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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밤마다 죽은 딸 휴대폰에서 '카톡 카톡'

    세월호 유족은 왜 자식을 잊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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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민 씨의 인터뷰로 재구성한 카카오톡 가상이미지

     

    우리말에 남편을 잃은 아내는 과부라 한다. 또 아내를 잃은 남편은 홀아비라 한다. 부모를 잃은 자식들에게도 고아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자녀를 잃은 부모를 일컫는 말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만큼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자식 잃은 슬픔을 단장이 끊어지는 것에 비유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세월호 유족들의 슬픔이 유독 가슴 여미는 것이 바로 자기 목숨보다 귀한 자식들을 한꺼번에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한자녀 가정의 경우는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하나 있던 자식마저 잃어 대가 끊긴 그들은 이제 자식에 대한 기억만을 가지고 살아가야하는 처지가 됐다.

    외동딸을 잃은 최장식(52)씨의 얘기를 들어보자.

    - "결혼해 3년 만에 아이를 봤습니다. 다니던 병원에서 2년 동안 안 생겨서 큰 병원 가서 했더니 포기하라고 하데요. 아이가 생길 확률이 0.01%라고. 그런데 생겼습니다.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 아이 하나만 보고 우리 두 식구는 열심히 살았습니다. 근데 결과가 이렇게 된 겁니다. 어제도 애 엄마하고 둘이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애가 떠오르니까. 저희는 지금 집에 들어가면 말을 하지 않습니다. 말이 없어졌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집사람은 거실로 나는 방으로 들어가면 끝입니다. 그리고 집사람이 밥 차려주면 밥이나 좀 먹고 맨날 술로만 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아플까요?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기다려 주는 애가 있잖습니까? 아빠 엄마를 불러줄 애가 있잖아요? 하지만 나는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어요."

    문제는 없어진 자식에 대한 그리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월호 유족 유영민(47)씨의 얘기도 들어보자.

    - "너무 아파가지고 어떤 때는 밤에 심장을 막 후벼 파는 것 같습니다. 그거 아시죠? 그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고 진해지는 거라는 것을… 시간이 흐를수록 더 보고 싶고 그리움은 더 진해 집디다. 기억은 희미해질지언정 그 보고픔은 더 진해지는 거예요. 이제 1년도 안됐는데 너무 힘듭니다."

    유 씨는 사고 이후 다른 유족들처럼 죽은 딸의 휴대폰을 새로 장만했다.

    - "아이의 핸드폰 번호를 못 죽였습니다. 애한테 가끔가다 카카오톡 이런데다 한 번 씩 편지를 씁니다. '잘 지내고 있지' 이렇게… 우리 애 핸드폰은 항상 충전기에 꽂힌 채 24시간 켜있습니다. 그러면 중학교 친구 애들이 딸 핸드폰에 카카오톡을 해 와요. 어쩔 때는 밤에 계속 딸 핸드폰이 울어요. 카톡, 카톡 그러면서… 보니까 우리 애 중학교 단짝인 애가 '보고싶다', '사랑한다'고 계속 쓰고 있더군요."

    유족들 대부분이 자식들에 대한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단원고 박예슬 양 아버지 박종범씨의 얘기다.

    - "우린 아직도 사망신고도 안했습니다. 못하겠더라고요. 앞으로도 안 할 겁니다. 언제까지 갈지는 몰라도. 뭔가 우리 가슴속에서 답답한 게 벗겨져야 하지 않겠어요? 그거는 국가에서 해줘야 하는 거잖아요? 답답한 걸 아직까지 안 가르쳐 주고 있으니까 우리는 버리지도 못하고 계속 갖고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주변사람들이 그럽니다. 이제는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뭘 보내줘요? 보내줄 마음에 준비가 한 개도 안 돼 있는데 어떻게 보내 주냐고요. 내가 보내준다고 가고 안 보내준다고 안가는 건 아니잖아요? 뭐 밝혀진 게 있어야지 보내든지 할 거 아닙니까?"

    생일 같은 기념일에 더욱 그리움이 커지는 이른바 '기념일 증후군'도 심각하다.

    다시 최장식씨의 말이다.

    - "명절, 생일, 조금 있으면 애가 간 날입니다. 말도 못하게 힘들어요. 아예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도 꿈도 안 꿔요. 친척이라고 해봤자 그 사람들도 괜히 저희 때문에 힘들어 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우리만 힘들면 됐지. 그래서 못 간다고 했죠. 이제 명절날은 저희는 안갑니다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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