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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고 빠름'…졸속 극치로 일관된 '국정교과서'



교육

    '어설프고 빠름'…졸속 극치로 일관된 '국정교과서'

    물밑작업에도 '원로 초빙' 2명뿐…최몽룡 '제자들 만류' 돌연 불참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국정 도입이 확정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에서 교과서 편찬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 김정배 위원장이 교과서 개발 방향과 집필진 구성, 편찬 기준 및 개발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신영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사진=윤성호 기자)

     

    '어설프고 빠름'.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 이후 4일 오전 처음 열린 국사편찬위원회의 기자회견은 사전적 의미 그대로의 '졸속'을 보여줬다.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 들어선 김정배 위원장이 준비한 원고를 모두 읽어내려가자마자, 진행자는 "기자 질문은 다섯 개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들이 "그런 방식에 협의한 바 없다"며 강하게 반발, 가뜩이나 싸늘한 분위기는 한층 냉랭해졌다.

    당초 6~7명의 '학계 원로'가 배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브리핑룸엔 이화여대 인문과학부 신형식 명예교수만이 김 위원장의 오른편에 홀로 섰다.

    전날만 해도 참석하겠다고 밝혔던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최몽룡 명예교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위원회 박한남 기획협력실장은 "오늘 아침에 모시러 갔는데, 교수님을 걱정하는 분들이 참석을 만류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명예교수의 '불명예'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란 게 학계 전반의 분위기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정배 위원장은 "아마 제자들이 선생님을 좀더 보호해 드려야 겠다는 입장에서 '오늘만큼은 자리에 안 나가시는게 좋겠다' 이러한 얘기가 있었다"며 "최 명예교수는 집필에 참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변수'가 없다면 최 명예교수는 고고사를, 신 명예교수는 고대사를 대표 집필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다른 '대표 저자'는 누구냐는 질문에는 "두 분 외에 아직은"이라며 "섭외 공모절차가 오늘부터 들어가게 된다"고 얼버무렸다.

    정부와 위원회가 그동안 줄기차게 학계 원로 등을 상대로 물밑 작업을 벌여왔음에도 참여 의사를 밝힌 '초빙 원로'조차 두 명에 그쳤다는 얘기다.

    위원회가 이날부터 9일까지 엿새간 '학계 중진'과 현직 교사를 상대로 공모 절차에 들어갔지만, 역사학계와 교육계는 물론 다수의 타 전공자들까지 일체의 참여를 거부한 상황에서 집필진 구성이 쉽게 될 리는 만무하다.

    실무 책임자인 진재관 편사부장은 "중학교 교과서 21명, 고등학교 교과서 15명 등 36명 수준으로 집필진을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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