치면 바칠수록 국민들 피해로 전가됐을 겁니다.

    ◇ 김현정> 어떻게요?

    ◆ 권민철> 기업들, 최 씨 일당에 빼앗긴 돈을 어차피 손실 처리했겠죠. 그러면 그 손실은 어디서 메우나요? 결국은 제품 값에 어떻게든 포함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최씨가 가져간 돈, 기업 돈이라지만, 소비자 주머니에서 나온 돈인 거죠.

    ◇ 김현정> 이게 국가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야 할 겁니다. 이번 주에도 주식 시장도 좋지 않았잖아요.

    ◆ 권민철> 경제와 정치는 사실 한 묶음입니다. 정치 불안, 이게 시장에 불확실성을 주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도 있잖아요. 더욱이 중요 정책결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투자, 소비 심리도 위축되고 있죠.

    ◇ 김현정> 어디 경제문제 뿐이겠냐, 국제관계에도 영향을 미쳤고, 국가신인도에도 궁극적으로 영향을 미칠 거라는 관측도 많죠.

    ◆ 권민철> 혹시라도 최 씨가 남북관계에도 개입했다면, 가령 개성공단 폐쇄 문제 같은 것도 얼치기 안보전문가가 결정한 일이었다면, 그 피해는 아마 상상하기 어려울 거예요.

    ◇ 김현정> 정말이지 최순실이 쏜 총에 맞지 않은 분야가 없는 거 같아요. 앞으로 얼마나 더 숨겨진 피해가 나타날지, 언제쯤 이 기나긴 악몽에서 헤어날 수 있을지 답답합니다.

    ◆ 권민철> 어느 초등학생도 국가살림이 뭐냐는 학교시험에 최순실이라는 답을 썼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이번 사태가 우리 후손들, 국가의 미래의 숨통을 벌써부터 죄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이야기일 겁니다.

    ◇ 김현정> 정말 울다가도 실소가 나오는 요즘입니다. 이왕 국민들 스트레스 받는 거 더 받을 각오 할 테니까, 한 점 의혹 없이 이번 기회에 털고 가 주길, 다 수사해 주길 기대하겠습니다. 훅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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