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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반토막난 융합기술 메카 '융기원'…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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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금 반토막난 융합기술 메카 '융기원'…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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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자체역량 못키웠다" 지원금 삭감…하나둘 떠나는 연구자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전경 (사진=융기원 제공)
    세계일류 융합기술 대학원을 꿈꾸며 지난 2008년 경기도 수원에 들어선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이 설립 8년 만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융기원을 유치했던 경기도가 연구실적이 부족하다며 지난해부터 지원금을 절반으로 줄여 계약하자 융기원이 자금 부족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 "필요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지원금 반토막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융기원에서는 과학기술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연구동에서는 디지털휴먼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재난대응로봇 '똘망'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연구에 전념하고 있었다. 똘망은 지난해 미국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에서 세계 12위를 기록한 인공지능로봇이다.

    옆 대강당에선 '융합기술 창업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 대학생들을 위한 창업지원 세미나가 열려 수십 명의 학생들이 강연장에 모였다. 융기원은 연간 40개 팀을 선정해 경기도 대학생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융기원에 대한 경기도 지원예산이 매년 35억에서 최근 15억으로 줄자 융기원 측은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서울대 관계자는 "연구비가 줄다보니 중소기업과의 공동연구가 줄었고, 자구책으로 벤처기업에 공간사용료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 내부에 불안한 기운이 흐르자 우수한 두뇌들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방 대학이나 수도권 대학 교수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실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인재 유출이 지속되면 최근 해외에서 데려온 연구원들마저 떠날지 모른다"며 우려의 뜻을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융기원 측은 장기계획을 가지고 새로운 연구를 시도하는 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최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Go) 개발 이후 인공지능이 화두지만 융기원 측은 연구에 뛰어들기 쉽지 않은 눈치다.

    ◇ 연구원 역량 평가 결과 '합격점'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융합기술 창업교육'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기용 기자/노컷뉴스)
    지난 2005년 경기도는 우수한 기업과 인재를 불러오기 위해 서울대학교와 정책적 협약을 맺었다. 2008년 3월 융기원이 문을 열었고, 경기도는 이곳에 연간 35억 원씩 7년 동안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7년 계약기간이 끝난 2013년에 지원금이 30억 원으로 줄었고, 2015년에는 그 절반인 15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그나마도 내년에는 지원금 자체가 끊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는 "서울대가 지난 7년 동안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역량을 키우지 못하고 경기도 예산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기도의회의 한 의원 역시 "지난 7년 동안 서울대가 경기도에 기여한 것이 없다"면서 "융기원 운영체제를 다시 검토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2015년 경기연구원의 평가결과에 따르면, 지난 7년 동안 융기원은 R&D 연구활동으로 경기도 내 생산유발효과 859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516억 원을 창출했다. 경기도 실무관계자 역시 이 자료 등을 바탕으로 융기원 연구실적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경기도 수원시가 과학교육벨트로 성장하는 데 서울대와 융기원의 역할이 컸다"면서 "이제 와서 지원금을 줄인다고 하니 섭섭하다"고 전했다.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1월 융기원 운영을 현재 서울대에서 '공모를 통한 위·수탁'으로 바꾼다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했다. 경기도의회의 한 의원은 "경기도에도 연구소를 운영할 역량을 갖춘 대학이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공모 기회를 줘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측은 과학기술 연구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긴 쉽지 않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고 참고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이미 잘 굴러가고 있는 융기원을 멈추게 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면서 "굳이 다른 대학을 다시 유치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 '서울대 반정서', '정치적 계산' 얘기까지 흘러나와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에 의존했던 경기도가 갑자기 조례를 개정한 건 결국 경기도 예산으로 서울대를 지원하길 꺼려하는 의회 내 반(反) 서울대 정서와 정치적 계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경기도가 융기원 지원 예산을 줄인 합리적인 이유를 듣지 못했다는 것

    경기도는 지역정서와 정치적 계산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마련된 TF팀 협상에 서울대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경기도는 올 초부터 서울대, 융기원, 여·야 도의원이 참여하는 TF팀을 꾸려 융기원 지원금액 문제를 놓고 서울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양측 모두 서로가 중요한 파트너임에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융기원에 대한 지원금 재계약 시점은 내년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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