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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의 사립외고 설립 일방 추진에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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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도초·중 전 구성원 반발…도교육청 "합의 없으면 결격사유"

    전남 여수 여도초등학교와 여도중학교 교직원들이 여수시의 일방적인 사립외고 설립 추진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최창민 기자)

     

    전남 여수시의 일방적인 사립외고 설립 강행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지역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여수 여도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경찰에 사립외고 설립 반대 집회를 신고한 데 이어 여도초등과 중학교 교직원들도 사립외고 설립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도중학교 김재택 교장과 초·중 교직원 100여 명은 13일 여수 여도학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력 없는 외고 설립을 위해 명문 학교를 폐교하는 것은 교육의 근간을 없애자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교직원들은 또 "여도초·중학교는 35년의 역사와 8,000여 동문, 1,400명의 재학생, 200여명 교직원의 혼과 열정으로 전국 명문학교로 발돋움했다"며 "여도 오케스트라는 세계 3대 어린이 오케스트라로 찬사를 받았고, 여도중학교는 학력 뿐만 아니라 창의 인성 부분에서도 전국 초중고 중 20개 학교에 선정되는 등 여수교육의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직원들은 "여수시가 주장한 사립외고 설립의 명분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 구시대적인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교육적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지자체의 정치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사립외고는 대학입시 경쟁력 향상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수시의 외고 설립에 따른 인구유출 억제 주장에 대해서는 "사립외고 설립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해 인구유출의 주범이 될 수 있다"며 "사립외고가 설립되면 여수지역은 특권층의 일류고와 일반고의 고교 서열이 형성돼, 중3 우수학생들이 오히려 현재보다 더 많이 여수를 떠나 인근 지역 고등학교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교직원들은 또 "여도초·중학교가 폐교되면 여수 국가산단 근로자들은 교육환경이 좋은 인근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기게 되고 학부모들은 외고 진학 준비로 사교육비가 폭등할 것"이라며 "시의 퇴행적인 행정과 사립외고 설립의 부당함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사립외고 철폐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도초·중학교 학부모회는 오는 21일 비상총회를 열어 여수시의 반교육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여수교육지원청교육장, 여수시장, 전남도교육감 등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여도초·중동문회도 전국 8천여 동문을 상대로 사립외고 설립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를 계획하는 등 사립외고 설립에 대한 반발 수위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여수시의 사립외고 추진과 관련해 전라남도 교육청은 여도중학교 등 해당 학교 관계자들과의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지난달 11일 도정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시장이 여도중학교를 강제로 폐교할 권한도 없고, 또 그렇게 해서 사립외고 설립 신청이 된다면 그것은 설립 자체가 안 될 것"이라며 "이해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이 진행된다면 그것은 결격사유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은 또 "여수시장이 한 두 차례 이야기를 하기에 지역주민들과 충분하게 논의하고 합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며 "사립외고를 지금 짓느냐 2년 후에 짓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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