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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달래고 고독사도 방지하자" 독거노인 생활공동체



인권/복지

    "외로움 달래고 고독사도 방지하자" 독거노인 생활공동체

    [전남CBS 특별기획 ⑪] 고독한 노인, 공동체가 해법이다

    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전남은 이미 고령화 비율 22%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노인들은 '질병, 빈곤, 고독, 무위'의 4대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걸음마 수준. 특히 '고독'은 모든 노인 문제의 근원이다.

    전남CBS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전남의 현재를 통해 고령화의 위험을 경고하고자 한다. 또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사례를 통해 노인 고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와 사회의 노력을 소개하고 고령화 문제의 해법을 12회에 걸쳐 찾아본다.

    오늘은 11번째 순서로 고령화 문제 극복의 수범사례로 손꼽히는 전남 순천과 경북 의령의 독거노인 공동체에 대해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전남 고흥 마을 169곳…고독한 노인들만 남아"
    ② 급속한 고령화, 지역 문화·역사까지 소멸된다
    ③ '커피 값'에 대학 수준 평생교육 받는 독일 노인들
    ④ "90세 생일 챙기는 60세" 獨 베를린 노인대변인제 '호평'
    ⑤ 독일·스웨덴 '노인을 위한 나라'의 현미경 노인복지
    ⑥"외로울 새가 없다" 노인 주거공동체 덴마크 코하우징
    ⑦ "비둘기 모이 주는 삶 따분해" 활기찬 노년 스웨덴 연금자들
    ⑧ "노인과 아이들의 공존으로 고령화 극복" 독일 플레겐 노인 요양원
    ⑨ "맛의 비결은 노인들의 손" 일본 전통만두 공장 '오가와노쇼'
    ⑩ "두나라 문화도 함께 즐겨"…재일한인 복지관 '고향의집'
    ⑪ "외로움 달래고 고독사도 방지하자" 독거노인 생활공동체


    독거노인 생활공동체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유대감을 높여가고 있다.(사진=순천시 제공)

     

    30명 남짓한 주민 대다수가 65세 이상 노인인 경남 의령군 대의면 평촌마을에는 독거노인들이 함께 모여 사는 생활공동체가 있다.

    외롭게 혼자서 생활하던 노인들이 의령군의 주선으로 가족처럼 지낸지도 벌써 3년째. 공동체 대표 최영분 할머니는 공동생활을 시작한 후 마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말한다.

    최 할머니는 "경로당에서 나오는 돈도 있지만 이집 저집 자녀들이 보내주는 용돈으로 함께 먹을 것을 사먹는다. 단풍놀이로 사방 군데 안간 곳이 없고 올해는 내장산으로 가려고 준비중이다. 우리 마을은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모두 8명이 모여 사는데 하루 두 끼를 함께 먹고 조를 짜서 2명씩 번갈아가며 잠을 잔다. 강정순 할머니는 "혼자 살 때는 끼니를 놓치거나 거르는 일이 많았지만 함께 먹다보니 따로 영향을 보충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의령군의 한 공무원은 출장 중 한 독거노인의 집을 방문했다가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얼음장 같이 찬 바닥에 이불을 겹겹이 싸고 생활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시작된 독거노인 생활공동체는 현재 총 56개소이며 351명의 독거노인들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평촌마을 주민들은 생활공동체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경로당에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눈다. 자주 왕래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혹 누가 보이지 않으면 전화로 찾다보니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고독사는 이 마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됐다.

    의령군 노인복지 담당 박말도 주무관은 "이 제도가 실시된 후 의령군에서 고독사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응급상황은 3~4번 있었는데 한 할아버지가 뇌출혈 증상을 보여서 주변 분들이 빠르게 119에 신고했고 병원에서 조기치료로 무사히 회복하셨다"고 말했다.

    의령군은 연간 약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1곳당 매달 30만 원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또 각종 재난에 대비한 종합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가스차단기와 화재감지기가 설치, 위급 상황 시 비상연락망 구축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독거노인들의 생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 상사면 비촌마을 9988쉼터도 독거노인 생활공동체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오래 살자'는 의미의 9988쉼터는 현재 순천에서 42개소가 운영되며 304명이 생활하고 있다. 대부분 경로당과 마을회관, 빈집 등을 개조해 활용하고 있다. 순천시는 오는 2018년까지 100곳으로 늘려 운영할 계획이다.

    순천시는 독거노인 생활공동체와 연계한 각종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순천시 제공)

     

    기본적인 운영방향은 경남 의령군과 비슷하지만, 각종 요가, 체조, 치매예방 교실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관내 각 봉사단체와 연계해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순천시 노인장애인과 홍용복 과장은 "어르신들 평균연령이 높기 때문에 식사하는데 도움이 필요하다"며 "장보기나 청소 등을 시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촌마을은 쉼터 입소 노인 5명과 일반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짝을 이뤄 식사와 청소를 책임진다. 자발적으로 당번을 정하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을 만큼 참여가 활발하다.

    그렇다면 어떤 노인들이 주로 독거노인 생활공동체를 이용하고 싶어 할까?

    전남발전연구원이 실시한 '독거노인 사회안전망으로서 주거공동체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전남 농촌지역 여성 독거노인의 67.4%가 생활공동체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자녀나 친척 등 가족보다는 이웃과의 왕래가 더 많았고, 이웃과 속사정이야기를 하거나 외출을 함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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