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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노수석, 너무나 닮은 1996년과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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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백남기·노수석, 너무나 닮은 1996년과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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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진압과정에서 숨진 노 씨, 부검했으나 결과는 병사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숨진 백남기 씨에 대한 부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년 전 집회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故 노수석 씨(당시 20세) 사건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당시 노 씨는 경찰의 강제 진압 도중 숨졌지만 당국은 부검에서 심장질환에 의한 병사로 결론을 내렸다. 유족은 이후 진상규명과 피해배상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다.

    농민 고(故) 백남기(69)씨에 대한 부검영장이 결국 발부된 28일 저녁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유가족이 부검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건강하던 20세 청년이 갑자기 심장질환으로 사망?

    1996년 3월 29일, 당시 연세대학교 2학년생이던 노 씨는 김영삼 정부의 대선자금 공개와 대선공약이었던 '교육재정 5% 확보' 이행을 촉구하는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 집회에 참가했다.

    경찰은 집회참가자 전원을 연행하기 위해 폭력적인 진압작전을 펼쳤고 노 씨는 진압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당시 경찰은 노 씨의 사인을 규명하겠다는 이유로 부검을 하려했으나 유족과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경찰이 재판에 유리하게 증거를 조작하려한다고 판단해 부검에 반대했다.

    대치 끝에 결국 유족이 선임한 의료진과 변호인이 참관한다는 조건 하에 부검은 이뤄졌다.

    하지만 부검결과 외인사가 아닌 '심근병중에 의한 급성 심장사' 즉, 심장질환에 의해 병사했다는 결과가 감정서로 채택됐다.

    당시 부검을 맡은 외료진은 외상 흔적이 있음에도 병사로 결론지었다. (사진=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제공)
    당시 노 씨의 신체에서 흉부손상이 발견됐으나 부검에 참여한 의료진은 '전기충격 등을 포함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생긴 흔적'이라 설명했다.

    심낭 내에서 약 80cc의 혈성액이 고여 있는 점도 발견됐으나 의료진은 이 또한 '심장을 압박했을 때 심장 내의 혈액 유출· 심외막 파열 소견을 보았으나 심폐소생술의 흔적이며 의료행위에 의한 것'으로 설명했다.

    의료진은 노씨 흉부의 모든 손상은 심폐소생과 의료행위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진=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제공)
    또 노 씨의 등에 있는 출혈의 흔적과 오른쪽 손가락, 왼쪽 다리 부위의 손상에 대해서도 '타력(打力)이 아닌 길에 전도되거나 벽에 쓸려 생긴 흔적'이라는 터무니없는 설명을 내놓았다.

    당시 부검에 참관했던 의사가 "평소 건강히 지내던 청년이 외부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심장 이상 증세만으로 사망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시위 진압 과정에서 가해진 외부적 충격이 심장에 영향을 주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묵살됐다.

    결국 부검감정서는 피해보상 소송에서 중요자료로 채택됐고 유족 측은 이후 진상규명과 피해보상 재판에서 패소했다.

    ◇20년 전 사건과 판박이 부검논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은 백 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압수수색 검증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는 '유족이 원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에서 부검할 것', '유족이 희망하면 유족 1~2명, 유족 추천 의사 1~2명, 변호사 1명의 참관 허용할 것' 등의 조건이 담겼다.

    하지만 유족과 투쟁본부 측은 경찰이 부검을 통해 자신들의 책임을 피하려 한다며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부검에 반대하고 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유가족과 투쟁본부는 부검을 전제로 한 협상에는 결코 응할 수 없다"며 "물대포에 의한 죽음이 충분히 입증됐는데도 불구하고 '병사'라는 사망진단서가 나오는 것만 보더라도 (부검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년 전 노 씨의 부검에도 유족이 선임한 의료진과 변호사가 참여했으나 이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는 "노수석열사가 부당한 공권력으로 목숨을 잃었음에도 석연치 않은 부검감정서로 인해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피해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노수석 열사의 사건은 백남기 농민의 사건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다시 백남기투쟁본부에 부검 영장(압수수색 검증영장) 집행을 위한 2차 공문을 보낸 상태다.

    내용은 1차 공문과 같이 유가족 대표를 선정해 협의 날짜와 장소를 정하자는 것으로 기한은 9일까지로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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