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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백미러 접고 달려라"…상습폭언·폭행 '갑질'



기업/산업

    [단독]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백미러 접고 달려라"…상습폭언·폭행 '갑질'

    • 2016-03-22 06:00

    "이 XXX야" 상습 폭언·폭행…대림 "사실 무근, 그런 일 있었다면 진작 고소했을 것"

    (자료사진)

     

    "평균 일주일이면 (운전기사가) 바뀝니다. 짧으면 2~3일, 못 버텨요. 절대. 시종일관 폭언에 백미러(사이드미러) 접고 운전을 시키는데,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죠"

    '진심이 짓는다'는 카피로 유명한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이 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구타를 일삼는 등 이른바 '슈퍼 갑질'을 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는 등 위험천만한 지시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 "붙여, 이 XXX야" 상습 폭언·폭행…"백미러 접고 운전" 지시, "살아있는 것만 해도 다행"

    지난해 대림산업에서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였던 A 씨는 보름 남짓 일했던 그 기간이 "마치 지옥 같았다"며 몸을 바르르 떨었다.

    오랜 운전 경험 덕에 운전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A 씨였지만, 이 부회장의 지시를 따르기에는 "실력도, 이른바 '멘탈'(정신력)마저도 부족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A 씨에 따르면 이 부회장 차량 운전의 기본은 '부드러운 출발과 정지', 그리고 '앞차와의 간격 유지(차량이 끼어들지 못하게)'에서 시작한다. 대기업 오너가의 차량을 모는 데 당연한 게 아니냐고 하겠지만, "물이 넘칠 정도로 가득 담긴 컵에서 단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출발과 정지"에 빗대며 이 부회장의 스타일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좋다, 그 정도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A 씨였지만 문제는 앞차와의 간격 유지에서 발생했다. 주로 신호대기 상태에 있다가 이 부회장의 지시대로 '서서히, 미동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출발을 하게 되면 당연히 쭉쭉 뻗어가는 앞차와의 간격은 벌어지기 마련이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사진=대림산업 제공)

     

    이때 이해욱 부회장의 욕설과 폭행이 시작된다. A 씨가 '인간'에서 '쓰레기'가 되는 순간이다. "붙여, 이 XXX야", "이 XX야, 똑바로 못해"라는 폭언이 쏟아졌다.

    또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라면 핸들을 돌릴 때 무조건 한 번에 돌리고 풀어야 한다. 예를 들어 코너를 돌 때 미처 한 번에 꺾지 못해 핸들을 풀었다가 다시 돌리게 되면, 또다시 뒤통수에서 욕설이 쏟아진다. 한창 운전중인 기사의 머리를 뒤에서 마구 때리기도 했다.

    이같은 모욕에도 꾹 참고 일했던 A 씨였지만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하라'는 지시만큼은 견디기 힘들었다. 그는 "이 부회장 운전기사 훈련받을 때 그러한 사실은 들어서 알고 있었고, 연습도 해봤지만, 변수가 많은 실제 도로에서, 대기업 임원을 뒷자리에 태우고 룸미러와 사이드미러 없이 운전하는 것은 극도의 스트레스와 공포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A 씨는 "그나마 고속도로처럼 쭉쭉 나가는 곳은 괜찮지만, 요금소처럼 차량이 몰릴 때는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리는 듯했다.

    대림 오너가의 운전을 맡았다는 B 씨는 "다른 기업 오너들도 다 똑같다, 정도의 차이일 뿐 거의 비슷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그중에도 이해욱 부회장은 유난히 유별나고 심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예전 1세대 분들은 안 그랬는데, 요즘 재벌 3,4세들은 다 비슷하다, 이런다고(보도된다고)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체념하는 표정도 보였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폭언이나 폭행,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 그런 일들은 전혀 없다"면서 "그랬다면 이미 고소를 했을 것이다. 일부 기사들의 과장된 얘기 같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 업계서 '욱해'로 유명…"운전 잘해도 금방 질려해, 일주일도 못 버틴다"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 운전기사는 '상시모집'이다. 운전기사가 있는데도, 늘 기사 면접을 본다. 운전 실력, 성격 등의 기본적인 검증 뒤 기사 채용이 되면, 그때부터 이 부회장 '맞춤형 훈련'에 들어간다. 현재 이 부회장의 기사가 그만두면, 훈련 및 대기 중이던 새 기사가 올라간다.

    이 부회장은 새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의 뒷좌석에 타고, 그가 자신의 운전기사로 적합한지 직접 면접을 본다. 이를 통과, 최종 합격이 되면 그제야 기사는 운전대를 잡지만, 긴 훈련 기간에 비해 정작 운전대를 잡는 기간은 고작 2~3일 길어야 1~2주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이미 이 부회장은 '욱해(이름 '해욱'을 거꾸로 한)'로 악명 높다. 또 다른 운전기사는 "(기사)업계에서 이 부회장은 굉장히 유명한 분"이라면서 "기사가 있으면서도 계속 사람을 뽑는다. (이 부회장이) 사람을 쉽게 질려해서 운전을 잘하더라도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고서 금방 자른다고 소문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대기업 임원 차량에는 룸미러가 없다. (자신과) 눈 마주치지 말라고 하는 건데, 사이드미러까지 접으면, 서울 시내처럼 도로가 좁고 차가 많은 곳에서는 워낙 변수가 많아 힘들고 위험하다"면서 손을 내저었다.

    이준용 명예회장의 3남 2녀 중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은 미국 덴버대 경영통계학과, 컬럼비아대 응용통계학과 석사 학위를 받은 뒤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 경영기획부에 입사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아이앤에스(I&S)와의 합병으로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의 지분 21%를 가진 그룹 지주사인 회사다. 건설업계에서는 최초로 3세 경영자로서 승계 작업을 마무리 짓고 있다.

    한편, 지난해 운전기사를 상습폭행하고, 직원들에게 인격비하적인 언행을 일삼아 물의를 빚은 몽고식품(주) 김만식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고용노동부와 관할 경찰서는 김 전 회장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폭행 혐의와 상습폭행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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