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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성진'을 질투한 '앙트르몽'으로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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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 '조성진'을 질투한 '앙트르몽'으로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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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쇼팽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 ((c)Bartek Sadowski_사진출처_2015 쇼팽 콩쿠르)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조성진의 채점표를 보면서 작가 ‘토마스 베른하르트’(Thomas Bernhard)의 소설 <몰락하는 자="">를 떠올렸다. 촉망받던 한 피아니스트가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를 만나면서 시기와 질투, 그리고 절망 속에서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

    심사위원 ‘필리프 앙트르몽’은 왜 ‘조성진’에게 최하인 1점을 줬을까? 17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2명은 만점인 10점을, 12명은 9점, 그리고 나머지 두 명이 8점과 6점을 부여했다. 이를 두고 쇼팽의 고향 폴란드는 물론 유럽과 전 세계, 한국에서도 이런저런 분석과 설로 화제다.

    가장 유력한 설은 앙트르몽이 조성진의 스승인 미셀 베로프와의 불편한 관계이기 때문이라는 것. 앙트르몽과 베로프는 같은 파리음악원 출신으로 경쟁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설은 조성진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쇼팽 해석이 자신의 해석과 달라 이에 대한 반감의 표시로 1점을 부여했다는 것.

    그러나 위의 두 설이 유력하다 해도 대다수 사람들은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는 분위기다. 왜 그럴까?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에 따르면 만약 앙트르몽이 조성진의 쇼팽 해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6점 내지 5점을 주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채점이라는 것이다.

    앙트르몽이 심사에서 조성진에 대한 일관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그는 본선 1차에서는 조성진에게 25점 만점에 24점을 주고 다음 라운드 진출에 ‘YES'를 부여했다. 그런데 2차에서는 갑자기 25점 만점에 14점을 주고 다음 라운드 진출에는 'NO'를, 3차에서는 18점에 다음 라운드 진출 'NO'를 부여했다. 1차 채점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에다 본선 라운드 ’YES'를 주었다가 그 후 2, 3차에서는 내리 최악의 점수를 부여한 것이다.

    이쯤해서 소설 <몰락하는 자="">를 떠올려보자. 소설 속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는 친구인 ‘베르트하이머’와 함께 피아노 연주를 공부하는 학생인데, 어느 날 ‘글렌 굴드’라는 천재가 나타나면서 자신들의 한계를 마주하게 된다. 재능과 자신감이 넘치는 천재 ‘굴드’의 옆에서 두 사람은 힘들어하다 못해 절망에 이른다. 소설 속의 한 대목을 보자.

    “베르트하이머와 나를 죽인 사람은 호로비츠가 아니라 글렌이었다. 난 생각했다. 베르트하이머와 내가 피아노 대가가 될 거라 철석같이 믿고 있었을 때 이미 글렌은 피아노 대가로 가는 우리의 길을 무너뜨리지 않았던가. 호로비츠 수업이 끝나고 몇 년 간은 우리가 대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지냈지만, 사실 글렌 굴드를 만난 순간 이미 그 가능성은 물거품이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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